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젊은 고혈압 환자가 계속 늘고 있지만 10명 중 8명은 자신의 증세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치료나 관리를 거의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고혈압학회가 11월 6일 발표한 ‘고혈압 팩트시트 2020’에 따르면 20~30대 고혈압 유병자는 전체의 11% 가량인 127만 명에 달하지만, 고혈압 관리 실태를 나타내는 인지율은 17%에 그쳐 의료기관을 전혀 이용하지 않는 경우가 96만 명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표1 참고)

더군다나 지속적으로 고혈압을 치료하지 않는 유병자는 116만 2천명으로 거의 10명 중 9명 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2 참고)

반면에 40대 이상, 특히 50대 이상 노년층에서는 고혈압 인지율, 치료율이 꾸준히 개선되어 혈압조절률도 매우 나아지고 것으로 조사됐다.

2018년 우리나라 성인인구의 평균 혈압은 수축기 118mmHg, 이완기 76mmHg로 최근 10년간 큰 변화가 없었지만, 급속한 고령화의 영향으로 고혈압 유병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1,200만명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의료기관에서 고혈압 진단을 받은 사람은 2002년 3백만 명에서 2018년 970만명으로 늘었으며, 같은 기간 치료제를 처방 받은 사람은 250만명에서 900만명으로, 고혈압 치료제를 꾸준히 복용하는 사람도 60만명에서 10배가 넘는 650만명으로 증가했다.

고혈압 치료제의 처방 패턴을 보면 2002년에는 대부분의 환자가 한가지 종류의 치료제를 복용했지만, 2018년에는 43%가 두가지 치료제를 사용했으며, 3가지 이상 치료제를 사용한 환자도 16%에 달했다.

고혈압 치료제 종류로는 안지오텐신차단제 사용이 급속도로 늘어 전체 고혈압 치료제 처방의 71%를 차지했고, 그 다음으로는 칼슘채널차단제(60%), 이뇨제(26%) 베타차단제(16%) 등이 많이 포함됐다.

표1 : 대한고혈압학회 발표 '고혈압 팩트시트 2020'

이번 조사 결과는 대한고혈압학회 고혈압역학연구회가 1998~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와 2002~2018년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것이다.

기존의 고혈압 통계는 대부분 30세 이상 인구만을 대상으로 하였으나, 이번 팩트시트에서는 분석 대상을 20세 이상으로 확대하고, 20·30대의 고혈압 관리 현황에 대한 섹션을 추가해 눈길을 끌었다.

표 2

대한고혈압학회 고혈압역학연구회장 김현창 교수(연세의대)는 “우리나라의 전반적 고혈압 관리 수준은 크게 개선됐기 때문에 심뇌혈관질환 사망률이 줄긴 했지만 환자 수는 여전히 늘고 있다. 앞으로 질병 부담을 더 줄이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혈압 관리가 미흡한 젊은 연령층, 바쁜 직장인, 취약계층 등을 대상으로 새로운 고혈압 예방 및 치료 전략을 개발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고혈압학회 이사장 편욱범 교수(이화의대)도 “혈압 조절을 위해 생활습관 개선과 꾸준한 약물 치료가 필수적이라는 인식은 여전히 부족하다”면서 “특히 젊은 고혈압 환자들에 대한 관심과 혈압 관리 수준 향상을 위한 범국가적 차원의 노력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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