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증상 골다공증…부작용 없는 칼슘제 등으로 미리 대비
남편 갱년기도 무시할 수 없어…관련치료·영양요법 병행해야

 

대전 대덕구 법동 신생당약국 주향미 약사

 

충남대 약학대학 약학과 졸업
현 대전약사회 약학 한약이사
2006년 전국 복약지도 경연대회 동상
2008년 서울시약, 약업신문 주최 복약지도 시나리오 공모전 우수상
2010년 중부권약사 학술대회 논문 우수상
2010년 약사공론 주최 동영상 복약지도 경연대회 장려상


40대 후반이나 50대 초반의 아주머니들이 우리약국에 와서 가장 많이 하는 말들 중 하나가 남편에 대한 불평이나 불만이다.
갈수록 잔소리가 심해진다거나 어디를 가든, 무었을 하든 혼자 안하고 꼭 같이 하려고 한다는 것들이다.
“왜 좋잖아요. 두 분이 같이 하시면...”
웃으면서 건네는 내말에 손사래까지 치며 정색을 하는 아주머니에게 난 넌지시 갱년기에 대한 언급을 시작한다.

 

갱년기, 약국에서 해줄 수 있는 부분 많아
흔히들 말하는 50대 전후로 나타나는 남성의 여성화, 여성의 남성화가 가장 대표적인 갱년기 증상임이 분명한데도 약국을 하는 약사들조차도 그냥 자연스런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사회적으로 여성의 갱년기는 중요하게 인식되어 그에 관련된 치료법이나 약물들이 많이 개발되고 약국에서 여성 갱년기에 관련된 약품들의 판매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지만 남성의 갱년기에 대해서는 그 말조차도 어색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지금 약국의 현실이라 본다.
하지만 약사인 내 관점으로 본다면 갱년기란 남성 여성 모두에게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부분이고 이점을 고려한다면 약국에서 해줄 수 있는 부분들이 훨씬 많아질 것이고 이것은 약국 매출로 직결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많은 경험으로 알 수 있다.

 

1.엄마들의 갱년기 준비는 빠를수록 좋다.
여성 갱년기이후 나타나는 대표적이면서 중요한 질환 둘을 뽑는다면 골다공증과 고지혈증이다. 폐경이후 여성 호르몬 분비의 급격한 저하로 생기는 이 두 가지 질환은 폐경기 이후 남은 30년의 삶을 행복하게도, 불행하게도 만들 수 있을 만큼 중요하다.
더구나 호르몬 분비저하는 대부분 폐경기 이전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빠르면 30대 후반이나 40대 초반에도 호르몬 분비저하로 무월경이나 골다공증으로 고생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 여성들은 폐경에 대한 대비를 의학적으로 어떤 문제가 발생할 때까지 미뤄두는 것이 대부분이다.
골다공증의 경우를 보더라도 이미 진행된 골다공증을 정상으로 되돌리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약국을 찾는 여성분들에게는 임신을 해 태아에게 칼슘을 빼앗기는 그 순간을 기점으로 뼈 건강 챙기기를 권한다. (앞 키 키우기에서도 언급했듯이 임산부의 칼슘제 복용은 태아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치므로 오히려 이 시기가 지속적 칼슘 복용을 이끌어내기에 훨씬 유리하다고 본다.)
그리고 칼슘제의 경우 단기복용이 아닌 10년, 20년 장기복용을 해야 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흡수율과 더불어 변비, 위장장해 같은 부작용이 없는 제품을 권하는 것이 지속적으로 복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필수조건이라 본다.

 

2. 약사인 우리도 피할 수없는 갱년기
내가 지금의 위치에 약국을 시작한 게 벌써 15년이 넘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칼슘제를 복용하고 있는 엄마들이 꽤 많다.
이분들이 이렇게 눈에 보이는 효과도 없는 칼슘제를 긴 시간동안 복용하는 데는 약사인 나에 대한 신뢰가 크기 때문이라고 보며 그 신뢰의 바탕은 약사 역시도 피할 수 없는 갱년기를 같은 방법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했기 때문이다.
우리 약국에서 판매되는 약에 대해서는 가능하다면 약사인 내가 직접 복용해보고 결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지금 우리 약국에서 판매되는 칼슘제 역시도 많은 칼슘함유 제제들을 개봉하고 버리기를 반복한 후에 선택한 것으로 어떤 제제는 소화가 안돼서, 어떤 제제는 변비가 생겨서, 어떤 제제는 속이 쓰려서 개봉한 약들을 포기하기를 반복한 결과 선택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인지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판매를 해도 부작용을 호소하는 경우가 거의 없음은 물론이고 재구매율 역시도 높다.(내가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칼슘제는 생체 칼슘제제로 변비나 위장장애는 물론 결석에 대한 걱정도 없어 드물기는 하나 남성들의 칼슘제로도 즐겨 쓰고 있다.)

 

3. 본격적인 갱년기 치료
본격적인 폐경이 오고 호르몬 분비가 저하되게 되면 여성들은 여러 가지 증상을 호소하며 약국이나 병원을 찾는다. 병원에서 HRT 치료를 받는 경우에도 종종 약국에 와서 자궁암이나 유방암 등에 관련하여 호르몬 요법의 안전성에대해 문의를 한다.
이럴 때는 최대한 정확하게 갱년기 치료법에 대한 설명을 해줌으로 환자 스스로 호르몬 요법의 장단점을 알고 결정하도록 한다.
부작용을 배재한다면 HRT요법만큼 갱년기 치료에 효과적인 것도 없고 가끔은 한방치료나 다른 호르몬 대체요법들이 전혀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에는 HRT 요법을 시행해야 하기 때문에 정기적 검사와 더불어 HRT 요법을 추천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HRT요법은 원칙적으로 2년 정도만 하게하고 그 다음은 다른 방법을 찾도록 도와준다.)

 

4.부부가 함께하는 갱년기 치료
대표적인 여성 갱년기 증상은 안면홍조, 다한, 불면증, 신경과민이나 우울증이고 남성의 갱년기 증상은 발기부전이나 성욕감퇴로 대표되긴 하지만 여성과 마찬가지로 신경과민이나 번열 다한 등의 증상도 흔하게 나타난다.
임상적으로도 여성 갱년기에 여성 호르몬 분비가 저하되듯이 남성 갱년기에도 남성 호르몬 저하가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혈중 남성 호르몬 농도가 3mg/ml 미만일 때 의학적으로 남성 갱년기로 진단한다고 한다.)
다만 아직까지 사회적 분위기는 남성의 갱년기증상은 중요시 여기지도 않고 발기부전이나 성욕감퇴 전립선비대증 같은 증상은 갱년기증상으로 분류하기 보단 독립적으로 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하지만 갱년기 증상으로 우리 약국을 방문하는 여성고객에게 난 남성의 갱년기를 언급하면서 남편의 갱년기도 함께 챙겨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내 경험상으로 이런 경우 남편의 갱년기에 대한 거부보다는 일종의 동질감을 느끼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것이다.
이런 전략은 남편을 더 쉽게 약국으로 끌어들일 수도 있고 궁극적으로 약국매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본다.

 

5.남성들의 갱년기 치료는?
20여 년 전 내가 처음 약국을 할 때만 해도 중년이나 노년의 남성들이 ‘뎁포’라는 주사제를 많이 찾았고, 주사제가 아니더라도 테스토스테론이 함유된 영양제들이 꽤 많이 판매되었었다.
기적의 약처럼 놀라운 효과를 자랑하던 이런 제제들은 부작용 때문인지 차츰 사라졌고 지금은 약국 내에서 남성 호르몬이 함유된 제제를 찾아볼 수가 없다.
그러면 약국 내에서 갱년기 남성을 대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제제들은 무엇이 있을까?
우리약국에서는 갱년기에 나타날 수 있는 여러 질환들에 대해서는 먼저 전문의의 치료를 권한다.
그리고 그 치료와 더불어 갱년기에 도움이 되는 영양제나 면역증강제 또는 한방제제를 함께 복용하도록 한다. 인체의 면역이나 영양상태가 개선되어야 남성의 갱년기를 쉽게 극복하고 이후의 삶을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6.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갱년기장해는 인체의 노화반응의 하나이므로 누구도 피하여 지나갈 수도 없고 치료를 한다고 해서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도 없다. 하지만 갱년기장해에 의해 유발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줄여줌으로써 좀 더 건강하고 질 높은 삶을 살 수는 있다. 반대로 우리가 미리미리 준비하여 내 신체를 건강하게 유지한다면 남들보다 훨씬 쉽게 갱년기장애들을 극복함으로써 건강한 삶과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고 본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불변의 진리처럼 할 수 있을 때에 건강을 지킴으로써 건강한 마인드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 약사들이 해야 할 일이라 믿는다. 이것이 내가 갱년기 치료를 하는 원칙이며 단순한 갱년기 관련치료뿐만 아니라 체력증진이나 면역증강을 위한 영양요법을 병행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꽤 오랜 시간 내 말을 듣고 있던 아주머니께 마지막으로 남편의 갱년기를 안쓰럽게 여기라는 말을 해주었다. 그리고 한참이나 내 이야기를 듣고 돌아가는 아주머니의 손에는 남편을 위한 갱년기에 좋은 약들이 들려있었고 얼굴에는 왠지 모를 흐뭇한 미소가 보였다. 
그 미소를 보면서 내가 약사여서 참 행복하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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