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눈앞…스타벅스 커피 마시고 햄버거 먹는 노인

‘돈’ 없으면 미움받는 노인 전락…연금 등으로 자식부담 덜어

 

 

 

2050년이면 한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늙은 국가로 분류된다.

불과 40년 후면 젊은 사람보다 노인들의 인구비가 지금보다 현저하게 높아진다는 말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이 발표한 ‘고령화 진전에 따른 정책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향상으로 보건, 영양 환경이 개선되면서 우리나라 평균 수명이 2050년엔 83.5세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38.2%에 달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는 의료 기술의 진화를 고려하지 않은 결과일 뿐이다.

 

1954년생, 98세까지 살 것으로 예측

인구통계 전문가인 고려대 박유성 교수팀은 새로운 결과물을 내 놓았다. 의학발달을 감안한 새로운 기대수명을 산출해 본 것이다.

그 결과 한국인의 수명이 통계청 예측보다 훨씬 빨리, 더 길게 연장돼 보통 사람도 상당한 확률로 100세에 근접하는 ‘100세 시대’ 가 코앞에 다가온 것으로 나타났다.

1954년(57세)생의 경우 통계청은 80.1세까지 살 것으로 예측했으나 박 교수팀은 98세까지 살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만 40세가 된 1971년 남성은 현재 살아있는 사람 중 절반이 94세에 생일상을 받을 것으로 예측했고 여성은 96세까지 생일상을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아마도 이 글을 읽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은 100세까지 무난히 살 것으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겠다.

 

늘어가는 노인인구

필자는 최근에 강남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의 끝자락인 은평구까지 간 적이 있었다.

1시간 남짓 버스를 타고 가면서 자리에 앉을 기회가 3번 있었는데 그 때마다 5정거장을 가기도 전에 번번이 자리에서 일어나야만 했다.

자리에 앉으면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분들이 항상 타시기 때문이다.

주위를 둘러보니 버스에 탄 사람은 대략 30여명 정도 그 중에 얼핏 봐도 절반은 노인들이다.

지하철의 노약자 석을 보자. 예전에는 지하철 양 끝 좌석만 노약자 지정석이었는데, 지금은 끝에서 한 줄이 더 노약자 지정석으로 표시가 되어 있을 것이다.

그만큼 알게 모르게 노령화는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다가오고 있다.

스타벅스에 가 본적인 있는가? 불과 1,2년 전만 해도 스타벅스나 맥도날드 같은 패스트푸드 점은 젊은 사람들의 몫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고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먹는 노인들의 모습이 전혀 낯설지 않다.

 

사랑받는 노인 되려면 ‘돈’ 있어야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를 경험하고 있는 일본에서는 작년에 ‘사랑받는 노인’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했다.

늘그막에 자녀나 친척들에게 사랑받고 안 받고는 돈이 있는지 없는지에 달렸다는 것이다. 100세 이상 고령자 수 백 명이 행방불명된 이른바 ‘유령고령자’ 사건이 발단이었는데, 한 때 일본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일이다.

아버지가 30년 전에 행방불명되었지만 찾아보지도 않았다는 아들, 부모에게 연락한지 50년 됐다는 딸이 인터뷰에 응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마사히로 교수는 “고령화시대에 노인이 사랑 받으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면서 “연금이나 저축이 있는 노인은 자식들에게 부담을 덜 주면서 친척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고 분석했다.

 

용돈 주는 할머니 더 좋아해

충분히 공감이 가는 말이다. 부모의 노후가 잘 준비되어 있다면 자식들이 부모를 꺼려할 이유가 없다. 자식이 부모님 집에 놀러 가면 부모는 외식하러 갈 준비를 한다. 저녁을 먹고 집에 와서는 따뜻한 차 한 잔과 간단한 과일을 먹는다. 손자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위해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른다. 재롱을 한껏 부린 손자가 너무 예뻐서 할머니는 손자에게 먹고 싶은 거 사먹으라며 용돈을 준다. 아이들은 미소를 지으면 할머니 볼에 뽀뽀까지 해준다.

자식이 부모님을 뵙기 위해 부모님 댁을 방문한다. 며느리는 저녁상을 차린다. 반찬도 별로 없어 재료를 사다가 찌개라도 끓인다. 밥을 먹고 나서 6인분 정도의 설거지를 한다. 설거지를 마치면 과일도 깎아야 하고 뒷정리도 해야 한다. 몸이 고되니 신경도 날카로워 진다. 자꾸 부모님 집에 가자는 남편의 말이 부담스럽게 다가온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오랜만에 만나는 손자들의 재롱을 보고 싶다. 하지만 아이들은 재롱을 보여줄 의도가 없는 것 같다. 아이들도 용돈 주는 할머니를 더 좋아한다.

 

노후준비는 돈 벌 때 하는 것

너무 극단적인 표현인가? 하지만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우리 주위에는 벌써부터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마사히로 교수는 연금을 넉넉히 받고 저축이 많은 고령자는 죽을 때까지 자녀나 친척과 인연이 끊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제적 여유가 있으니까 실버타운이나 노인 요양시설에도 언제든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부모가 돈이 없으면 ‘미움 받는 노인’으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가족과의 관계가 단절될 수도 있다. 일본에서는 연금이나 저축이 부족할수록 부부 이혼이 늘고 자녀와의 관계도 소원해지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일본은 우리보다 일찍 고령화를 경험하고 있는 나라다. 하지만 그 속도는 우리나라가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머지않아 일본을 따라잡게 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우리가 주의 깊게 생각해 보아야 할 점은 무엇인가.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가 우리나라에서 고스란히 재현될 거라고 생각되지 않을까? 노후준비는 노후가 되어서 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 경제활동을 하고 있을 때 돈을 벌고 있을 때 준비하는 것이다. 늦지 않았다. 지금 바로 시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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