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색 갖추기 위해 제품별 카테고리 만들어야
약국 인수 시 고객이 부담 없이 인식하도록 주의


 

 

 

 

부산시 사하구 오거리약국 황은경 약사

 

1. 약국에서 취급 가능한 품목
약국에서 취급 가능한 품목에는 제한이 없다. 약이 아닌 그 어떤 품목이라도 약사의 신뢰와 권위가 있어 팔 수 있다. 또한 약국에서 파는 모든 물건의 책임은 약사에게 있다. 이런 무한 책임주의를 맘속에 담고 있어야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이마트나 홈플러스처럼 큰 매장이어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 약국은 환자의 건강을 주고받는 곳이기 때문이다. 단돈 1000원하는 아이들 영양제도 문제가 있다면‘회사에 얘기해볼게요’가 아니라 과감히 교환을 해준다.
실제 약국에서 자주 클레임이 걸리는 부분은 비싼 금액의 영양제가 아니라 캔디류의 아이들 영양제, 킬라류, 밴드류, 모기향류 등 아주 사소한 부분이다. 만일 내가 열심히 설명을 해서 팔았던 영양제라도 고객이 만족스러워하지 않으면 끝까지 먹으라고 우기는 게 약사의 자존심이 아니다. 차라리 한발 물러서서 우선 고객이 원하는 대로 해서 고객의 성향을 파악하고 다음 구매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 것이 낫다.
또한 ‘이 약국에는 없는 게 없어’, 혹은 ‘아, 이 제품이 약국에서 사는 거였구나’ 라는 말을 주위 고객이 할 수 있도록 꼼꼼하게 제품을 구성한다.


드럭스토어형 약국은 덩치가 크고 가격만 싼 게 아니라 다양한 물건을 한꺼번에 구매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 한 지역에 드럭스토어형 약국이 들어오게 되면 주위 약국뿐 아니라 편의점, 서점, 소형 슈퍼마켓 등이 모두 망한다고 한다. 이마트나 홈플러스를 가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한 가지 품목이 싸다는 이유로 차를 몰고 대형마트를 가지는 않을 것이다. 한 곳에서 다양한 물건을 한꺼번에 사올 수 있고(one stop shopping) 기왕이면 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는 것이다. 그러나 가끔 ‘아! 우리 동네 슈퍼도 싼 게 있네?’ 하는 마음과 ‘그 가격 차이가 얼마라고 이걸 사러 마트까지 갈 필요가 있나?’하는 마음이 들 때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나의 약국에 대해 소비자들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면 된다.
나의 약국이 비록 전체적인 가격 경쟁력은 시내 대형약국에 뒤지겠지만 제품 구색은 더 소비자 친화적으로 갖출 수 있고 제품 가격도 한두 가지는 경쟁력 있게 책정해 놓는다.
중요한 것은 구색을 내가 팔고 싶은 제품이 아니라 소비자가 찾을 만한 제품으로 소량다품종으로 제품을 구성한다. 그러려면 부지런히 홈쇼핑에서 판매를 하는 제품이나 TV건강프로그램에서 논의되는 제품들까지도 관심을 기울이고 제품 사입을 해놓아야 한다.

① 어떤 구색을 갖출 것인가?
약국 매출 품목의 구성을 소비자의 취향에 맞추어 다양하게 바꾸어야 약국의 매출은 성장을 향해 움직인다.
그리고 빠짐없이 구색을 갖추기 위해서는 카테고리를 이용해서 제품 라인업을 잡는다.
카테고리는 쉽게 생각하면 약국에서 팔 수 있는 전 제품을 제목별로 나누어 놓을 것이다.
마트에 가면 정육부 신선식품 과일 즉석식품 이런 식으로 라인을 나누어 놓은 것과 같은 것이다.


기존에 있는 약국이라면 어느 정도의 구색을 그 약국 나름으로 기준을 정해서 제품들을 사입해 놓았을 것이다. 그런 부분에 기존약국에 대한 권리금이 부여가 되는 것이다.
권리금은 또한 기존 약국을 이용하는 단골들에게도 부여가 될 것이다.
새로 개업을 하는 경우의 수를  몇 가지 관점에서 나누어볼 수 있다. 기존에 있는 약국을 인수하는 경우와 신축건물에 개업을 한 경우가 있을 것이고 또 하나는 일반의약품을 다루어본 경험이 있는 약사와 병원근무 혹은 졸업 후 바로 약국을 개업하여 일반의약품을 거의 다루어보지 않은 두 가지 경우로 나눌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를 추가하자면 상권이 노인 상권인지 젊은 상권인지도 추가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총 8가지 경우의 수가 생긴다.
-기존약국을 인수하는 일반의약품 취급 경험이 있는 약사, 젊은 상권
-기존약국을 인수하는 일반의약품 취급 경험이 있는 약사, 노인 상권
-기존약국을 인수하는 병원약사 혹은 신규약사, 젊은 상권
-기존약국을 인수하는 병원약사 혹은 신규약사, 노인상권
-개업약국을 하는 일반의약품 취급 경험이 있는 약국, 젊은 상권
-개업약국을 하는 일반의약품 취급 경험이 있는 약국, 노인상권
-개업약국을 하는 병원약사 혹은 신규약사, 젊은 상권
-개업약국을 하는 병원약사 혹은 신규약사, 노인상권

 

② 카테고리를 어떻게 짤 것인가?


위의 표는 하나의 예시로 전 품목이 망라된 것은 아니므로 좀 더 추가하기를 바란다.
제품을 고를 때 제품을 하나하나 고르게 되면 큰 틀을 보지 못한다.
큰 카테고리를 정하고 카테고리마다 광고를 하는 대표품목제품, 거기에 따른 약국 역매품 이렇게 두세 가지를 정해놓아야 환자응대가 쉬워진다.
고객들은 신규 약국이 들어서면 새 약국에 대한 호기심 반, 그리고 본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신규약사를 살짝 흔들어보려는 묘한 심리를 같이 가지고 있다.
고객: ○○ 주세요.
약사: 그건 없구요. 똑같은 다른 회사의 ◎◎를 드릴게요.
고객: 다른 약국에서는 ○○가 제일 좋다고 했어요. 그것도 없나?
이러한 반응을 보이기 쉽다.

 

③ 기존약국을 인수하는 일반의약품을 취급해본 약사님의 경우

ⅰ) 노인상권인 경우

기존약국을 인수할 때 분위기를 바꾼다고 한꺼번에 모든 것을 전부 바꾸지 않는다.

a. 인테리어
기존 실내 인테리어의 불편한 점을 바꾸고 간판 교체 정도로 분위기만 바꾸도록 한다.
간판도 바뀐 듯 안 바뀐 듯 색상을 동일하게 하면서 상호를 달리하던지 상호를 유지하면 색상을 바꾸던지 서체를 바꾸는 방법도 있다. 상호를 달리할 때는 기존 약국상호를 같이 쓰는 것도 한 방법이다. 처방약 봉투나 전화 안내 멘트에도 그렇게 넣을 수 있다.


실내 인테리어는 카운터 테이블을 과감히 잘라 동선을 줄이고 의약외품은 손이 쉽게 닿는 셀프 매대에 진열하도록 한다. 셀프 매대 수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약사가 카운터 테이블에서 셀프 매대로 쉽게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 어르신들이 셀프 매대에서 의약외품을 제대로 골라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초기에는 가서 일일이 골라주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잘 보이는 곳에 따로 설치하는 것이 약사의 일을 줄이는 한 가지 방법이 된다.


일반의약품 셀프 매대는 카운터위에 설치하는 방법도 있다.
셀프 매대로 구성하면 좋은 품목은 염색약, 틀니용품, 위생용품, 파스용품, 혈당계 및 간단한 일반의약품 등이다.

 

염색약 매대 사진을 비교해보자. 예전의 사진은 잔뜩 염색약을 쌓아둔 사진이고 최근의 사진은 조금씩 종류별로 분류 진열해놓은 사진이다. 귀찮기는 하지만 조금씩 종류별로 진열하는 게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도 도움이 된다.

b. 직원 인수
약국 직원은 인수 당시 계약을 통해 한두 달 인수인계 동안 근무하는 정도로 계약을 하는 것이 좋다. 기존 직원을 이용하면 일은 수월할 수 있으나 기존 관행대로 유지하려는 습관 때문에 약사를 힘들게 할 수 있다. 기존 직원과 같이 일하는 동안 고객의 특성을 가능한 파악해서 컴퓨터에 기록을 해놓는다.
또 한 가지 방법은 인수할 약국에서 기존 약국장 이하 약국 직원과 한 달 정도 같이 근무를 하면서 인수인계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되면 고객들도 큰 부담 없이 약국이 바뀌는 것을 인식하게 되고 새로운 약사에 대한 호감을 높여갈 수 있다. 물론 직원을 인수인계 할 필요도 없다.

 

c. 직원 구인
약국에서 새로운 직원을 뽑을 때 약국 일을 전혀 모르는 신규 직원을 뽑는 방법과 경력자를 뽑는 두 가지의 경우의 수가 있다.
일반의약품을 취급해본 경험이 있는 약사님이라면 어느 정도는 약국의 흐름을 파악하고 있으므로 신규직원을 뽑아서 나의 색깔대로의 약국을 운영할 수 있다. 경력이 있는 직원은 일은 수월하게 하지만 기존에 근무했던 다른 약국을 들먹이면서 약국장을 힘들게 할 수도 있다. 약국장이 약국업무를 잘 파악하고 있다면 굳이 경력직원을 뽑지 않아도 된다.
다만 한 번 뽑은 직원이 오랫동안 근무하는 것이 약국장이 약국을 편히 운영하는 길이다. 그래서 메디칼약국의 오원식 약사님은 직원을 구인할 때 약국에서 작성한 근무수칙을 읽어보게 하고 그 근무수칙을 지킬 수 있다고 OK하는 직원을 뽑고 수시로 근무수칙을 숙지하게 하도록 한다고 한다. 또한 직원이 부외품을 판매해서 얻는 수익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매년 월급을 인상해 줌으로써 직원이 약국에 오래 근무할 동기를 부여한다고 한다.

 

d. 약품인수
기존에 팔고 있던 일반의약품이나 파스, 부외품, 염색약들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바꾸는 것이 좋다. 어르신들은 자기가 평소에 먹었던 약에 대한 믿음이 강해서 갑자기 약이 바뀌면 약효를 신뢰하지 못하거나 기존 약을 내어 놓을라고 큰 소리를 하는 경우가 있다. 영양제나 먹는 약이 아닌 파스, 염색약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약품은 과다한 재고가 아닌 이상 그대로 인수하는 것이 좋다.
약국 인수 후 서서히 내가 팔고 싶은 품목으로 바꾸는 것이 노인상권에서의 핵심이라고 할 것이다.

 

e. 기타 서비스
*어린이고객이 많지 않다면 발 마사지기를 비치해보자. 어린이고객이 많으면 아이들이 장난치다가 다치기 쉽기 때문에 비치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낫다.
*계단이 있는 약국이라면 계단의 일부를 옆쪽으로 비스듬히 올라올 수 있는 경사길을 만드는 것이 좋다
*약국에 짐을 맡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둔다. 병원 갈 때 시장 볼 때 약국에 짐을 맡기러 자주 약국을 방문하도록 하면 빨리 단골이 될 수 있다.
*‘어르신, 할머니, 할아버지, 홍길동씨’ 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홍길동님, 어머님, 아버님 이란 용어에 익숙해지는 것이 좋다.
*식사 하셨습니까? 몸은 좀 어떠세요? 오늘 옷이 잘 어울리십니다. 젊어 보이시네요. 오늘 무슨 좋은 일 있으세요? 몸이 좀 안 좋으신가 봐요. 얼굴이 부은 거 같아요.
이런 류의 일상적인 인사를 잘하는 것이 약국이 자리 잡는데 제일 빠른 길이다.
*약국 주위의 노점상들에게 잘한다. 어르신들은 마트에서 사기보다는 어디서든 도매시장만큼 싸고 물건이 좋으면 물건을 사기 때문에 노점상과 친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평소에 노점상들에게 인심을 베풀면 그 사람들이 약국의 입소문꾼이 된다.
*동네 특성에 맞는 용어를 잘 익혀야 한다. 지역적인 사투리가 있을 수 있으므로 얼른 알아들어야 하고 몰라도 눈치껏 잘 응대를 해야 한다.
*가족관계를 잘 파악해야 한다.
*단골고객이라면 중요한 경조사에 큰 부조는 못하더라도 피로회복제 정도의 인사는 하도록 한다.
*노인들이 필요로 하는 여러 서비스를 대신 해주는 것도 좋다. 팩스, 핸드폰 관련 궁금증, 컴퓨터 관련 궁금증 등을 해결해 드리면서 가까워질 수 있다. 
*단골고객의 현금영수증 번호를 기록해 놓는다. 처방전 조제나 일반의약품 판매의 경우에도 알아서 챙겨주면 그 이유만으로도 단골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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