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기능 좋지 않은 환자 알레르기 증상에 사용
체력이 너무 약한 사람에게 처방할 때 주의해야

김연흥 ▲2003년 대구 가톨릭대 제약학과 졸업 ▲現 안산시약사회 건식위원장 ▲現 안산시약사회 스터디그룹‘주경야독’회장 ▲現 안산시 원곡동 백제약국 대표약사 ▲2011년 경기도 약사회장상 수상

약국에서 꾸준히 잘 나가는 제품을 꼽자면 알레르기 비염약도 한 축을 담당할 것 같습니다. 제품으로는 알레르기 약이 단일제와 복합제의 형태로나오고 있고, 한방제품으로 소청룡탕과 갈근탕천궁신이가 쉽게 판매할 수 있는 형태로 생산돼서 나오고 있으며 코에 뿌리는 제품과 코를 세척하는 제품까지 여러 형태의 제품들이 존재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형태의 약들이 존재하는 이유는알레르기 비염이 고치기 어려운 병이기도 하고 확실하게 효과가 있는 제품이 마땅히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필자는 알레르기 비염을 가진 환자들에게 소청룡탕을 자주 사용하고 있는데, 그 개념을 이해하

고 잘 사용하면(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면 환자의 알레르기 체질을 개선하는데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아주 놀라운 효과를 볼 수 있는 약이기도 하기에 이번 화에서는 소청룡탕을 한 번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소청룡탕 이해에 도움을 주고자 최근에 접한 환자 사례를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① 20대 초반의 A씨. 비염이 너무나 심하고, 장기능 역시 나빠서 화장실을 너무 자주 간다고 합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데, 과민성 장과 비염 때문에 공부를 하루에 4시간 이상 지속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비염이 심해서 알레르기 약을 처방받아서 약을 복용하면, 알레르기 증상은 가라앉지만 그로 인해 졸음이 와서 공부하는데 방해를 받고, 만성적 장기능 저하로 인해 체력도 많이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② 평소에도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있는 B씨는 맥주를 마시고 자면 다음날 증상이 더 악화된다고 합니다. 맥주뿐 만 아니라 찬 음료수를 많이 마시고 속이 더부룩할 때 비염 증상이 더욱 심해집니다. 혹 찬 음식이 비염의 원인이 아닌지 궁금하다고 합니다.

③ 50대인 C씨. 병원 약을 복용하는데 기침이 떨어지질 않는다고 합니다. 낮에는 그래도 덜한데 누우면 기침이 심해져서 잠을 깊이 잘 수 없다고 합니다.맑은 가래가 수반된 기침을 합니다.

위에 소개한 환자들에게 약을 쓸 때는 기본적으로 소청룡탕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환자에게 제대로 된 약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소청룡탕은 마황, 백작약, 오미자, 반하, 세신, 건강, 계지, 감초로 구성된 알레르기 비염에 사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처방입니다.

傷寒, 表不解, 心下有水氣, 乾嘔發熱而咳, 或渴, 或利, 或, 小便不利, 少腹滿, 或喘者, 小靑龍湯主之.

상한으로 표가 풀리지 않았고, 심하유수기가 있는데 건구역이 나고 열이 나고 기침이 나며 혹 갈증이 나고 설사 혹소변이 잘 나오지 않으며 아랫배가 부르며 숨이 차면 소청룡탕을 씁니다.

소청룡탕을 생각하면 우선 생각나는 본초는 마황일 것 같습니다. 양약에서도 코감기 약에는 대부분 에페드린이 들어있고, 같은 의미로 마황이 들어있다고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여기에 작약

계지 감초는 근육통(태양병)을 없애기 위해 쓰였다고 볼 수 있고, 오미자 세신 건강은 콧물 코막힘 재채기에 많이 쓸 수 있는 약입니다. 그런데 처방에 포함된 반하는 어떤 의미로 쓰인 걸까요?

평균적으로 사람은 하루 10리터의 소화액을 분비한다고 합니다. 영양분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소

화액에 녹은 상태여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섭취한 음식의 영양소를 최대한 잘 흡수하기 위해서 꽤나 많은 양의 소화액 분비하고 또 그 소화액의 대부분이 위장관이 재흡수 함으로써 수분의 불필요한 손실을 막으면서 영양을 효율적으로 섭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위기능이 약하고 대사기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소화액의 재흡수가 잘 되지 않아서 장액이 장관 내지는 장간에 넘치게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장에서는 ‘꾸룩꾸룩’하는 소리가 심하게 날 수도 있고 심하유수기가 오기도 합니다.

이런 증상을 개선시키기 위해서 사용하는 본초가 반하입니다. 설사와 소화장애에 자주 쓰이

는 반하는 장액을 말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반하는 담음을 제거해 줍니다.

그렇다면 담음에 대해서도 잠깐 알아봐야겠지요?

담음이란 위장관의 기능이 좋지 못하여 음식으로 섭취된 수분이 제대로 흡수되지 않거나 제대로배출되지 못해 몸에 비정상적으로 쌓인 상태를 말하는데 그 위치에 따라 일음, 지음, 현음, 담음(협의)로 구분합니다.

① 담음 : 위장관내에 담음이 정체된 상태로 꾸룩꾸룩하는 소리가 나기도 하고 어지럽기도 하고 가슴이 답답하기도 하며 메스껍기도 한 상태를 말합니다.

② 지음: 흉격에(기관지 폐)에 담음이 정체되어 나타나는 상태를 말하며, 폐에 수분정체가 심해지면 심한가래와 기침 등이 생기게 됩니다(소청룡탕에서 말하는 담음은 지음인 경우가 많습니다).

③ 현음 : 협하에 담음이 쌓인 상태를 말합니다. 수음(水飮)이 옆구리에 머물러 옆구리가 그득하고 부어오르며 기침할 때나 가래를 뱉을 때 옆구리 아픔이 심해지며 몸을 돌릴 때나 숨을 쉴 때 켕기면서 아픈 증상입니다. 물이 흘러내려 가다가 옆구리 아래에 정체하여 기침하거나 침을 뱉을 때 당기면서 아픈 병증.

④ 일음 : 사지에 담음이 정체된 상태를 말합니다. 일음이 생기면 피부나 피하조직에 부종이 생기고 몸을 무겁게 만들고 아프게도 만듭니다.

또한 소청룡탕을 이해하기 위해선 림프구와 과립구에 대해 이해하면 좋습니다.

알레르기비염 혹은 비염시 콧물은 주로 부교감신경(콜린성) 자극에 의하며, 항콜린제를 사용하면 비염과 콧물을 개선시키는데 효과적입니다. 알레르기나 감기 때문에 발생하는 콧물은 림프구가 바이러스와 싸우기 때문에 림프액의 분비를 촉진시키기 위해 부교감신경을 항진시키게 됩니다. 림프구가 왕성하게 분비되는 이 단계를 풍한감모(폐한증)라고 말하고 우리는 이때 소청룡탕을 사용하게 됩니다. 물론 감기의 단계가 진행돼서 세균이 몸에 침범하게 되면 부교감신경이 아닌 교감신경이 항진되게 됨으로써 과립구가 분비되는데 이때를 풍열감모라고 말하고 염증성인 누렇고 찐득거리는 콧물이 나게 됩니다. 이때는 형개연교탕과 같은 약을 쓰게 됩니다.

결국 소청룡탕은 환자가 평소에 장기능이 좋지 않거나 찬 음식 등을 즐겨서 담음이 몸에 많이 적체돼 있는데 감기가 걸리거나 알레르기 증상이 와서 맑은 코를 흘리거나 묽은 가래가 섞인 기침을 하는 경우에 사용하면 좋은 약인 것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소청룡탕은 마황탕의 변형방 이라고도 볼 수 있는

태양병 방제이기 때문에 체력이 너무 약한 사람에게 주는 것은 주의하셔야 합니다. 오한 발열 신체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맑은 콧물과 가래 끓는 기침을 할 때 소청룡탕을 따뜻하게 복용하고 땀을 내면 더욱 효과가 있지만 너무 오랜 기간 복용하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간혹 체질 개선을 하겠다며 장기간 복용하려는 환자가 있는데 주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①번 예를 든 환자에게는 소청룡탕을 주진 않았습니다. 체력이 너무 떨어져 있어서 소청룡탕을

쓰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체력을 보충해 줄 수 있는 제품과 반하사심탕을 권해줬습니다. 반하사심탕을 투여했을 뿐인데 비염증상이 호전되었고 컨디션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소청룡탕을 쓰진 않았지만 소청룡탕의 담음 개념을 이용해서 환자에게 도움을 준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비염이 잘 오지 않는 몸의 상태로 만들어 줌으로써 비염을 호전시켜 준 경우라고 판단합니다.

②번의 경우는 체력은 좋으나 잦은 음주로 인해 비염이 생긴 상태였기 때문에 술을 줄이게 하고, 소청룡탕만 며칠 준 것 만으로도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환자에겐 담음의 개념을 소개해주고 찬 음료도 너무 자주 마시지 말 것을 당부했습니다.

③번은 전형적인 심하유수기(지음증상)을 보인 환자였기 때문에 병원 처방에 소청룡탕을 보충해

줬더니 쉽게 증상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앉아 있으면 기침이 덜한데 누우면 더 심한 기침이 나는 증상도 심하유수기입니다. 음식을 먹을 때 콧물이 많이 나는 증상도 일종의 심하유수기라고 볼 수 있구요. 증상을 확인할 때 심하유수기가 있는지를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에 의하면 소청룡탕증의 환자를 정확하게 치료해 주기 위해선 음식의 조절

과 장기능의 개선, 적당한 운동을 통한 수분의 배출이 매우 중요해 보입니다.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소청룡탕을 사용한다면, 고질병이라고 말할 수 있는 비염을 극복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진 않습니다.

한방을 잘 해야 하는 이유는 한방의 특이성 때문이 아니라 한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또 하나의 관점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젊은 약사님들이 자신감을 갖고 소청룡탕을 잘 활용하시게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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