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여성 질에서 냄새, 당뇨 환자 아니면 칸디다 질염 확률 낮아
질 세정제 자주 사용 여성, 질 내 PH와 세균의 관계 설명해 줘야


모든 연령대의 여성 환자들에게 발생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질 소양감을 자신 있게 상담하는 여성 환자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부끄러워 할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약국에서 여약사를 찾는 환자들에게 남자 약사는 기피대상으로 보입니다.
질염은 환자의 성적 개방성으로 인해 전염되기도 하지만 환자의 건강상태, 연령, 약물의 사용 등이 그 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약사들은 질염의 종류와 특징 그리고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정확한 지식을 겸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또한 환자의 수치심을 최대한 자극하지 않고 치료와 재발방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질은 외음부에서 자궁으로 연결되어 있는 8~10cm의 탄력 있는 섬유근관입니다. 직장과 방광의 사이에 위치하고 있으며 에스트로겐은 질 내에 글리코겐을 축적시켜 방어막을 형성하고 또한 Lactobacillus bacteria가 글리코겐을 분해해서 Lactic acid를 생산 PH를 4~4.5 정도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질은 몸 안에 있지만 외부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있는 형태이고 직장과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대장균과 같은 세균이 쉽게 침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질 점막이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받아 생성되기 때문에 여러 이유로 에스트로겐의 농도에 변화가 오면 질염에 걸리기 쉽습니다. 대표적 질염 몇 가지를 살펴보고 그 원인과 치료법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세균성 질염(Bacterial Vaginosis)
세균성 질염은 모든 외음질 감염의 60%를 차지합니다. 세균성 질염에 감염되면 혐기성 균의 밀도가 10배에서 1000배까지 상승합니다. 원인으로는 자궁내 장치와 성병이 있습니다. 또한 장기간의 항생제 복용과 질 세척제의 잘못된 사용으로 질 내 Lactobacilli가 줄어들게 되면 질 내 PH는 높아지게 되고(PH 4.5 이상) 혐기성 균이 증가하게 되어 세균성 질염이 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흡연도 자궁경부 분비액에 함유되어 있는 니코틴과 코티닌에 의해 질 세균총을 변화시킴으로써 세균성 질염의 위험성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호소하는 증상은 악취가 나는 분비물로 가려움증과 자극 민감성 역시 흔합니다. 성교나 월경 후와 같은 알칼리성일수록 생선 냄새 같은 악취가 더 강하게 나게 됩니다.
세균성 질염의 치료에는 클린다마이신이나 메트로니다졸의 투약이 필요하며, 단일 용량으로 메트라니다졸 2g을 투약하거나 7일간 메트라니다졸이나 클린다마이신을 투약합니다.
Povidone-iodine 질 좌제 역시 세균성 질염의 치료에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정상적인 질 세균총을 회복하기 위해 Lactobacillus의 투여가 도움이 된다고 예상합니다.

2. 칸디다 질염
진균에 의한 질염은 질염의 30~35%를 차지합니다. 대부분 Candida albicans에 의해 감염되고 당뇨병, 자궁내 장치를 삽입한 여성, 항생제를 꾸준히 복용했거나 규칙적으로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는 여성 내지는 면역력이 저하된 여성에게서도 쉽게 발생합니다.
임산부가 비임산부에 비해 칸디다 질염에 잘 걸리고 월경기간에는 질내 PH가 증가하기 때
문에 칸디다 질염에 걸리기 쉽습니다.
몇 몇 연구에서 뇨중의 당을 증가시키는 음식물의 증가는 칸디다 질염의 위험성을 증가시킨다고 보고되어 있습니다. 그 치료법은 아래에 나온 바와 같습니다.

3. 트리코모나스 질염
일종의 성병인 트리코모나스 원충에 의한 질염은 질염의 5~10%를 차지합니다. 트리코모나스 원충을 가지고 있는 여성이 절반은 증상이 없고, 가장 흔한 증상은 다량의 질 분비물(기포가 많고 녹황색이고 알칼리성)과 배뇨통, 성교통이 있습니다. 질의 발적을 동반합니다. 종종 월경 후 증상이 나타나고, 혐기성 균에 의해 생선 비린내가 납니다.
메트라니다졸 500mg을 1일 2회 7일간 복용하거나 2g을 1회 복용하면 치료가 됩니다. 물론 배우자도 같이 치료해야 합니다.

4. 위축성 질염
폐경 이후에 에스트로겐의 분비량이 줄어들어 질내 glycogen의 양이 줄어들고 질의 PH가 높아져서 발생하는 질염입니다. 질의 점막이 얇아지고 상처가 나기 쉽고, 오염되기 쉽습니다. 위축성 질염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에스트로겐을 사용합니다.
접합 에스트로겐 0.625mg, micronized estradiol 1mg, esterified estrogen 0.625mg 을 매일 사용하면 위축을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자궁이 있는 여성은 자궁내막 증식증을 막기 위해 프로게스테론을 에스트로겐과 같이 투여해야 합니다. 경구 에스트로겐 이외에도 외용제로 매일 혹은 격일로 1g의 질 크림을 한 달간 투여한 후 주 2회로 용량을 줄이는 방법도 있습니다.
폐경 이후에는 에스트로겐이 부족해져서(Glycogen의 생성부족) 당뇨가 없다면 오히려 칸디다성 질염은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폐경 이후의 여성이 칸디다 질염이라면 다른 기저질환이 있는 것은 아닌지 병원에 방문할 것을 추천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사춘기 이전의 여학생이 칸디다 질염이 있을 경우에도 병원 방문을 추천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까지 질염의 증상과 특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그렇다면 약국에서 질염 환자가 왔을 때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지를 사례를 들어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① 60세 이상의 여성이 질에서 냄새가 난다고 질정을 달라고 한다.
: 당뇨병이 있거나 호르몬 치료를 받고 있지 않은 여성이라면 칸디다 질염일 확률은 적습니다. 위축성 질염일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으므로 성교통은 없는지 가벼운 출혈이 없는지를 물어보고, 만약에 칸디다 증이 확실해 보인다면 다른 질환이 있는 것은 아닌지 검사받기를 추천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위축성 질염으로 보인다면, 성관계를 가질 때 윤활젤을 사용할 것을 권하고, 질 건조증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제품을 소개하는 것이 좋습니다. 갱년기에 도움을 주는 제품(이소플라본 등)과 콜라겐, 태반 제품 등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질 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 프로바이오틱을 추천하는 것이 좋습니다.

② 사춘기 이전의 여학생이 가려움증을 호소한다.
: 성적 접촉이나 손으로 만져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면, 아이가 용변을 보고 휴지로 닦는 방향이 잘못되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앞에서 뒤로 휴지로 닦지 않고 뒤에서 앞으로 휴지로 닦을 경우 대장균 등 세균성 질염이 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면 좋습니다.

③ 당뇨병이 있는 환자가 만성 재발성 칸디다에 노출되었다.
: 당뇨병은 칸디다성 질염의 주요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혈당 조절을 잘 못하는 환자에게 당뇨병이 칸디다성 질염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가르쳐 주고, 고단위의 프로바이오틱을 복용하도록 추천하는 것이 좋습니다. 질정제는 클리토리마졸 제품을 1일 1회 1정씩(100mg) 6일간 내지는 2정씩(200mg) 3일간 사용하도록 하는 게 500mg 1회 적용법보다 재발률이 낮습니다. 저는 6일 동안 사용하는 것보다는 2정씩 3일간 사용하도록 권하고 있는데, 환자가 약을 끝까지 사용하게 하는데 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④ 질 세정제를 너무 자주 사용하는 여성
: 약국에 있다 보면 세정제를 너무 자주 사용하는 여성들을 볼 수 있습니다. 본인은 세정제로 항상 깨끗이 관리함에도 불구하고 반복적 만성적으로 냉이 나온다고 불안해합니다. 이런 경우라면 환자에게 질 내 PH와 세균과의 관계를 설명해 주고(깊게 자주 씻는 행위가 질 내  정상세균총을 손상시키고 더불어 칸디다균을 비롯해 세균의 기회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 너무 자주 씻는 행위가 질염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프로바이오틱을 추천하는 것을 잊지 않도록 해야겠지요.

⑤ 얼굴에 여드름 자국이 난 20대 여성이 냉이 심하다고 한다.
: 여드름 치료차 병원에서 꾸준히 Tetracycline계 항생제를 사용할 경우, 질의 정상 flora가손상될 수 있고, 그로 인해 칸디다 질염이 올 수 있음을 소개해 줘야 합니다. 여드름 치료는 장기간 항생제를 복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장내 유산균들이 항생제에 의해 파괴되고 기회감염을 통해 세균이 증가하게 됩니다. 이럴 때 칸디다질염의 발생율도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에게는 클리토리마졸 질정을 사용할 것과 프로바이오틱의 보충할 것을 권하면 좋습니다.
또한 세균성 질염에 용담사간탕과 탁리소독음을 사용해도 치료의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고, 용담사간탕에 프로폴리스를 사용해도 도움이 됩니다. 적절한 프로바이오틱은 질 내 flora에 도움이 되므로 적극적으로 사용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세정제도 너무 살균력이 강한 세정제보다는 자극적이지 않고 약산성의 세정제를 구비하면 도움이 됩니다. 또한 질정제도 세균성 질염과 칸디다 질염에 쓸 수 있는 제품을 구별해서 구비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질염에 대한 사전 지식을 충분히 알고 있으면, 환자가 질염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과 부끄러움을 넘어서 환자에게 정확한 정보와 적절한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약국은 환자들이 구체적인 상담을 받으러 일부러 찾아오는 1차 진료기관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약국은 환자들이 쉽게 찾아올 수 있고, 편하게 상담을 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약국에서 환자의 숨은 고민을 쉽게 해결해 줄 수 있다면 약국의 미래는 언제나 밝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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