직원 간 교류 적어 도서 지원 시작, 공모전 등 독려
자체 미니문고까지 열게 돼…보건계 독서문화 생기길

책을 매개로 공동체 의식을 형성할 수 있을까?

국내 의약품 유통 업체 ‘지오영(GEOYOUNG, 회장 조선혜)’에서 직원 교양 프로그램 일환으로 시작한 독서 지원 활동을 통해 개인 함양은 물론 직원 간 소통도 원활해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독서 지원 프로그램 ‘책과 나무’의 담당자인 마케팅사업부 노하영 사원은 단지 ‘책’을 읽었다는 이유로 전혀 다른 부서 직원과 대화를 나누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고 말한다.

4명당 한 권씩 매달 전국으로 도서 지원
지오영은 서울시 서대문구에 본사를 두고, 전국에 자회사를 두고 있다. 노하영 담당자는 “각각의 독립성을 가지고 있는 회사여서 직원 전체의 공통사가 많이 없었다”며 “책을 통해 공통된 주제로 대화를 하기 위해 독서 지원 프로그램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독서 지원 프로그램인 ‘책과 나무’는 2014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책과 나무는 지오영 웹진이 의사소통 매체가 되어 본사에 있는 선정위원회와 각 지방의 추천위원회가 공동으로 매달 한 권의 책을 선정, 각 지사, 물류 센터 등에 인원에 맞게 책을 보내는 식으로 진행된다. 책은 4명당 1권씩 부서 내 직원 비율에 따라 보내지며, 연말이 되면 1권을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회수해 본사가 위치해 있는 서대문구청, 서대문구 보건소 등에 기부한다.

▲ 본사 부서 내 배치된 이달의 도서

독후감·공모전 결과 게시하며 참여율 높여
단순히 책을 지원하는 것으로 ‘책과 나무’ 활동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프로그램의 또 다른 담장자인 박명숙 고문은 활동을 독려하기 위해 ‘독후감 제출’, ‘각종 공모전’ 등을 진행하고 있다. 독후감은 1년에 한 번 제출하며, 시, 수기 등 다양한 형식으로 수시로 공모전을 진행한다. 박 고문은 “책과 나무는 우리 부서에서 가장 많이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라며 “꽤 높은 공모전 상금, 다양한 홍보활동을 통해 참여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엘리베이터 벽면에 붙여져 있는 추천 도서 및 공모전 소개

▲ 화장실에 붙여져 있는 책 소개. 칸 마다 다른 설명이 적혀있다.

실제로 지오영은 엘리베이터와 화장실 등 건물 곳곳에 공모전, 그 달의 책에 대한 소개 등을 게시하고 있으며, 홍보 관리가 어려운 지방의 경우 같은 팜플렛을 각 지사에 보내고 있다.

독후감 제출이 적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박 고문은 “1년에 한 번 제출하는 독후감도 강제는 아니다. 의무가 되면 일이 되는 것”이라면서 “독후감을 제출하는 것과 책을 읽는 것은 전혀 다르다. 책을 지원하는 것 자체가 직원 복지를 넘어서는 행위”라고 프로그램의 의의를 밝혔다. 

“대화 없던 직원들, ‘책’으로 소통”
프로그램이 시작된 지 3년차에 접어들면서 교류가 적었던 직원들과도 대화를 나누게 됐다는 것이 노하영 담당자의 설명이다. 노 담당자는 “가끔 책이 늦게 배송될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책이 언제 오는지, 어떤 책인지 물어보는 사람이 생겨났다”며 “일반 사원들뿐만 아니라 청소하는 이모님들도 만족도가 커서 지원하는 도서 외에 직원들이 읽고 싶어 하는 책을 비치한 미니 문고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또 “심지어 바빠서 화장실에 책 소개글을 붙이지 못했을 때는 경비 아저씨도 오셔서 달라고 재촉한다”며 “뿐만 아니라 회사에는 영업사원이 많아 자주 보지 못하는 직원들이 많은데, ‘나 그래도 이번엔 책 읽었다’ 라고 말을 걸어주는 경우도 생겨났다”고 전했다.

▲ (좌부터)박명숙 고문, 노하영 담당자

박 고문은 “지사 직원이나 영업사원의 경우 외근이 많아 공동체성이 떨어지기 쉽다”며 “한 권의 책을 통해 지오영의 정체감, 직원 간의 소통이 이뤄지리라 믿고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는데 정말 그렇게 돼가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독서문화 보건계에도 자리 잡길”
박 고문은 ‘책과 나무’  활동을 통해 공동체 의식이 형성됨을 느끼고 있는 것뿐만 아니라, ‘독서’ 자체만으로도 스스로가 함양되고 있는 것을 느낀다고 전했다.

▲ 미니 문고

▲ 지오영 부산 지사 청십자 문고. 독서

열기가 높아 큰 문고를 배치해 두고 도서를

보관하고 있다.

박 고문은 “출퇴근 시 지하철을 보면 사람들이 모두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이건 결국 사람들은 무언가를 읽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책과 스마트폰이 주는 느낌은 다르다”며 “쿠키 식의 지식이나 정보를 얻은 것에 대해서는 만족하지 않지만 독서는 한 권 읽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만족한다”고 설명했다. 또 “독서를 통해 어쩔 수없이 받아들여지는 남의 삶, 그들에 대한 이해, 지식의 확장과 마음의 확장 등이 스스로 느껴져서 이제는 악착같이 책을 읽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함께 일하는 사람들 간의 정체성, 공동체성을 높일 수 있고 개인 함양도 이끌어 낼 수 있는 독서 문화가 여러 군데에서 생겨났으면 좋겠다”며 보건 전문가들의 독서 활동을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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