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4일 권기환 글로벌다자외교조정관이 방한 중인 리차드 해쳇(Richard Hatchett) 감염병혁신연합(CEPI, Coalition for Epidemic Preparedness Innovations) 대표와 만나 한-CEPI 간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 / 외교부 제공
지난 3월 14일 권기환 글로벌다자외교조정관이 방한 중인 리차드 해쳇(Richard Hatchett) 감염병혁신연합(CEPI, Coalition for Epidemic Preparedness Innovations) 대표와 만나 한-CEPI 간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 / 외교부 제공

질병관리청과 국제백신연구소(IVI), 에스티팜, 서울대학교 등 국내 주요 연구기관들이 감염병혁신연합(CEPI)과 손잡고 아시아 지역에서 확산 중인 치명적 진드기 매개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한 세계 최초 AI 기반 mRNA 백신 개발에 나섰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은 진드기나 감염 의심 반려동물에 물려 발병하며, 발열과 혈구 감소,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고령층에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악화되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가 백신 개발을 국가적 우선과제로 삼고 있다.

CEPI는 IVI 주도 프로젝트에 최대 1,600만 달러(약 222억 원)를 지원해 한국에서 건강한 성인 대상 전임상 및 1/2상 임상시험을 진행한다. SFTS 바이러스는 페누이바이러스과의 대표 병원체로, 이번 백신 설계 성공 시 동일 계열 바이러스 백신 개발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CEPI 리처드 해쳇 대표는 "SFTS 백신 개발로 아시아 지역 바이러스 위협에 대응하는 동시에 다음 미지의 감염병 대응을 극적으로 가속화할 수 있는 지식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며 "신종 페누이바이러스 등장 시 처음부터 백신을 설계하는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팬데믹 초기 단계에서 확산을 막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로 확보되는 지식은 CEPI의 '미지의 감염병 백신 라이브러리'에 추가되어 새로운 바이러스 발생 시 신속한 대응에 활용된다. 이는 팬데믹 발생 후 100일 이내에 대응 백신을 개발하는 '100일 미션'의 핵심이다.

백신 후보는 질병관리청과 서울대학교가 공동 설계하며, 1상 임상시험에서 검증된 에스티팜의 SMARTCAP® 플랫폼을 활용한다. 미국 휴스턴 메소디스트 연구소는 AI 기술로 백신 구성요소 설계 시간을 수주에서 수개월에서 몇 시간으로 단축하는 역할을 맡았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국제협력을 통한 SFTS mRNA 백신 개발로 신종감염병 대비 역량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우선 순위 병원체에 대한 백신 라이브러리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IVI 제롬 김 사무총장은 "세계 최초 SFTS 백신 임상 개발을 추진하는 이번 컨소시엄을 이끌게 되어 자랑스럽다"며 "성공 시 이 백신이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국가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에스티팜 성무제 대표이사는 "당사의 SMARTCAP® 및 STLNP® 플랫폼과 글로벌 CDMO 역량을 바탕으로 안전하고 효율적인 SFTS 백신 후보의 개발과 생산을 뒷받침할 것"이라며 "이번 협력을 통해 아시아와 전세계의 보건 및 안전 증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대학교 정수진 수석연구원은 "독자적으로 확보한 안정화 UTR 서열을 접목해 팬데믹 대비 플랫폼으로 활용 가능한 백신을 개발하고자 한다"며 "학계의 혁신이 전 세계 보건안보에 직접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CEPI와 국내 연구기관 컨소시엄은 공정 접근 정책에 따라 백신 성과에 대한 공평한 접근을 보장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백신 후보가 유효성을 입증할 경우 저중소득 국가도 접근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되며, 아시아 저중소득 국가의 현지 제조사에 기술을 이전해 현지 생산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파트너십은 한국 정부가 2020년부터 CEPI와 협력해 온 가운데 추진된 수천만 달러 규모 연구개발 투자 사례 중 최근 사례로, 국가 및 글로벌 차원의 감염병 대비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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