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과로는 간질환에 치명적…식이요법 함께 설명

체질에 맞지 않는 한약은 독…정기적 건강검진도 권유해야

 

대전 대덕구 법동 신생당약국 주향미 약사

 

충남대 약학대학 약학과 졸업

현 대전약사회 약학 한약이사

2006년 전국 복약지도 경연대회 동상

2008년 서울시약?약업신문 주최 복약지도 시나리오 공모전 우수상

2010년 중부권약사 학술대회 논문 우수상

2010년 약사공론주최 동영상 복약지도 경연대회 장려상

 

몇 년 전에 젊은 아기엄마가 약국에 와서는 피곤하다며 영양제를 찾는데 눈동자가 노랗고 손바닥도 노란 것이 황달증세가 의심되었다.

거울을 보면서도 원래 좀 노랗다고 말하는 애기엄마를 잔뜩 겁을 주어 무조건 병원으로 가서 검사를 해보라고 보냈었다. 그리고 두세 달쯤 뒤 그 젊은 엄마가 말끔해진 얼굴로 와서는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하니 이미 간수치가 1000이 넘는 위험한 수준이었는데 약사님 덕분에 그래도 쉽게 나았다며 고맙다고 몇 번이나 인사를 한 적이 있다.

그리고 얼마 전, 우리 상가 지하 슈퍼 여사장님이 얼굴이 사색이 되어 오시더니 손을 내밀며 갑자기 손이 노랗게 변했다며 큰 병이 아니냐고 물었다.

정말 손은 꼭 황달이 있는 사람처럼 노란데 눈동자는 노란기색이 없었다. 하도 떠시는 그분 덕에 처음엔 나도 당황하여 ‘이게 뭐지?’ 했었는데 자세히 보니 손뿐만 아니라 손톱까지도 물든 것이 보였다. 그래서 뭔가 외부에서 염료가 묻어난 것이라 확신하고는 절대 아무것도 안 만졌다는 그분을 설득해 일단 손을 비누로 깨끗이 씻고 오시라 했다. 결국 쓰레기봉투를 정리하다 묻어나 생긴 헤프닝으로 끝났지만 그 사건 뒤로 그 여사장님 부부는 나를 대단한 명의쯤으로 생각하시는 듯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이처럼 약사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이 일반 사람들에게 때론 큰 도움이 되기도 하니 약사로써 행복할 따름이다.

그러면 약국에서 할 수 있는 간질환의 복약지도를 간질환의 수칙을 통해 간단히 살펴보자.

 

스트레스나 과로는 간질환의 적이다

모든 병이 그러하겠지만 간은 특히 스트레스나 과로에 민감하기 때문에 업무상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거나 일이 너무 많으면 심한경우 직장을 그만두거나 바꿔야한다고 권하기도 한다.

물론 의학적으로 스트레스가 간염의 진행을 촉진시킨다는 인과관계는 증명되지 않아 어떤 사람들은 스트레스와 간질환은 무관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수많은 경험을 통해 스트레스가 모든 병의 적이듯 간질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확신한다. 건강한 사람일지라도 건강검진 2~3일 전부터 과로에 스트레스를 받고 술까지 먹는다면 쉽게 간수치가 오르는 것을 보더라도 스트레스나 과로는 간질환에는 치명적이라 할 수 있다.

 

내 몸에 좋은 음식을 제대로 알고 먹기

간염이나 간경변 같은 경우와 지방간 같은 일반적 간질환의 경우 추천하는 식이요법에 조금씩 차이가 있다.

하지만 급성 간염 초기상태나 간경변에서 간성혼수가 오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간질환의 식이요법은 고단백, 고당질식이에 비타민도 충분히 섭취하고 지방 또한 소화되기 쉬운 것으로 적당히 섭취해야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물론 지방간의 경우 과도한 칼로리 섭취는 지방간을 악화시키므로 골고루 먹되 과식은 금물이다)

이처럼 간질환 환자에게 고단백식이는 필수라는 것은 상식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고기는 몸에 안좋다고 믿고 무조건 육식을 피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고기를 먹어야한다는 내 말을 처음엔 이상하다는 듯이 받아드린다. 하지만 단백질이 손상된 간세포를 재생시키는데 중요하다는 설명을 해주면서 고기의 단백질부분과 지방부분을 구분해 설명하고 육류의 지방이 아닌 단백질을 섭취해야하는 거란 설명을 하면 쉽게 수긍을 한다.

이처럼 일반적인 간질환 환자의 식이요법에 대해서도 약국에서 약과 함께 복약지도를 함으로써 잘못된 식이로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

 

약 함부로 먹지 않기

약국에서 복약지도 시 가장 중점을 두어야하는 부분으로 대부분의 환자들은 이 말을 무조건 약을 먹지 말라는 것으로 받아들여 아무리 아파도 참는 게 좋고 영양제나 간장약도 먹으면 안 되는 것으로 생각하면서도 일반적인 민간요법이나 건강식품은 약이 아니니까 몸에 좋다고 무조건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방송을 보고 헛개나무가 좋다고 내 몸에 맞는지 안 맞는지에 상관없이 장기 복용해 문제를 일으키거나 본인이 제픽스를 먹고 좋아졌다고 자신의 제픽스를 보균상태이지만 건강한 자기아이에게 나눠 먹이는 경우도 있으니 약국에서 좀 더 적극적인 복약지도가 왜 필요한지는 더 이상 말 할 필요도 없다고 본다.

또 간질환 환자나 그 가족들이 와서 가장 많이 묻는 것 중 하나가 한약을 먹어야하는지 먹지 말아야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거기에다 ‘병원에서는 절대 먹지 말라고 했어요’라고 덧붙이면 뭐라 해야 할 지 참 곤란하다.

하지만 분명 체질에 맞는 한약은 간에 유익하다고 확신한다. 다만 체질에 맞지 않는 한약을 먹는 경우 오히려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하고 그런 확신이 없다면 차라리 안전한 양방치료를 하라고 권한다.

 

꼭 정기검진 받기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간질환 환자들에게 정기검진은 선택이 아닌 필수임에도 병원에서 권하면 돈을 목적으로 한 과잉진료로 오해해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약국에서 권하는 경우 환자는 자신을 위한 관심으로 보고 잘 따른다.

일반적으로 건강보균자(무증상 보균자)라도 20세를 전후로 활동성으로 변해 간염으로 또 간경화를 거쳐 간암으로 진행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이에 대한 사실을 꼭 주지시켜 자신의 간 건강상태를 꼭 체크해 적절한 치료를 통해 병의 진행을 막고 건강하게 오래살 수 있게 해주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몸이 천냥이라면 간은 구백냥

우리 몸이 천냥이라면 간은 구백냥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 인체에서 간이 차지하는 비중은 굉장히 크다.

또 간은 인체의 화학공장이라고 표현하기도 할 만큼 모든 음식물(약 포함)은 간에서 점검되어, 해독, 대사과정을 거치고 저장까지도 하게 된다.

이렇게 중요한 간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우리가 건강하게 살아가는 필수조건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선천적으로 혹은 후천적으로 이렇게 중요한 간에 문제가 발생했거나 손상이 되었다면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야만 한다. 그러기위해 수많은 약이 있고 우리 약사들이 있다고 믿는다.

 

마음 편하게 해주는 것도 중요

지수엄마가 우리약국을 고집하는 이유는 마음이 편해서라고 한다.

얼마 전 부터 초음파상에 문제가 보이기 시작했을 정도로 상태가 진행되고 있는데도 형편상 직장을 그만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병원에 다녀오면 금방 간암이 될 것 같은 공포감이 들 정도라 초음파 검사를 하는 것이 두려울 정도인데 그래도 약국에 오면 왠지 관리만 잘하면 건강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은 위로를 받아 안심이 되곤 한다고 했다.

나도 가끔은 너무 무덤덤한 환자들에게는 심하게 겁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지수엄마의 경우 지나치게 민감한 것이 스트레스로 작용해 빈혈수치가 조금만 올라가도 땅이 꺼지게 걱정하기 때문에 되도록 편하게 해 주자는 것이 내 생각이었고 내 덕분인지는 몰라도 불안한 마음에 주위에서 좋다는 식품이나 약재들을 수백만원어치씩 사들이는 일은 더 이상 안 해도 될 만큼 마음이 편해진 상태가 되어 열심히 병원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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