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음달 부터 우선접종대상자를 시작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돌입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우리 국민 절반 이상은 ‘상황을 지켜보다 백신을 맞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명 중 6명은 ”한국 사회가 코로나19에서 안전하지 않다“고 여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 연구팀과 전문여론조사기관 케이스탯리서치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코로나19 장기화 대비 및 대안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1월 14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자신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기’에 대해서 “(어느 정도 혹은 최대한) 지켜보다 맞겠다”는 의견이 67.7%로 “(하루라도 혹은 가급적) 빨리 맞겠다”(28.6%)고 답한 이들에 비해 2배 이상 많았다.

또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기’에 대한 질문에도 59.9%가 “지켜보겠다”고 답해 “빨리” 접종을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보다 많아 백신 접종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문가들이 백신의 안전성을 검증했고, 모든 사람에게 무료 접종이 가능하다면’이라는 조건을 제시했을 때는 “아마도” 혹은 “무조건” 접종할 것이란 의견이 각각 53.2%, 27.1%로 총 80.3%가 긍정적 의사를 밝혔다.

반대로 “아마도” 혹은 “절대로” 접종하지 않겠다는 의견은 각각 11.6%, 1.8%로 13.4%에 그쳤다.

이번 조사를 주도한 유 교수는 “국민들의 높은 코로나19 위험 인식과 백신 개발ㆍ사용 신중론, 그리고 정부와 백신 자체에 대한 양호한 수준의 신뢰를 엿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코로나19 국내 발생 1년째를 맞아 ‘한국사회가 코로나19에서 얼마나 안전한가’를 묻는 항목에서는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이 59.7%로, “보통이다”(29.2%)와 “안전하다”(11.2%)는 인식을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같은 문항을 적용했던 작년 5월 조사 이후 가장 높게 나타나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유 교수는 “이번 조사 결과는 코로나 발생 1년을 넘어서는 시점에서 닥친 문제 대응에 치중하는 이전의 K 방역에서 장기적 K 위기관리 체제로 전환할 필요성을 뒷받침한다”며 “종식이나 종결이 여전히 불확실한 시점에서 희망은 백신 그 자체라기보다 생계(livelihood)와 회복 중심의 위기관리 체제로 나아갈 때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8~10일 18세 이상 전국 성인 남녀 1094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온라인 설문 방식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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