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 잦은 공무원들 누적된 피로와 두통 치료에 전념
최저 진료비·최상 서비스 내걸며 환자가 원하는 진료

“전 치료를 끝내면 ‘집에 가세요’라고 하지 않습니다. 상태가 좋아진 것을 확인하고 보내요. 설명이 길어져서 환자들이 많이 기다리셔야 해서 곤란할 때도 많지만요.”

점심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세종시 다사랑가정의학과의원 임철순 원장은 쉽게 병원 밖을 나서지 못한다. 수액을 맞고 있는 환자들과 치료가 끝난 환자들의 건강상태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사랑가정의학과의원은 블로그도, 페이스북도, 옥외광고도 하지 않는다. 오직 ‘입소문’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하는 임 원장은 환자들에게 필요한 가장 본질적인 부분을 자극한다. 바로 ‘서비스’다.

“마케팅이 뭐가 중요해요. 중요한 건 의료서비스죠”
세종시는 신도시의 특성상 병원 홍보가 제한적이다. 공동주택·상가 분양, 점포 홍보 등을 위한 불법 현수막·입간판 등이 증가해 시에서 도시 미관 훼손이나 주민들의 통행을 방해하는 것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옥외광고가 어려울 땐 SNS를 활용할 수밖에 없지만 임 원장은 블로그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를 일체 하지 않는다. 임 원장은 “플랜카드 이런 건 어떻게 보면 자기만족 같아요, 솔직히 저도 안보거든요”라면서 “시간이 걸리겠지만 의료서비스만으로도 입소문을 타고 홍보가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그렇다면 임 원장만의 경영 전략은 무엇일까?

저렴한 가격으로 환자 중심 진료 제공
세종시는 차가 없으면 다니기 힘들다. 병원을 갈 때는 물론이고 마트를 갈 때도 차가 필수적이다. 그래서 임 원장은 사람들이 ‘걸어서’ 방문하기 편하도록 아파트 단지가 둘러싸여 있는 상권에 다사랑가정의학과의원을 열었다.

임 원장은 충남대와 을지대 병원 교수 등을 역임하고 논산 등지에서 개원을 하다 지난해 8월 세종시로 건너왔다. 영유아 검진, 내과 등 모든 영역을 다루는 가정의학과 전문의지만 임 원장이 가장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두통’과 ‘수액’이다. 세종시로 건너온 이유도 두통으로 인해 ‘수액’을 필요로 하는 환자가 많기 때문이다. 임 원장은 “아픈 건 아니지만 아픈 사람들이 있어요. 젊은 사람들한테 많이 나타나는 증상인데, 이는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이지 뇌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에요”라며 “세종시에는 야근이 잦은 공무원들이 많고, 피로가 누적돼 두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요. 이를 복구해 주는 것이 수액입니다”라고 개원 배경을 설명했다.

임 원장이 가장 중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수액은 원가가 높다. 부담이 있지만 임 원장은 대량 구매를 통해 금액을 할인 받고, 환자들에게는 아낌없이 공급한다. 가격도 타 병원에 비해 최저로 제공한다.

임 원장은 진료 시간도 환자들을 위해 맞췄다. 개원 초기 진료 시간은 저녁 7시까지였지만 환자들의 퇴근시간을 맞추기 위해 8시로 늘렸다. 토요일은 4시까지 진료한다.

건강상태까지 확인해야 진료 끝
임 원장과 대화를 하다 보면 투박하지만 진실성 있는 의료인의 모습이 드러난다. 그가 환자를 대하는 모습을 보면 하얀 가운을 입지 않아도 의사임이 확인된다. 진료실, 접수실, 엘리베이터 앞까지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설명하는 임 원장의 모습은 그 누구보다도 ‘프로페셔널’ 하다.

임 원장은 “보통은 주사를 주고 ‘며칠 후에 다시 오세요’라고 말하고 끝인데, 그러면 환자가 불안해집니다. 적어도 증상이 얼마나 개선되었는지 확인해야 해요”라며 자신의 의료 철학을 전했다.

임 원장의 말에 따르면 설명이 길어져 기다리는 환자 수도 같이 길어지는 곤란한 상황도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임 원장은 “진료비도 진료비지만 환자가 납득을 해야 진료가 가능한 거죠. ‘여기가 아픈 이유는 이거고, 이렇게 하면 괜찮아 질겁니다’라는 설명을 제가 아니면 누가해요”라며 입장을 고수했다. 또 임 원장은 “오랫동안 존경해온 스승님이 한 분 계신데 환자를 진료할 때는 어떤 치료든 상태를 확인하고 보내야 한다고 배웠어요. 배웠다기보다는 세뇌되었다는 말이 적합하겠지요. 지금은 습관이 되었는데, 좋은 습관이죠”라고 덧붙였다.

임 원장은 “후배들도 이런 좋은 스승을 만났으면 좋겠어요. 또 배운 게 전부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우리에게)가장 중요한건 환자가 좋아지는 거니까요”라고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프로필>
임철순 대표원장
충남대학교 의과 대학, 대학원 졸업
충남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충남대학교 병원 외래 교수
을지대학교 병원 외래 교수
대한가정의학회 정회원
통증기능분석학회 정회원 및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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