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의 인식 및 약업 환경의 변화를 감안할 때 이제 국내에서도 드럭스토어가 태동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됐다는 것이 경영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보건의료시장 개방 사안이나 최근 경제 특별구역 내에 외국인 이용자를 위한 외자 법인약국 허용이 확정된 배경도 같은 맥락에서 풀이되고 있다. 대기업 약국시장 진출 본격화 보건의료서비스시장의 개방 문제와 맞물려 대기업들의 약국시장 진출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최근 SK의 OK마트가 약국 드럭스토어시장 진출을 본격 선언한 데 이어 대형할인마트 등을 통해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는 대기업들의 행보도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삼성의 홈플러스나 LG의 LG마트, 롯데의 마그넷 등 대형할인마트 내에는 의원과 약국을 동시 입주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특히 대형건설업체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가 향후 법인약국 허용시 약국시장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분석이 경영전문가들로부터 제시되고 있다. 또 최근 제일제당이 자사 건강식품 ‘CJ뉴트라’를 판매하는 건강복합매장 1호를 서울 청담동에 개점하고 올 연말까지 10호점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해 일각에서는 향후 법인약국의 변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모 체인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대형마트와 약국을 함께 개설하거나 토탈헬스케어센터를 오픈하는 것은 법인약국을 고려하지 않은 고객의 수요와 편의적 측면이 강하다는 쪽으로 수긍을 하지만 향후 법인화의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마포구의 한 약사는 “할인마트를 이용하다 보면 약국이 입점한 매장을 종종 발견할 수 있는데 한층 전체를 묶어서 보면 결국 선진국의 드럭스토어의 모델과 다를 바 없다”며 향후 법인화를 위한 교두보로 해석했다. 외국체인 시장조사 마쳐 외국계 체인의 경우 미국 최대의 드럭스토어 전문업체 월그린, 영국 프랜차이즈 업체인 부츠 사 등은 이미 국내 시장 조사를 마치고 시장 진입시기만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영국의 최대 드럭스토어 업체인 부츠(Boots)社는 2000년 가을 경 이미 직원 2명이 국내에 방문, 6개월간 머물면서 국내 약업 시장에 대한 충분한 자료 검토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M마케팅 컨설팅 업체의 L대표는 “당시 부츠사 직원들이 보유한 자료는 상당히 정확한 것이었으며 그들이 파트너십을 맺을 만한 업체 소개를 의뢰해 K사, H사, S사, L사 등 국내 대기업 몇 곳을 선정해 주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최근에는 부츠가 쥴릭과 제휴, 인선작업까지 마쳤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약사는 “국내 대기업 중 S사의 경우 영국의 부츠, 미국의 월그린과, L사의 경우, 일본계 업체와의 제휴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이제 법인약국 문제는 약국가의 찬반에 따라 가능 여부가 결정될 수 있는 차원은 넘어선 셈이다. 물론 한국 약사들의 높은 자존심과 그동안 운영됐던 약국 형태 및 약사관련 법령을 감안할 때 당장에 서구나 일본과 같은 드럭스토어 형태로 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적어도 처방전 수용을 기본으로 하며 취급 상품을 점진적으로 늘려가는 ‘유사드럭스토어’를 ‘한국형 드럭스토어’의 출발로 보는 시각인 것이다. 결국 약국은 변화를 인정해 CEO의 경영자질을 쌓고 경쟁력을 키워 대응하는 준비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며 그 대안 가운데 하나가 아직은 그 틀이 정해지지 않아 다양성을 갖고 있는 한국형 드럭스토어의 발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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