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적극적인 브랜드 마케팅으로 고객을 확보한다


많은 의료기관들은 처음 개원하자마자 위기감에서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하고, 막상 환자들에게 알려진 이후에는 마케팅을 등한시한다. 아직 진료의 질이 확보되지 않은 시점에서 마케팅 예산을 쓰다가 보면 막상 자리 잡은 이후에는 마케팅 비용이 부족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마케팅이 가장 효과를 보는 시점은 환자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서 저절로 환자가 늘어나는 시점이다.


고운세상 피부과는 성신여대 앞 돈암동 지점이 성공한 이후, 강남, 잠실, 압구정, 명동, 신촌 등 서울 시내 거점지역에 발 빠르게 진출을 하면서 브랜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시도했다. 한 예를 들면 지하철 2호선에 “고운세상을 만날 수 있는 곳”이라는 광고를 실으면서 서울의 지하철 역 중 고운세상이 있는 곳을 표시한 광고를 내기도 했다.


서울아산병원도 다양한 방법으로 브랜드 마케팅을 시도했다. 심장이식을 제일 처음 성공시킨 송명근 교수님이 성공시대에 출연하기도 했고, 열린 음악회를 병원 중 처음으로 유치했다. 드라마 “종합병원”의 로케이션 장소로 병원을 제공했고, 주말 버라이어티 쇼의 시골 오지 무료진료 프로그램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계속적으로 서울아산병원을 브랜드 마케팅 했다.


차별화된 전략적 포지셔닝도 성공에 중요하지만, 공격적인 브랜드 마케팅은 후발주자가 선발주자를 따라잡는 효과를 내기도 한다. 처음 증류한약을 사용해서 소아전문 한의원을 기획한 것은 도원아이한의원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공격적이고 전략적인 브랜드 마케팅에 힘입어서 소아 전문 한의원으로 더 알려진 것은 함소아한의원이다.


성공병원들은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잘 나갈 때 더욱 공격적으로 브랜드 마케팅을 했다. 그래서 가능할 때 최대의 고객군을 확보하는 것이 성공 병원들의 좋은 습관 중 하나였다.

 

7. 신규 경쟁자를 과소평가하지 않는다.


우리들병원 출신 전문의들 중 병원을 나가서 척추병원을 개원한 이들이 많았다. 21세기 병원이 처음 개원했을 때 우리들병원의 대응은 의아할 정도로 소극적이었다. 아마도 경쟁자들이 성공할 가능성에 대해서 과소평가한 때문이었을 것이다. 대항병원의 개원에 대한 송도병원의 대응 역시 소극적이었다. 아름다운 나라 클리닉에 대한 고운세상 피부과의 대응도 소극적이었다.


세상에 절대로 남들이 따라 할 수 없는 전략적 포지셔닝이란 없다. 내가 하는 것을 남들이 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강력한 내 포지셔닝이 소리 없이 무너지기 시작한다. 자만심은 우리 모두의 적이다. 대체적으로 한국의 성공병원들은 경쟁자들이 비슷한 사업 컨셉을 가지고 진출할 때 경시하는 경향이 있다. 설마 우리만큼 하겠냐는 생각을 가지면서 안이하게 대처한다. 고객들은 차별화된 우리 병원의 서비스에 만족하기 때문에, 확실치도 않은 신규 경쟁자에게는 눈을 들리지 않는다고 오판을 한다.


설혹 고객들을 경장자들에게 빼앗기더라도 그들은 병원 경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 저가고객이라고 합리화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대체적으로 성공 병원과 유사한 비즈니스 전략을 채택한 병원들은 시장이 확장하는 시점에서는 큰 어려움 없이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저가시장을 잠식한 후에는 고가시장으로 포지션을 옮기면서 성공병원의 이익률을 깍아 내렸다.


신규 진입자를 과소평가하는 것은 대한민국 성공 병원의 일반적인 나쁜 습관이었다. 따라서 이 점에 있어서 성공병원들은 앞으로 더욱 주의를 기울어야 할 것이다.

 

8. 과잉투자보다 특화분야를 강화한다.


성공병원은 조바심이 들게 된다. 고객들에게 외면 받을까 두려워진다. 그러면서 현재의 고객을 잃고 싶지 않은 생각에 고객이 원치 않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하고, 고객은 큰 기대를 하지도 않는 부분에 치중하지도 않다.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인 고급인테리어가 과연 고객이 병원에 원하는 것일까? 일부 성공 피부과 의원이나 라식 전문 안과에서는 마케팅 목적으로 정기적으로 레이저를 바꾸기도 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새로운 수요를 놓치고 현재의 고객들에게 그들이 원하지 않는 과잉서비스를 한다. 그러는 가운데 낮은 가격에 높은 만족도를 주는 파괴적 혁신 기술을 무기로 경쟁자들이 시장을 잠식한다. 때로는 성공병원들이 기존 형태의 고객들을 늘리는 것에만 몰두할 때, 신규 진입 경쟁자는 현재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비소비 고객을 고객으로 전환시키면서 세력을 확장한다.


우리들병원을 비롯한 척추전문 수술 병원은 고객들이 이해할 수도 없는 긴 글자의 영어 이니셜로 된 수술을 계속 개발해 냈다. 그렇게 좀 더 작게 절개하고 빨리 회복이 되는 수술을 계속 개발하는 동안에 자생한방병원 같이 비수술적으로 척추질환을 치료하는 경쟁자가 나타났다. 재활의학과 정형외과, 마취과 개원의들은 비수술적으로 통증을 고치는 방법을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 환자가 허리가 아파서 병원에 온다는 것을 잊고, 환자가 수술을 받기 위해서 병원에 온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면서 비수술요법으로 통증을 치료하는 시장을 경쟁자들에게 내주고 있었던 것이다.


서울아산병원과 삼성병원을 비롯한 종합병원들은 암병동 위주의 병원 증축 공사를 시행하고 있다. 수도권의 인구 증가 속도가 완만해진다면 증축된 암병동을 정상적으로 가동하기 위해서는 지방 환자들을 유치해야 한다. 암환자는 늘어나더라도 조기발견이 늘어나서 수술요법으로 제거하는 경우가 많아진다면, 암병동을 채우기는 어렵다. 과연 암병동의 증축이라는 것이 고객들의 요구에 부응한 것인지, 아니면 의료진의 요구에 부응한 것인지는 한번 검토해봐야 한다.


그렇다면 서울아산병원과 삼성병원의 성공의 요인은 뭘까? 중산층이 위치한 강남에 서울대병원, 연세대병원에 버금가는 진료능력을 갖춘 경쟁병원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재 위치에서 증축과 투자를 하는 것이 합리적인 전략일까? 그 보다는 은평 뉴타운이나 용산 뉴타운 등을 비롯한 강북 뉴타운에 새로운 거점 병원을 설립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 강북 뉴타운에는 고급 의료 서비스를 원하는 중산층이 앞으로 거주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줄 병원은 많지 않다. 1990년대 초 강남에 해당되는 상황이 이제 강북에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현재 점점 경쟁이 치열해지는 강남의 본원 위치에 과잉투자를 하기 보다는 그 비용으로 강북에 새로운 거점병원을 설립한 후, 진료 포트폴리오를 잘 구성해서 암치료를 비롯한 특화분야을 강화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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