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발성 경화증의 연구와 치료를 위한 범아시아 학회 PACTRIMS (Pan-Asian Committee for Treatment and Research in Multiple Sclerosis)에서 아시아 다발성 경화증 환자들의 인지 기능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 학회에서 전문가들은 다발성 경화증이 아시아 환자들의 인지 기능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확인한 한편, 2개의 대표적인 연구 결과를 통해 조기 치료가 질환의 발병을 늦추는데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다발성 경화증은 뇌, 척수, 시신경을 포함하는 중추신경계에 발생하는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소위 인생의 황금기라 하는 젊은 시기에 많이 발병한다. 전 세계적으로 약 250만 명, 이 중 아시아 지역만 5만 명 이상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시아 환자 중심 연구 결과
아시아 지역의 다발성 경화증 환자들의 신경심리학적 특징을 최초로 분석한 CongniMS 연구에 참여한 국립 암센터 신경과 김호진 교수는 “기억력·언어 구사 능력·계획 능력과 같은 인지 기능, 혹은 신체의 인지 경로의 장애는 다발성 경화증의 진행을 추적하는데 주요 요소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인지 기능에 대해서는 서양 환자들을 중심으로 연구되어 와 아시아 환자들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었다” 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에 의하면, 아시아 지역의 약 20%에 가까운 다발성 경화증 환자들이 인지 기능에 장애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는 인지 능력과 사고력 측정을 위해 주로 많이 사용되는 PASAT(Paced Auditory Serial Additional Task)테스트를 통해 인지 능력을 평가하였다. 한국 환자 67명을 비롯하여 대만, 태국의 환자 111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25%의 환자들이 우울증을, 55%가 피로 증상을 호소했다. 다발성 경화증이 인지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한 또 다른 다국적 종단 연구인 CogniCIS 연구 결과, PASAT 기준으로 볼 때 CIS가 있는 태국 환자 중 40%가 인지 기능에 장애를 보였다. 또한 63.3%는 피로증상이, 50%는 우울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ongniMS 임상 연구의 연구자인 서울 아산병원 신경과 김광국 교수는 “인지 기능 장애는 다발성 경화증의 전개를 추적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이다. 이 연구 결과는 다발성 경화증이 서양 환자는 물론 동양권의 환자들에게도 인지 기능에 비슷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인지기능 감소, 다발성 경화증 조기 치료로 늦춰
인지기능은 다른 신체적인 기능들처럼 다발성 경화증이 진행됨에 따라 점점 감소한다. 그러나 좋은 소식은 조기 치료를 통해 질환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학회에서 발표된 또 다른 연구 BEST(Betaferon짋 in Early relapsing-remitting multiple sclerosis Surveillance Trial)는 세계 최초의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인 베타페론의 2년 치료 후 결과 아시아 환자의 90% 가까이 질환의 진전이 없었으며, 60%는 병의 재발율이 감소되었다는 결과를 나타냈다. BEST 임상 연구의 연구자인 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이광우 교수는 한국 환자의 경우 90.7%가 베타페론 치료 후 무진행을 63.2%가 재발율이 감소되는 결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베타페론에 대한 이러한 추가적인 연구 결과들은 최초의 전향적 연구인 BENEFIT (Betaferon짋 in Newly Emerging multiple sclerosis For Initial Treatment) 연구에서 도출된 중요한 결과를 뒷받침한다. 전 세계 20개국 468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BENEFIT의 5년 임상 결과, 다발성 경화증이 의심되는 최초의 증상이 나타난 후 베타페론을 투여했을 때 최초 2년 동안 위약을 투여 후 베타페론으로 전환한 대조군과 비교하여, 임상학적으로 명확한 다발성 경화증의 발현은 37%, McDonald 기준에 의한 다발성 경화증의 발현은 45%까지 통계학적으로 유의하게 늦춰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베타페론으로 초기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치료를 늦게 시작한 환자군에 비해 인지 기능이 더 뛰어났으며 이 차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커지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초기 투여군은 대조군에 비하여 새로 활성화된 뇌병변의 발생을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또한 베타페론 초기 투여군의 경우, 75%에 이르는 환자들에게서 무진행이(다발성 경화증 장애 등급 EDSS기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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