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S, 경고-저항-소진 3단계 거쳐…지속되면 인체 이상 나타나
Stressor는 삶…충분한 에너지 공급 및 정신적·육체적 해소해야

약사와 철학 ① General Adaptation SyndromeⅠ


철학의 영어 명칭 ‘Philosophy’는 고대 희랍어 필레인(Φιλειν, 사랑하다)과 소피아(σοφ?α, 지혜)의 합성어로서, 직역하면 ‘지혜를 사랑한다’ 이다. 이는 소크라테스가 처음 사용한 말로, 그는 스스로 모든 것을 안다고 자처하는 소피스트에 대하여 자신은 지혜의 소유자가 아닌 무지자(無知者)로서 오직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말한 것이 ‘Philosophy’의 어원이 되었다.

앎, 즉 배움과 깨달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랑하는 것은 모든 학문의 출발점이라서 지식과 지혜를 사랑하는 삶의 태도로 철학을 정의한다면, 철학은 특정한 학문 일종이라기보다는 학문 일반에서 요구되는 기본 자세이면서 실천하는 방법이라고 해야 한다.
출처 : 위키피디아 철학

자연과학도 철학의 한 분야에서 시작하였다. 아이작 뉴턴(Issac Newton)의 유명한 저작인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Principia Naturalis Philosophiae Mathematicae, 일명 프린키피아 Principia)는 과학혁명을 일으킨 책의 하나로 여겨진다. 이 책에는 뉴턴의 운동법칙과 만유인력법칙을 기술하고 있다.

만유인력법칙하면 생각나는 것이 뉴턴의 사과나무 일화이다. 단순히 뉴턴은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만유인력법칙을 생각한 것이 아니고, 수많은 사고의 흐름으로 만들어졌다고 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사고의 흐름에 첫 번째는 ‘왜 why?’라는 질문에서 시작하고, 학문이나 과학은 그것에 대한 대답을 완성해가는 과정이다.

약학(pharmacy, pharmacology)은 약에 대한 학문이고 응용과학이다. 약은 생명에 투약을 하며, 생명반응의 이상(또는 질병)을 고치고자 한다. 약사는 약학 지식과 근거(evidence)를 바탕으로 환자에게 약을 투약한다. 투약된 약은 좋은 반응이나 이상반응이 나타나기도 하고, 때론 아무 효과가 없기도 한다.

생명이란 단순한 기계가 아니고 유기체이기 때문이다. 생명반응은 생명체가 있는 환경, 조건, 생각 등 여러 가지의 요인에 따라서 유기적으로 움직인다. 생명반응은 우연히 일어나지 않으며, 반드시 원인이 있고 필연으로 일어난다. 아직 우리가 모든 것을 알지 못하지만 현대의약은 조금씩 접근해 가고 있다.

약학은 단순히 기계적으로 약을 공부하는 학문이 아니고, 약사는 기계적으로 약을 투약하는 사람이 아니다. 약학은 현재까지 밝혀진 생리학, 생화학, 약물학 등을 바탕으로 생명의 신비에 대한 지혜를 추구하는 학문이자 철학이며, 약사는 약학을 바탕으로 생명의 신비에 대해서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을 찾고자 노력하는 전문가이자 철학자이다.

그 첫 번째 질문으로 우리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인 ‘신경성, 스트레스’라는 단어를 살펴보고자 한다.

1) 스트레스
스트레스(stress)의 어원은 라틴어 strictus 혹은 stringere로 strictus는 ‘팽팽한’ 혹은 ‘좁은’이라는 의미를 지녔으며 stringere는 ‘팽팽하다’는 의미이다. 14세기에 스트레스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당시는 고뇌, 억압, 곤란이나 역경 등을 의미하는 말로 사용이 되었다.

17세기에 이르러 물리학에서 “어느 고형물체가 외부의 힘에 압도되어 물체표면의 연속성을 잃게 된 상태”라는 의미로 쓰였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스트레스라는 말은 한스 셀리에(Hans selye, 내분비학자, 교수, 이하 셀리에)가 스트레스를 의학에 적용시키면서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널리 사용되었다.

20세기 셀리에는 옆 실험실의 생화학자가 동물의 난소에서 어떤 물질을 분리했는데, 셀리에는 그 물질의 역할을 규명해보고자 했다. 셀리에는 그 물질이 새로운 호르몬이라는 가설을 새우고 쥐에게 주사하여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쥐들의 부신이 커지고 면역 조직은 위축된 데다 위에는 궤양이 생겼던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여성 호르몬이라고 생각한 셀리에는 대조군(식염수)과의 비교를 통해서 본격적인 실험에 들어갔다. 그런데 대조군도 비슷한 증상을 보였다.

결국 셀리에는 쥐에서 나타난 변화가 난소 추출물과 관련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두 집단이 공통으로 경험한 ‘뭔가’를 찾기 시작했다.

셀리에는 쥐를 다루는 게 서툴렀고, 쥐에게 주사를 할 때마다 쥐들은 불쾌한 경험을 하였다. 셀리에는 실험 과정에서 쥐들이 받은 불쾌한 경험이 위와 같은 신체 변화(부신, 면역, 위궤양)가 나타났다고 가정하고 실험에 들어갔다.

한겨울에 쥐들을 연구소 건물 지붕 위에 올려놓기도 하고 못 견디게 더운 보일러실에 두기도 했다. 또 일부러 상처를 낸 뒤 치료하기도 했다. 그의 예상대로 이렇게 시달린 쥐들 역시 비슷한 신체 변화를 보였다.

1936년 셀리에는 자신의 발견을 과학저널 ‘네이처’에 ‘A Syndrome Produced by Diverse Nocuous Agents(다양한 유해 자극으로 생긴 증후군)’라는 논문을 발표한다.

이 논문은 처음으로 General Adaptation Syndrome에 대해서 논의 하였고, 1950년에 ‘The Physiology and Pathology of exposure to STRESS’라는 논문(General adaptation syndrome과 Disease of adaptation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하는 논문)을 발표한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스트레스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실리에는 스트레스 정의를 처음 내릴 때 “인체에서 일어나는 비특이적 신경호르몬반응이다”라고 했는데 후에, 신경호르몬계 뿐만 아니라 모든 인체의 장기시스템(예, 심혈관계, 호흡기계, 비뇨기계 등)을 포함시켰다. 또, stressor는 “스트레스 반응을 일으키는 factor/agent”라고 정의한다. Stressor는 물리적(예 추위, 더위), 화학적(예 formalin, ether), 정신적이 될 수 있다.

2) General Adaptation Syndrome(GAS, 일반적응증후군)
실리에는 ‘General Adaptation Syndrome’을 명명하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General(일반)’은 agents(자극, 물질, 외부요인 등)에 의해서 신체의 많은 부분에 일반적 영향을 끼친다는 의미이고, ‘Adaptation(적응)’은 인체의 저항이 촉진된다는 뜻이며, ‘Syndrome(증후군)’은 개별 증상이 서로 협조되고 부분적으로 의존하기 때문이다.

General adaptation syndrome은 아래와 같은 3가지 단계를 가지고 있다.

Stage 1 : Alarm-reaction
물리적 스트레스나 강한 감정 상태에 교감신경계가 반응하는 단계이다.

인체의 비상사태에 대처하여 신체의 능력을 증가시키는 자동적이고 순간적인 반응으로, 체력과 정신활동을 증가시킨다. 뇌하수체에서 ACTH(adrenocorticotropic hormone)의 분비가 증가하고, 부신수질(adrenal medulla)에서 epinephrine을 분비한다.

신체적 변화는 혈압상승, 호흡증가(산소공급의 증가), 혈당증가(추가적 에너지를 위해서), 혈액응고가 용이하고, 근육 활동에 필요한 혈액의 흐름이 증가되고, 활동에 필요 없는 기관(소화기계 등)은 혈액 공급이 줄어든다.

또, 림프조직(lymphoid tissue)은 adrenal hormone에 의해서 위축된다. 이 단계를 교감신경 스트레스 반응(sympathetic stress response) 또는 싸움 또는 도주반응(fight or flight response)이라고도 한다.

Stage 2 : Resistance stage
이 단계는 지속적인 스트레스 요인(stressor)으로 인해서 glucocorticoid가 증가하는 단계이다.

지방분해, 이화반응(catabolism)이 증가하고, 동화반응(anabolism)이 억제되어, 혈중에는 포도당, 지방, 아미노산 및 단백질의 농도가 높아진다. Glucocorticoid의 증가는 lymphocytopenia(림프구감소증), eosinophenia(호산구감소증), neutrophilia(호중구증가증), polycythemia(적혈구증가증)의 원인이 된다.

고용량의 cortisol은 mineralcorticoid(aldosterone)의 작용을 하며, hyperaldosteronism(근육 무력감, 팔 다리의 저림이나 이상감각, 다뇨, 야뇨증, 두통, 고혈압, 저칼륨혈증, 대사성 알칼리증)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스트레스 요인이 지속되면 인체는 긴장이나 환경에 적응하려고 하지만, 인체는 적응에 필요한 자원을 무한정 공급할 수는 없다.

Stage 3 : Stage of exhaustion
스트레스에 대한 신체의 저항이 점차 감소되거나 빠르게 줄어드는 것이다. 인체의 한정된 자원은 결국 고갈되고, 정상기능을 유지할 수 없다. 초기 교감신경(epinephrine 효과)증상 발한, 심박수 증가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이 단계가 오랜 시간 지속이 되면 면역계의 이상, 신체 기능의 손상으로 기능부전이 나타난다.

General adaptation syndrome은 스트레스 요인에 의한 인체 반응으로 인체에 저장된 에너지가 고갈이 되고, 에너지 고갈로 신체의 기능 손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인체는 스트레스 요인에 대항하여 SAM pathway(sympathetic adrenal medullary pathway)와 HPA axis(hypothalamic pituitary adrenal axis)를 통해 인체의 대사를 변화시킨다.

인체가 스트레스 요인에 적응하지 못하게 되면 SAM pathway와 HPA axis는 과부하(overload)가 일어나고, 과부하로 인한 인체의 변화와 장기의 기능 부전이 general adaptation syndrome이 되는 것이다.

3) 스트레스 요인(stressor)
스트레스 요인(stressor)은 화학적, 생물학적 작용제, 환경, 외부자극이나 사건 등이 있으며, 스트레스 요인은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다.

 환경적 요인 : 온도가 높거나 낮음, 높은 소음, 밝거나 자극적인 조명 등
 생활적 요인 : 교통체증, 휴대폰 분실, 과도한 신체 활동 등
 생활의 요인 : 이혼, 사별, 경제적 변화 등
 업무상 요인 : 승진, 야근, 과도한 업무, 반복 작업 등
 화학적 요인 : 담배, 술, 매연, 약물 등 
 사회적 요인 : 사회와 가족의 요구 등

이러한 스트레스 요인은 SAM pathway와 HPA axis를 흥분시켜서 인체의 스트레스 반응(stress response)을 나타나게 한다. 그런데 스트레스 요인은 개인에 따라 다른 스트레스 반응이 나타나고, 위에 적은 스트레스 요인(물론 이것 외에도 많은 것이 작용할 것이다)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인체의 스트레스 반응으로 고생하는 경우도 있다.

4) 스트레스 반응의 해소
SAM pathway와 HPA axis의 반응(스트레스 반응)이 지속적으로 흥분되면 인체의 이상이 나타난다. 스트레스 반응을 해소하는 방법은 단순하다. Stressor에 적응을 하거나 회피하면 된다. 문제는 stressor에 적응을 할 방법도, 회피할 방법도 없을 때이다. 또, stressor가 무엇인지 모를 때도 있다.

① 적응
적응이란 새로운 환경과 조화를 이룬다는 것이다. 적응을 하려면 육체적, 정신적으로 환경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그리고 적응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 SAM pathway와 HPA axis는 인체의 에너지를 소모하고, 감염성 질환에 취약하게 된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 학생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하면서 살아간다. 특히 처음으로 학교를 가는 초등학교 1학년들은 유치원과 다른 환경에 적응을 하기 위해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육체는 피로하고, 정신적으로 많은 불안을 안으며 적응해간다. 보통 처음 학교에 들어가고 4월쯤에는 감기에 걸려 학교에 못가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적응을 하게 되면 아무 문제없이 학교를 다니게 된다.

② 회피
Stressor를 회피하는 방법은 인체에 무리가 적게 가는 방법이다. 그런데 단순히 stressor를 회피한다고 스트레스 반응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인체는 stressor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든 상상 속에 또는 기억 속에 있는 것이든 똑같이 반응을 하기 때문이다. Stressor의 회피는 단순한 육체적 회피와 함께 정신적 회피가 함께 이루어져야 진정한 회피가 된다.

불행히도 인간의 인지 능력은 안 좋은 기억 즉, stressor로 작용하는 기억을 너무나 오랜 시간 기억을 한다. 그래서 인간은 안 좋은 기억을 없애기 위해서 상담을 하기도 하고, 대리만족을 통한 자기 위안을 하기도 한다.

③ Stressor
Stressor의 종류는 위에 간단히 적었다. 하지만 stressor의 종류는 너무도 다양하고 개인에 따라 stressor는 다르게 작용한다. 어떤 사람은 이종격투기를 좋아한다. 다른 사람은 이종격투기를 보지도 못한다. 벌레를 끔찍이 무서워하는 사람도 있고, 뱀을 애완동물 만지듯이 다루는 사람도 있다. 내일 카드대금 결제로 고민하는 사람이 있으며, 어떤 이는 돈은 많이 버는데 일이 힘들어 하는 사람도 있다.

Stressor를 크고 단순하게 생각해 보자.

생로병사(生老病死), 불교 용어로 인간이면 누구나 받는 4가지 고통을 말한다. 늙고, 아프고, 죽는 것에 대한 고통은 이해를 하겠는데 생(生), 태어나고 살아간다는 것이 고통이라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아이가 태어났다. 태어나 첫 호흡을 하면 아이는 응애 하면서 운다. 울음이란 호흡에 대한 적응과정이고 시간이 지나면 울음을 그치고 엄마 젖을 빤다. 아이가 모유를 먹는 것은 호흡에 적응을 하고나서, 사용한 에너지를 모유를 통해서 공급받는 것이다. 또, 성장하면서 좀 더 큰 환경에 적응을 하게 되고, 적응에 소모된 에너지는 음식을 통해서 공급한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환경에 적응하며 살고 있고, 적응으로 소모한 에너지를 음식으로 공급 받으며 생존한다. 적응에 대한 고통을 불교에서는 生이라는 고통으로 말한 것이고, 삶이란 적응과 음식섭취의 연속이다. 즉, stressor란 삶을 말하는 것이다. 

5) 생각의 흐름
한스 셀리에가 제안한 general adaptation syndrome 및 스트레스 이론이 어느 날 갑자기 생긴 이론이 아니다. 프랑스의 생리학자인 Claude Bernard는 인체는 복잡한 조절 기전을 갖고 있으며, 그 조성은 아주 제한된 범위에서 조절된다는 개념을 처음(1865년)으로 밝혔고, 후에 미국의 생리학자인 Walter Bradford Cannon이 Bernard의 개념을 “Homeostasis(항상성)”이라고 명명하였다. 그리고 그는 “fight or flight response”라는 개념으로 스트레스 이론의 토대를 만들었다.

우리는 general adaptation syndrome이라는 개념보다 만성피로증후군(chronic fatigue syndrome)이나 부신피로증후군(adrenal fatigue syndrome)이라는 개념으로 더 많이 알고 있다. 아무튼 general adaptation syndrome은 인체에 저장된 에너지가 소모되는 질환이다. 반대로, 인체에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한다면 general adaptation syndrome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다음 장에는 SAM pathway와 HPA axis에 의해서 나타나는 인체의 이상을 살펴보겠다.


참고문헌
1936년 한스 셀리에 박사의 스트레스 현상 발견, 동아사이언스, 2015년 6월 12일
질환별영양치료 전문과정, 팜클래스 강의, 곽재욱약사
위키피디아 검색 ; stress, stressor, 철학, 아이작 뉴턴
The physiology and pathology of exposur to stress, Hans selye
자연요법 원리와 영양치료 처방집, 언두출판사, 곽재욱 민경회 공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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