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은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해이다. 첫 단추를 어떻게 채우느냐에 따라 기업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 2011년도 경영환경은 다양한 기회와 위협 요인이 복합적으로 내재되어 있다. 경영환경 변화에 한 발 앞서 대응하는 기업들은 시장 주도의 과실을 누릴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현상을 유지하는 것도 힘들게 될 것이다. 2011년 경영환경 변화에 따라 나타나게 될 현상과 주목해야 할 경영 포인트를 짚어보자.
 
경영의 기본 재점검


작년 2010년에 도요타의 리콜 사태를 지켜보며 최고의 기업도 품질이나 고객 등 경영의 기본에 충실하지 않는다면 한 순간에 모든 명성을 잃고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절감했을 것이다. 대부분의 우리 기업들도 품질, 고객, 인재관리 등 경영의 기본을 제대로 실행하고 있는가를 자문해 본다면 긍정적인 답을 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경영의 기본에 소홀해 지거나 흔들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시장과 경쟁사에 대응해야 할 시간은 점점 짧아지고 관리해야 할 범위는 매우 커졌기 때문이다. 예컨대 개발해야 할 제품의 기하급수적 증가 및 제품의 고기능화와 복합화로 인해 신제품개발 과정은 훨씬 복잡해지면서도 개발 기간은 크게 단축된 것이다. 


둘째, 인터넷이나 소셜 미디어의 발달로 고객 간의 정보교환이 활발해 지면서 품질이나 고객서비스 등 경영의 기본에 대한 고객과 시장의 기대수준이 매우 높아졌기 때문이다. 고객서비스나 품질 문제는 초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눈덩이처럼 커져 기업의 이미지 실추는 물론 기업 존폐의 위기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셋째, 사업 방식이 내부에서 모든 것을 하는 방식에서 외부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변화되었기 때문이다. 모듈화와 전문화, 현지화와 글로벌 아웃소싱 등 외부자원을 활용하는 방식은 원가점감 측면에서는 효과가 있었으나 품질과 서비스에 대한 기업의 지배력 저하라는 문제를 야기 시켰다. 협력업체의 품질관리가 부실하면 대기업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경영 활동 목적과 사업의 재점검


이처럼 과거보다 훨씬 복잡하고 어려워진 경영환경 하에서 경영의 기본을 철저히 준수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부실공사를 할 위험 인자를 항상 갖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2011년 새해에 경영의 기본을 재점검해서 지속적인 성장의 토대를 확고히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영 활동의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인가를 재점검해야 한다. 경영 활동 목적의 우선순위가 고객을 위한 가치 창조인지, 사업성과 창출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고객이 필요로 하는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먼저다.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여 그들이 원하는 신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면 매출이나 이익 등의 성과는 자연히 따라온다. 월마트의 창업자 샘 월튼은 ‘우리에겐 오직 한 명의 상사만이 존재한다. 그 이름은 고객이다. 고객은 사장에서 말단직원까지 우리 모두를 해고할 수 있다’라고 말하며 모든 역량을 고객가치 제공에 초점을 맞추어 최고의 기업이 된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단기사업성과 창출을 목적으로 상황에 따라 품질 수준을 타협하고 시장보다 내부 논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만약 이런 경영 관행이 지속된다면 단기적인 과실을 얻을 수는 있어도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우리 기업의 미래가 불투명할 수 있다. 담당 사업의 본질이 무엇인지, 사업을 통해 고객에게 무슨 가치를 어떻게 제공할 것인지에 대한 보다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조직 역량에 걸맞게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지 재점검해야 한다. 우리 기업 중에 글로벌 1, 2등이 속출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자칫 성공체험을 과신하여 조직 역량이 뒷받침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브레이크 없이 과도한 성장을 추구한다면 큰 화를 자초할 수도 있다. 성장가도를 달리는 기업일수록 과도한 욕심과 자만심을 경계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본업을 강화해야 하며, 내실을 다질 부분은 없는지 부실해지는 영역은 없는지 잘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경영프로세스와 인재관리의 재점검


계획-실행-평가의 연속적인 과정으로 이루어지는 경영프로세스가 잘 작동하고 있는지 재점검해 보아야 한다. 대다수 우리 기업들은 프로세스 자체는 잘 구축되어 있으나 실제 운영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아 과거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우리 기업은 제품개발프로세스의 경우, 개발단계별 리뷰가 취약하고 완성도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조건부 승인하는 사례가 많다. 이러한 관행은 결국 부실한 제품개발과 품질 저하로 이어져 동시다발적 고객 클레임을 야기할 수 있다. 


인재관리 측면에서도 재점검을 해야 한다. 사업을 이끌고 경영프로세스를 실행하는 주체는 결국 사람이다. 조직에 적합한 인재를 잘 확보하고 있는지, 그들이 능력과 에너지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하고 조직 여건을 조성하고 있는지 전반적으로 살펴야 할 것이다.


옛 속담에 ‘급한 길은 에워가라’는 말이 있다. 급하다고 서두르면 도리어 실수할 수 있으므로 급할수록 앞뒤를 헤아려서 침착하게 행동하라는 말이다. 경영환경이 복잡하고 어려울수록 경영의 기반이 되는 고객, 품질, 인재, 경영프로세스 등을 철저히 점검하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2011년 나의 기업, 나의 삶에서 기본은 무엇인지, 그 기본을 잘 지키고 있는지, 잘 지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돌아봐야 할 것이다. 
 
시장주도형 혁신


2011년은 글로벌 경제의 침체 가능성 등으로 그 어느 해보다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크고 기술변화의 속도가 매우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시기에 우리 기업이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시장주도형 혁신을 통해 새로운 시장과 고객층을 만들 수 있는 혁신적인 신제품을 내놓아야 한다. 그래야만 고객만족 수준을 넘어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다.


개량/개선 신제품개발 활동을 전개하는 시장 대응형 혁신만으로는 앞으로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어렵다. 언제든 강력한 경쟁자가 새롭게 나타나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전통의 강자기업들을 위협하거나 와해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신제품을 개발/출시하여 고객을 감동시키고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고객의 잠재 니즈 파악 


시장주도형 혁신은 시장 대응형 혁신과 마찬가지로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명시적인 고객 니즈를 파악하는 차원을 넘어 고객의 내면 속에 깊이 감추어져 있는 잠재 니즈(Latent needs)를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따라서 우리 기업들이 시장주도형 혁신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하는 말보다 행동을 주시하여 고객의 내면에 있는 잠재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고객의 잠재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있는 현장 속으로 들어가 직접 행동을 관찰하고 살펴보는 것이다.
 
외부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 


시장주도형 혁신을 추구하는데 있어 기술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기술은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수단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런 이유 때문에 혁신적인 신기술이 기존의 기술을 대체하며 고객과 시장의 판도를 바꿀 만큼 매우 큰 위력을 발휘하는 경우도 있고, 고객과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사라지는 경우도 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외부의 기술발전 동향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고객의 잠재 니즈를 잘 만족시킬 수 있는 신기술이 있는지를 유심히 살펴보아야 한다. 만약 외부에서 필요한 기술을 발견했다면 개방형 혁신을 적극 추진하여 내부 R&D 활동에 접목시켜 혁신적인 신제품개발에 반드시 활용해야 한다. 
 
새 술은 새 부대에, 양손잡이 조직


일반적으로 대기업은 이미 출시되어 검증된 신제품의 개량/개선에 치중하면서 단기 성과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과 비용의 투입이 따르고 실패확률도 높은 혁신적인 신제품 개발은 기피하게 된다. 따라서 시장주도형 혁신을 체계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양손잡이 조직의 도입을 고려해 볼 만하다.


양손잡이 조직은 기존조직과 별도로 조직구조, 운영시스템, 조직문화, 업무공간 등 조직체계를 신설하여 조직을 이원화해서 운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 오른손잡이 조직에는 이미 보유하고 있는 역량과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하여 시장대응형 혁신을 실행하고 기존조직과는 다른 조직구조, 운영프로세스, 평가시스템, 조직문화, 업무공간 등을 갖춘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왼손잡이 조직을 신설하여 시장주도형 혁신을 추진하는 것이다. 


양손잡이 조직이 성공적으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조직구조의 분리는 물론 CEO나 CTO 등 경영층이 왼손잡이 조직의 장을 겸직하면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제공하고 오른손잡이 조직과 왼손잡이 조직 간의 원활한 협력과 조정을 이끄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왼손잡이 조직과 오른손잡이 조직 소속의 구성원들이 자주 만나서 논의할 수 있는 회의체를 운영한다든가, 정기적으로 인력 교류를 실시하는 등 분리되어 운영되고 있는 조직이 전사 관점에서 발전적으로 통합될 수 있는 메커니즘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기업들이 치열한 생존전쟁에서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나가기 위해서는 고객이 있는 현장 속으로 들어가 마음속에서 간절히 원하는 잠재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혁신적인 신제품으로 구현하여 고객을 감동시켜야 한다. 이를 실행할 수 있는 기업이야말로 그 어느 해보다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클 것으로 예측되는 2011년에 지속적으로 성장/발전하게 될 것이다.

 

-다음 호 ‘새 10년 맞는 경영, 이것만 기억하라(下)’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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