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랙핑크의 ‘Lovesick Girls’ 뮤직비디오 중 보건의료노조가 문제 삼은 간호사 복장 장면. /유튜브 영상 캡처

YG엔터테인먼트는 10월 7일 ‘간호사 성적 대상화’ 논란이 제기된 소속 걸그룹 블랙핑크 신곡 ‘러브식 걸스(Lovesick Girls)’ 뮤직비디오의 문제가 된 장면을 모두 삭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 날인 6일 “음악을 표현한 것 이상 어떤 의도도 없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가 대한간호협회(회장 신경림)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나순자)의 강력한 문제 제기에 이어 7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소속사의 책임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하루 만에 삭제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YG는 7일 오후 공식 입장을 통해 “블랙핑크의 ‘러브식 걸스’ 뮤직비디오 중 간호사 유니폼이 나오는 장면을 모두 삭제하기로 결정했다”며 “가장 빠른 시간 내로 영상을 교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2일 공개된 3분 21초 분량의 ‘러브식 걸스’ 뮤직비디오에선 멤버 제니가 흰색 캡과 타이트한 상의에 짧은 치마를 입은 간호사 복장으로 환자를 진료하는 장면이 5초가량 연출됐다.

▷ 보건의료노조 반발 = 민주노총 산하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나순자)는 5일 입장문을 내고 “헤어캡, 타이트하고 짧은 치마, 하이힐 등 현재 간호사의 복장과는 심각하게 동떨어진 기존의 전형적인 성적 코드를 그대로 답습한 복장과 연출”이라고 지적했다.

▷ 간호협회 시정 요구 = 대한간호협회(회장 신경림)는 6일 보도자료를 내고 “선정적인 간호사 복장을 뮤직 비디오에 등장시킨 것은 예술 장르라기보다는 사회에 만연한 간호사 성적 대상화 풍조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며 “코로나 방역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우리 간호사들의 권익을 개선시키기는커녕 사기마저 저하시킨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협회 측은 또 “글로벌 가수의 뮤직비디오가 미치는 사회적 영향력을 감안할 때 사회적 책임을 무겁게 느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문제 장면’에 대한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

▷ YG 1차 입장문 = 논란이 일자 YG 측은 6일 입장문을 내고 문제의 간호사 장면에 대해 “노래 가사 ‘No doctor could help when I’m lovesick’(상사병에 걸린 소녀에게는 어떤 의사도 도움을 줄 수 없다)의 취지를 표현한 장면으로 그 이상 어떤 의도도 없었다”고 밝혔다.

특히 소속사는 “특정한 의도는 전혀 없었으나 왜곡된 시선이 쏟아지는 것에 우려를 표한다”며 “뮤직비디오도 하나의 독립 예술 장르로 바라봐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 여당 최고위서 심각성 제기 =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박성민 최고위원은 7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뮤직비디오에서 이같이 간호사 성적대상화로 문제될 수 있는 장면이 포함된 건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할 문제”라며 “소속사에서 책임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4세로 제니와 같은 나이인 박 최고위원은 “소속사의 책임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 YG 2차 입장문 = 여당 최고위원회에서 심각성을 제기한 사실이 보도된 7일 오후 YG는 2차 입장문을 내고 해당 부분 영상을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소속사는 “조금도 특정 의도가 없었기에 오랜 시간 뮤직비디오를 준비하면서 이와 같은 논란을 예상하지 못했던 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깊이 깨닫는 계기로 삼겠다”면서 “불편을 느낀 간호사분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 전한다. 그리고 국민 건강을 위해 애쓰시는 모든 의료진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 문제의 뮤직비디오 = 문제의 뮤직비디오인 블랙핑크의 러브식 걸스(Lovesick Girls) 유튜브 영상은 데뷔 4년 만에 발표된 첫 정규 음반 ‘디 앨범(The Album)’의 타이틀곡이다. 이 곡은 지난 2일 발표와 동시에 아이튠스 세계 57개국 차트에서 정상을 차지했으며, 유튜브에 올린 이 곡 뮤직비디오는 공개 닷새 만인 7일 조회 수가 1억 1800만 회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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