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내 고혈압 비중 크고…환자는 더 많은 복약지도 원해
고지혈증·당뇨에 대한 위험성 끊임없이 설명하고 관리해야

대전 대덕구 법동 신생당약국 주향미 약사


충남대 약학대학 약학과 졸업
현 대전약사회 약학 한약이사
2006년 전국 복약지도 경연대회 동상
2008년 서울시약·약업신문 주최 복약지도 시나리오 공모전 우수상
2010년 중부권약사 학술대회 논문 우수상
2010년 약사공론주최 동영상 복약지도 경연대회 장려상


우리 약국이 아파트 단지 내에 위치해있는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고혈압이나 당뇨로 약을 장기복용하시는 분들이 많다. 그리고 힘들여 기억하려하지 않아도 그분들에 대한 대부분의 자료가 내 머리 속에 저장되어 있다.

그런 자료들 덕분인지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고혈압과 당뇨병의 상관관계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되었다. 전혀 관련이 없을 법한 이 두 가지 질환이 때론 독립적으로 발병 하는듯하다가 때론 상관관계가 있는 듯이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풀리지 않는 숙제처럼 답답하게 느끼곤 했었다.


각각의 증상 한 가지 질환군으로 봐야
고혈압의 경우 대부분이 고혈압으로 진행되는 반면 당뇨병의 경우 처음엔 당뇨약만 드시던 분들이 어느 순간 고혈압약을 드시는 경우가 많아 철없던 새내기 약사시절엔 당뇨약이 고혈압을 유발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기도 했을 만큼 고혈압과 당뇨는 내게 고민거리였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대사증후군을 알게 되었고 이 다섯 글자는 오랫동안 고민거리로 답답했던 내 머릿속을 시원하게 뚫어줄 만큼 명쾌한 해답이 되었다.

대사증후군, 고혈압과 함께 당뇨병이나 내당능장애, 비만 죽상경화증 및 지질대사이상 등이 같이 동반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각각의 증상을 독립적으로 보지 않고 한 가지 질환군으로 보는 것이다.

이런 대사증후군의 원인은 인슐린 저항성이다. 인슐린 저항성에 문제가 생기면 위에 언급한 증상들이 함께 나타난다. 다시 말해 당뇨약을 드시던 분이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이 생기게 된 것은 인슐린 저항성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지 당뇨약의 부작용으로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이 생긴 것은 아니란 것이다.
 
◇ 고혈압
모든 고혈압이 인슐린 저항성이 원인이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고혈압은 선천적 요인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다.

하지만 대사증후군중 하나가 고혈압이고 약국 내에서 고혈압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간단히 짚고 넘어가고자한다.

약국에서 고혈압에 대한 가장 많은 질문중 하나가 어느 수치부터 고혈압이며 혈압이 얼마정도 돼야 혈압약을 먹어야 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속 시원하게 답을 줄 수 없어 힘들 때가 많다.  물론 수축기 혈압이 160이상이라면 고민할 것도 없지만 130-150의 범위에서 상담을 원할 때는 정말 난감할 때가 많다.

일반적으로 아침 기상 시 130/80, 낮을 기준으로 할 때는 140/90 이상을 고혈압이라 한다지만 숨만 크게 쉬어도 변할 만큼 변동이 심한 것이 혈압이란 걸 감안한다면 고혈압 진단은 특히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본다.

하지만 고혈압은 뇌혈관질환이나 심장질환의 주요 원인이며 사망률 또한 암에 뒤지지 않을 뿐더러 30대 이상 중 25%가, 60대 이상 중에는 50%가 고혈압 환자일 만큼 우리나라 보건의료학적으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좀 더 적극적인 치료가 꼭 필요하다고 본다.

물론 의약분업이 시행되는 현 상황에서 고혈압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일차적으로 병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옳다고 본다.

그렇다면 고혈압의 진단과 치료에 우리 약사들의 역할은 없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고혈압은 치료가 되는 병이 아닌 평생 조절해야하는 병이란 것을 감안한다면 그리고 여전히 환자들은 약국에서 약사들에게 더 많은 복약지도를 받기 기대한다는 것을 보더라도 고혈압환자의 복약지도는 소홀히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럼 고혈압 환자의 복약지도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여기에 관해서는 너무도 많은 자료들이 있고 모든 약사님들이 훌륭하게 소화해내고 있기 때문에 따로 언급할 필요도 없다고 본다. 그래서 우리 약국  환자들이 많이 하는 질문을 적어보려고 한다.


Q. 혈압이 140~150정도인데 꼭 혈압약을 먹어야 하나요?

물론 혈압이 150이라고 해서 어떤 자각증상이 있거나 당장 뇌출혈이 생기지는 않는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혈압약을 먹을 필요가 없다고 믿는다.

하지만 호스에 비정상적인 압력이 지속적으로 가해진다면 호스가 약해지듯이 혈관 또한 같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당장 치명적인 증상을 유발하지 않을 정도의 혈압이라도 방치하면 약해진 호스가 쉽게 터지듯 뇌혈관이나 심장혈관에 치명적이 될 수도 있음을 상기시기면 좀 더 쉽게 받아들인다. 


Q. 고혈압약은 부작용이 없나요?

꽤 오래전 일이다. 내가 아는 어떤 분이 밤에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지셨다가 결국 깨어나지 못하고 돌아가신 적이 있다.

평소 혈압약을 드시면서도 술을 무척이나 즐기시던 분으로 혈압약 설명서에 혈압약을 술과 함께 복용하지 말라는 문구를 보고는 술을 끊을 수가 없어 혈압약을 끊었다가 변을 당하셨다고 한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지만 이런 일들은 언제든지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약의 부작용이나 주의사항에 대해 정확히 알려줄 필요가 있다.

약을 복용함으로써 나타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증상들과 다른 약이나 식품과의 관계도 정확히 복약지도 함으로써 환자들이 신뢰를 가지고 약을 복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Q. 혈압이 정상이 되었으니까 약을 끊어도 되지 않나요?

이 질문 역시도 종종 받는 질문으로 고혈압은 치료를 하는 병이 아닌 평생 조절해야하는 병이고 혈압약 역시도 혈압을 조절하는 약임을 설명한다면 혈압이 정상이 되었다고 혈압약을 끊는 불상사는 생기지 않으리라 본다.


◇ 고지혈증
많은 분들이 건강 검진을 받고나면 자료를 들고 약국으로 온다. 분명 병원에서 결과에 대한 설명을 들었음에도 좀 더 정확히 알고 싶어서겠지만 사실 건강검진 결과에 대한 평가는 내 전문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가끔은 나도 모르는 항목들도 있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들도 있어 당황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대부분 자료에 정상치와 검사결과치가 함께 나와 있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원하는 설명은 해줄 수 있다. 더구나 자료가 모두 영어로 되어있어 잘만하면 고객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고지혈증의 경우 복잡한 설명보다는 Total cholesterol 과 LDL은 수치가 낮을수록, HDL수치는 높을수록 좋다는 정도의 설명만으로도 충분하리라 본다.

고지혈증 역시도 고혈압처럼 당장 어떤 신체적 이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없어 환자들이 치료를 소홀히 하기 쉬우나 아주 높지 않은 수치도 오래 방치할 경우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지속적인 약물치료와 식이와 운동요법을 병행함으로써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당뇨병
당뇨가 얼마나 무서운 병인지는 많은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할지라도 일반 환자들은 합병증을 눈으로 확인하기 이전에는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저혈당이나 고혈당의 경우 몸의 변화가 바로 감지되기 때문에 환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한다. 하지만 합병증의 경우 하루아침에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고 진행과정이 몸으로 느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생각조차 하지 않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당뇨합병증에 관한 진실이 환자에게 아무리 불편한 진실일지라도 반드시 짚어주어야만 하는 부분이다.


배움은 약사를 지탱해주는 힘
시대가 변하면서 수많은 질병들과 그에 따른 약도 변하고 있다.
대사증후군이나 장누수 증후군 등 내가 새내기 약사일 때는 들어보지도 못했던 용어들이 보편화되어 사용되고 있다.

이런 현실에 뒤떨어지지 않는 약사가 되려면 찾아다니면서라도 배우는 수밖엔 없다고 본다. 요즘 약사회에서 세미나나 강의를 개설할 때마다 젊은 약사님들이 열심인 것을 보면서 참 마음이 흐뭇하다. 그런 열심들이 우리 약사들을 지탱해주는 힘 이란 걸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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