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의심가도 검사 권유…한약은 보약 범위 안에서

진통제 보다는 원인 찾아 해결…결핍증·과잉증도 생각

 

대전 대덕구 법동 신생당약국 주향미 약사

 

충남대 약학대학 약학과 졸업

현 대전약사회 약학 한약이사

2006년 전국 복약지도 경연대회 동상

2008년 서울시약,약업신문주최 복약지도 시나리오 공모전 우수상

2010년 중부권약사 학술대회 논문 우수상

2010년 약사공론주최 동영상 복약지도 경연대회 장려상

 

작년 가을쯤 딸아이가 위내시경을 받고 싶다고 했다. 이유인즉슨 고3언니가 매일 소화가 안된다며 밥을 잘 먹지 못했는데 병원에 가니 위암말기로 한 달도 지나지 않아 하늘나라로 갔다는 것이다. 2~3년 전쯤엔 육상을 하는 중1 남자애 엄마가 와 아이가 자꾸 피곤하다고 해서 운동이 심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병원에 가니 이미 백혈병 말기였다며 자책을 했었는데 결국 그 아이도 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나라로 떠났다.

또 내가 아는 어떤 가정에서는 아이가 무릎이 아프다고 동네 병원에 갔는데 성장통이라고 해서 치료를 받다가 차도가 없어 큰 병원에 가보니 이미 골수암 말기로 그 아이 역시도 얼마를 못 버티고 부모의 곁을 떠났다.

아이를 키우는 약사로써 이런 소식들을 평생을 내 기억에 남아 가슴 아프게 한다.

이처럼 성장기 아이들에게 병이란 확률적으로 얼마 안되어도 일단 발병을 하면 진행속도가 너무 빨라 손 쓸 기회조차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청소년 건강 상담을 할 땐 조금의 의심이 가도 만약을 생각해 검사를 받도록 권유를 한다. 이렇게 해서 한생명이라도 살릴 수 있다면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일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럼 이번호에도 수험생 건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수험생의 체력관리

삼월이 되면 고등학교 1학년과 3학년을 둔 엄마들이 약국에 와 한약에 대해 문의를 많이 한다. 1학년의 경우 고등학교 생활에 적응하느라 힘들어해서이고 3학년의 경우 입시준비로 아이들의 체력이 떨어져 힘들어하기 때문이다.

부모의 입장에서 내 아이의 건강이 걱정이 되서 보약을 먹이겠다하면 약사로써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다.

 

하지만 고등학교시절 중에 언제 한약을 먹이는 것이 가장 좋냐고 묻는 엄마들에겐 언제든지 좋지만 고3 봄하고 수능 1~2개월 전 이렇게 두 번은 꼭 먹여야한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내 말에 따라 삼월에 한약을 먹인 엄마들은 90%이상이 수능 한 두 달 전에 다시와 한약을 먹이면서 봄에 먹인 한약 덕을 많이 봤다고 고맙다는 말을 하곤 한다.

 

한약에 대해선 하루아침에 실력이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회가 될 때마다 많은 강좌를 듣고 공부하여 많은 준비와 경험을 가지고 스스로 의 비방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약업 환경이 바뀌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마음만 먹으면 필요한 강좌는 얼마든지 있고 더구나 시간이 맞지 않는 약사들을 위한 동영상 강의도 넘치도록 많기 때문에 약사들이 마음만 먹는다면 한약이 약국을 떠나는 일은 없을 것이고 절대 없어야한다고 믿는다. (한약에 대한 처방은 실력 있는 약사님들이 나름대로 비방을 갖고 있는 것이라 처방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겠다.)

 

그러면 수험생들에겐 어떤 한약이 좋을까?

 

약국마다, 약사님들마다 다르겠지만 우리약국에선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모든 학생들에게 같은 처방을 낸다. 그리고 그 처방은 일반적인 보약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엄마들의 생각은 다르다. 모든 엄마들이 내 아이는 특별하고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고 믿고 약을 주문할 때마다 우리아이는 장이 나쁘다거나 혹은 위가 좋지 않다거나 하면서 이것저것 요구하고 또 공부에 대한 욕심으로 총명탕도 넣어달라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보약은 보약으로 먹여야지 다른 것을 첨가하면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을 여러 차례 경험한 후론 엄마들이 원하는 모든 것들은 열심히 들어주는 것으로 끝내고 처방은 ‘보약은 보약으로’라는 원칙대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도 약을 줄 때는 내 아이를 위한 특별한 처방인 것처럼 말해줌으로써 약에 대한 신뢰를 높여야 열심히 먹이고 또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만약 한약에 대한 준비가 안된 약국이라면 이미 제품으로 나와 있는 수험생보약들도 좋고 홍삼제품도 좋다. (다만 홍삼의 경우 주의해서 먹일 필요가 있다)

 

두통

언젠가 남자고등학생을 둔 엄마가 아들의 두통 때문에 상담을 받으러 온 적이 있다.

아이가 두통이 너무 심해 혈액검사와 MRI까지 찍었는데 아무 이상이 없고 스트레스인가 싶어 신경과 약을 먹는데도 별 차도가 없다며 혹시 나쁜병은 아닌지 걱정을 했다.

 

일단 검사 결과 이상이 없다면 큰 문제는 아닐거라 위로하며 이것저것 묻는데 문득 혹시 빈혈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내 말에 아이의 엄마는 병원에서 수치가 정상이라고 했다면서 빈혈은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아주 어릴적부터 아이의 성장을 지켜본 나로썬 자꾸 빈혈이 의심되었다.

 

때론 혈액검사의 결과 빈혈에 관한 수치들이 정상이라 하더라도 빈혈증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종종 있으며 이 경우 혈액검사를 무시하고 빈혈약을 주면 증상이 사라지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빈혈이 아니라 확신하는 엄마에게 내가 먹고 있는 빈혈약을 한판 주면서 일단 먹여보고 다시 오라고 했고 며칠 뒤 엄마는 아이의 두통이 사라졌다고 신기해했다.

 

이런 경우 왜 그런지 속 시원하게 설명할 수는 없다. 아마도 검사수치 이외의 원인이겠지만 단지 내 눈에는 아이의 빈혈증이 보였기 때문에 빈혈약을 주었을 뿐이다.

그런데 우리약국에선 이렇게 만성두통의 원인이 빈혈인 경우가 종종 있다. 여자아이들이 훨씬 많지만 때론 이렇게 남자아이들에게도 나타난다. 그리고 이런 경우 어렵게만 보이던 문제를 쉽게 해결해 기뻐하는 엄마들을 보면 왠지 마음이 뿌듯해지곤 한다.

 

물론 모든 수험생두통이 빈혈이 원인일 수는 없다. 때론 감기로, 때론 수면부족이나 피로누적으로, 때론 스트레스로, 또 드물지만 홍삼제품을 오래먹어도 두통이 생기기도 한다. 이럴때 아이들이 진통제를 계속 먹도록 방치하지 말고 원인을 찾아 꼭 해결을 해줘야만 한다.

 

스트레스와 두뇌영양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면서 대부분의 아이들이 예민해진다. 특히 고3이 되면 예민한 정도를 넘어 신경질적이 되어 심한 경우 온 식구들이 눈치를 봐야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런 경우 ‘공부하느라 힘들어서’ 또는 ‘시험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해져서’ 라고 생각해 대부분 그냥 참고 넘긴다. 분

 

명 수능 스트레스 때문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때론 그런 현상이 내 몸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면 빨리 그 신호를 감지하고 적절한 치료를 해주어야만 한다.

그런 신호들을 무시해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그로인해 수능까지도 망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학생들의 감정에 관련하는 성분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칼슘이 부족해도 불안, 불면, 가슴두근거림, 과동증이 나타날 수 있다.(그래서 내가 아는 어느 약사님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곧바로 칼슘을 드신단다.)

도파민이 결핍 되도 산만하고 신경질적이 되며 학습능력이나 기억력이 감소된다. 비타민이 결핍 되도 스트레스를 잘 받고 늘 피곤하다.

 

그래서 보통 칼슘, 그리고 아미노산(도파민의 전구물질도 아미노산이므로)과 비타민이 풍부한 효모, 또 두뇌영양에 관련하는 오메가3, 이런 종류들을 무드 조절영양제라고도 한다.

어떤 제품을 어떻게 적용하는지는 약사님마다 다르겠지만 필요할 때 적절한 제품을 권해줌으로써 수험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지금까지 살펴본 결과만 본다면 학생들에게 먹여야할 제품들이 너무 많다. 그리고 어떤 수험생도 이 모든 제품을 다 복용할 수는 없다.

 

다만 이런 제품에 대해 충분히 준비를 한 다음 약국에 방문하는 수험생의 상태에 따라 적절하게 선택하여 권해주면 된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고3이 되는 우리아이는 칼슘과 유산균 종합영양제 비타민C만 복용중이다. 엄마가 약사인데도 한약은 살찔까봐 먹기 싫다고 하고 오메가3나 효모제품도 자신에겐 필요 없다고 한다.

 

물론 약사로써도 엄마로써도 아직까지는 이정도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무리 좋은 성분도 결핍증과 과잉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제품을 권할 때마다 이 점도 고려해야만 한다고 본다.

2011년에 고3이 된 우리 딸을 비롯한 대한민국의 수험생들은 이제 겨우 시작이다. 앞으로 나른한 봄과 지치는 여름, 졸린 가을을 다 거칠 때 까지 갈 길이 멀다.

 

부디 이 아이들이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수능을 마칠 수 있도록 모든 약국과 약사님들이 힘이 되어 수험생 엄마들과 아이들의 얼굴이 활짝 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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