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통해 올바른 답에는 칭찬·틀린 답에는 정정을
식후에도 혈당 체크…인슐린 맞는 부위 수시로 변경

광주광역시 남구 21세기강남약국 박명주 약사

우석대학교 약대 졸업
1993년도 개국


81세의 남성 임모 환자는 40대에 당뇨가 발생하였고, 다른 지방에서 최근 이사를 하면서 약국에 새롭게 방문한 분으로 지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계시면서 자기 관리가 철저한 분이다. 혈당 수첩을 가지고 다니면서 매일 기록을 하고 있고, 수첩을 살펴보면 혈당이 105mg/dl ~ 143mg/dl 로 유지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외견상으로도 연세에 비해 매우 건강하게 보이며 시력이나 기타 심각한 합병증은 가지 않고 있다. 이 환자에게 어떤 복약지도와 함께 당뇨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인가? 처방내역은 다음과 같다.

간단한 질문으로 환자 순응도 높여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자들은 같은 약물을 반복해서 수년에서 십 수 년 동안 복용하고 있기 때문에 복약지도가 필요 없을 것 같고, 오히려 어떤 환자들은 잘 알고 있으니 약만 빨리 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상황에 약사가 전혀 대처가 없다면, 그야말로 약사가 필요 없고 편의점 같은 곳에서 조제해도 된다는 극단적인 말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막상 복약지도와 질환 정보를 제공하려다 보면 너무 방대해서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할지, 또 설명을 하다보면 다음 환자에게 피해가 갈 것 같아서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만성질환자들이라 하더라도 그 들이 가지고 있는 지식은 매우 얕거나 잘못된 경우가 많다. 먼저 설명을 하려하지 말고 환자에게 간단한 질문을 던짐으로서 옳은 정답에는 칭찬과 확인을 해주고 틀린 답에는 정정을 해주는 것이 환자의 순응도를 높이는 방법이다.

다음은 임모 환자에게 질문한 내용이다.

Q. 아버님께서 현재 드시고 계시는 약들이 어떤 약인지 알고 계십니까? 여기 조제된 약을 보시면서 제게 한번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A.
여기 흰색의 큰 알약은 당뇨약이고 그리고 콜레스테롤 낮추는 약이고, 은박지에 있는 것은 혈압약이고 그리고 이것은 뭔지 모르겠네.


Q. 네, 맞습니다. 잘 알고 계시네요, 잘 모르시는 이 약은 혈전을 용해시켜서 혈류를 좋게 해주는 약입니다. 그 동안 이 약을 계속 식후 30분에 드셔오셨나요?


A. 그랬지 식후 30분에 먹으라고 해서 그렇게 했고, 가끔씩 바쁠 때는 식후에 바로 먹기도 하고 그랬다네.


Q. 잘 하셨습니다. 아마도 원장님이 아버님께서 주로 약을 드시는 방법에 맞추기 위해서 그랬을 것 같은데요, 하지만 여기 큰 알약의 당뇨약은 식사와 함께 섞여서 음식물속의 당분이 천천히 흡수되도록 작용하는 약이니까 원칙으로는 식사 도중이나 식후에 바로 드시는 것이 올바른 방법입니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식후에 바로 드셔도 좋으실 것 같습니다. 다음에 방문을 하시면 제가 혈당측정법과 인슐린 주사에 대해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가능하시면 오후 4시 이후에 오시면 제가 좀 더 시간을 가지고 말씀 드릴 수 있겠습니다.


A. 아 그런 작용에 대해서는 그 동안 설명을 듣지 못했는데 아주 유익한 말씀을 해주신 것 같은데, 내가 조만간 다시 들르겠네. 고맙네


이 환자분은 일주일 정도 지난 뒤 처방전 없이 다시 약국을 방문하셨고 다음과 같은 설명을 듣고 매우 흡족해 하시며 귀가하셨다.


한 달에 한번은 새벽 4시에 혈당 측정 권장
혈당은 우리가 먹는 음식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하게 되는데 혈당의 수준은 크게 세 가지 시점에서 차이가 납니다.

첫째는 공복혈당으로 105mg/dl, 식후 1시간에서 180mg/dl 이내, 식후 2시간에서 140mg/dl 이내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식사 전후를 살펴 가시면서 측정하는 것이 좋고 반드시 아침 공복에만 측정하지 마시고, 식사 후에도 측정해보십시오.

음식을 잘 드셨으면 이 범위 안에 들어오고, 과식을 하거나 단 것을 많이 드시면 아마도 혈당이 올라갈 것입니다.

이렇게 측정하면서 좋은 식사와 나쁜 식사습관을 구분하실 수 있습니다. 식후 1시간이라는 것은 식사를 시작하는 시점으로 부터 1시간입니다. 식사를 마친 뒤 1시간이 아닙니다.

그리고 한 달에 한번 정도는 새벽 4시에 측정을 해보십시오. 아버님이 주무시는 동안의 혈당 또한 측정해보면서 저녁 약물의 용량이나 아침의 약물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지난 번 가져가신 인슐린 주사가 두 가지 종류인데, 애피드라 솔로스타는 속효성이고 단시간형이어서 아침과 점심 식사를 조절하고 란투스는 장시간형이어서 하루 전체의 인슐린양을 유지시켜줍니다.

인슐린 주사를 맞는 경우에는 반드시 제시간에 정확하게 드시는 것이 저혈당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주사는 반드시 피하에 하셔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살갗을 잡아당겨서 바늘을 45도 기우려서 주사를 하시고, 복부에 주사하시는 것이 가장 좋은데 허벅지나 윗팔 근육에 주사를 하시는 경우에는 1시간 정도 심한 움직임을 하지 않으셔야 인슐린이 정확하게 흡수될 수 있습니다.

인슐린은 맞는 부위를 지속적으로 움직이면서 바꾸셔야 피부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아버님께서 지금까지 해오신 것처럼, 당뇨병을 미워하지 마시고 잘 데리고 가신다면 얼마든지 당뇨병의 공격을 받지 않으시고 건강하실 것입니다.

다음에 궁금한 것이 있으시면 오늘처럼 한가한 시간에 들러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이 환자분은 그 후 더욱 열심히 자신이 얻은 정보를 실행에 옮기고 있으며 나와 더욱 친절한 관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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