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업체들이 내년 큰돈을 벌 것이라는 미 월가(街)의 관측이 나오면서 미국사회에서 논란이 한창이다. 미국에서만 이미 30만 명 가까운 사람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백신을 팔아 돈벌이에만 혈안이 된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의료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동력이 될 수도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 사진=뉴스1

12일(현지시간) CNN방송은 미 제약사 화이자·모더나가 내년 코로나19 백신 판매로만 320억 달러(한화 약 35조90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월가 분석가들이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모건스탠리는 내년 화이자의 백신 매출을 190억 달러 규모로 예상했다. 올해 백신 관련 매출(9억7500만 달러)의 20배를 넘는 규모다. 2022년과 2023년에도 코로나 백신 접종이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추가로 93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백신 매출은 공동개발업체인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나눠 갖게 되지만, 엄청난 액수인 것만은 분명하다.

골드만삭스는 회사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모더나 역시 내년 132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모더나의 매출은 6000만 달러 수준에 불과했다. 모더나는 올해 주가가 700% 가까이 오르며 시가총액은 620억달러로 불어났다.

실물경제 도움되나…‘폭리 취한다’ 지적도그러나 한편에서는 전 세계 160만 명 이상, 미국에서만 30만 명 가까운 사망자를 낸 상황에서 두 업체가 막대한 수익을 챙기는 것에 대해 곱지않은 시선이 많다. 또 다른 백신 개발업체인 미국 존슨앤존슨과 영국 아스트라제네카가 백신 판매를 통해 이익을 추구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것과 대비되는 측면에서다.

실제로 모더나의 경우 연구·개발 명목으로 연방정부로부터 9억5500만 달러를 지원받은 바 있다. 화이자는 지원을 받지는 않았으나 첫 1억 회분 투여에 19억5000만 달러를 받기로 연방정부와 합의한 바 있다. 이 합의는 화이자에 ‘수익성 보장’이라는 일종의 안전망 역할을 했다는 게 미 언론의 분석이다.

한편, 모더나의 스테판 방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달 자사의 주가가 급등하자 총 1만9000주(174만 달러어치)를 처분해 이익부터 챙겼다는 지적을 받았다. 화이자의 앨버트 불라 CEO 역시 같은 시기 자사 주식 13만2508주를 556만 달러에 매각했다.

이들 두 CEO의 이 같은 행태에 대해 제이 클레이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고위 임원의 주식 매각은 아무리 절차에 따랐다고 해도 어느 정도 냉각기간이 필요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미국 내 감시단체인 어카운터블 US도 “화이자·모더나 같은 제약사들이 폭리를 취하는 건 절대적으로 잘못된 일”(일라이 주프닉 대변인)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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