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의 유래와 건강

한국의약통신 445호, 구리시 소미약국 최해륭 약사 최해륭 학술위원l승인2020.09.24 06:02:33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수분, 당질, 비타민이 풍부한 여름철 전해질 음료 천생백호탕[天生白虎湯]
고려, 조선시대부터 재배된 과일

수박은 모든 과일 중에서 수분이 가장 많은 과일 중에 하나입니다. 수박을 본초로서 보면 성질은 차고, 맛은 달며, 위, 심장, 방광으로 들어가서 뜨거운 여름철 더위를 가라앉히는데 좋은 천연 전해질 음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그림 출처 : 중앙일보 헬스미디어

수박(Citrullus vulgaris)의 조상 식물은 Tsamma melon ( Citrullus lanatus var tastius )이며 원산지는 아프리카의 칼라 하리(Kalahari)사막지대로서 신석기 시대에도 재배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투탕카멘 등의 파라오의 무덤에서 발견된 상형문자에 따르면 이집트에서도 이미 4000년 전부터 재배되고 있었다고 합니다(there's evidence in the Nile Valley, as noted by Zohary and Hopf).

히브리어로 수박을 “아밧티아흐” 라고 합니다. 성경에는 민수기에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이 불평을 터뜨리며 이집트땅에서 먹던 음식을 생각하는 대목에서 수박이 등장합니다. "그들 가운데에 섞여 있던 어중이떠중이들이 탐욕을 부리자, 이스라엘 자손들까지 또다시 울며 말하였다. 누가 우리에게 고기를 먹여 줄까? 우리가 이집트 땅에서 공짜로 먹던 생선이며, 오이와 수박과 부추와 파와 마늘이 생각나는구나. 이제 우리 기운은 떨어지는데, 보이는 것은 이 만나뿐, 아무것도 없구나" (민수 11,4-6).

이집트 나일강 유역은 땅이 기름지고 물이 풍부하며 기후가 따뜻하여 수박 등 농산물의 생산량이 많고 값이 싸서 누구나 먹을 수 있었으나 가나안에는 큰 강과 비옥한 농토가 부족하여 과일을 마음껏 먹기에 어려움이 있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수박은 주로 지중해 연안에서 재배되었는데 그리스에는 3000년 전에, 로마에는 기원 초기에 전파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중해 문화에서 수박은 그리 크게 알려지지 않았으며 13세기에 무어의 침공(Moor invasion)에 의해 유럽에 소개되었다고 합니다.

수박은 수분과 함께 체내에 쉽게 흡수되는 당질(포도당, 과당)과 비타민 C, 베타카로텐, 아미노산, 유기산 등이 풍부하여 갈증을 풀고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는 게 중요한 사막에서는 음료로 귀중하게 여겨져 왔으며 중국에서는 실크로드를 따라 전해져 <서역의 박>이라는 의미로 서과(西瓜)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1500년 인디안이 미시시피 계곡에서 수박을 재배하는 것을 프랑스 탐험가가 발견하였다고 하므로 그 이전부터 있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오늘날 수박을 뜻하는 워터메론이라는 영어단어는 “ the word "watermelon" was present in English dictionaries in 1615, according to the Dictionary of American Food and Drink by J. Mariani. “ 라는 내용을 보았을 때 요리 역사학자 존 마리아니(John Mariani)의 미국의 식품 및 음료 사전에 따르면 영어 사전에 1615년에 등장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당시 조선에서는 임진왜란 이후 도쿠가와 이에야스(도쿠가와 다케치요, 德川竹千代) 혹은 덕천가강(德川家康 1542.12.26. ~ 1616.04.17.)이 포로를 보내고 통신사를 요청하는 등 조선과 일본의 화해 분위기가 형성되었을 무렵입니다. 동의보감이 완성된 시기이기도 합니다(1613년, 광해군).

한편, 신사임당(1504-1559)의 그림으로 알려진 초충도병풍(草蟲圖屛風 보물 제595호)의 '수박과 들쥐'라는 그림에 수박이 자세하게 그려져 있는 것으로 보아 조선시대 초기에는 이미 수박의 재배가 보편화되었으리라 여겨집니다.

우리나라에 수박이 전파된 근원을 살펴보면  도문대작(屠門大嚼: 허균이 귀양살이를 하며 그리운 음식을 생각나는 대로 적은 글) 에
[西瓜。前朝洪茶丘始種于開城。考其年則殆先於洪皓之歸江南也。忠州爲上。形如冬瓜者爲佳。而原州次之。
고려 때 홍다구(洪茶丘 : 1244-1291)가 처음 개성(開城)에다 심었다. 연대를 따져보면 아마 홍호(洪皓:1088-1155)가 강남(江南)에서 들여온 것보다 먼저일 것이다. 충주에서 나는 것이 상품인데 모양이 동과(冬瓜 동아)처럼 생긴 것이 좋다. 원주(原州) 것이 그다음이다.]
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홍호(洪皓)는 송나라 관원으로 1129년 5월 강남(江南) 건강(建康今南京)에서 왔다고 하였고 허균에 따르면 그보다 먼저일 것이라고 하므로 1129년 이전에 이미 고려(高麗)에 수박이 들어왔으리라 생각됩니다.

또, 1123년에 쓰여진 서긍(徐兢)의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에 보면
[고려(高麗)의 과일에는 능금, 청리(靑李), 과(瓜)라 하여-살펴보건대, 과의 속명은, 서과(西瓜)는 수박이고...] 라는 내용을 보았을 때 최소 1120년대에는 수박이 재배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세종 5년 계묘(1423,영락 21) 10월 8일 (을묘)
환자 한문직(韓文直)이 주방(酒房)을 맡고 있더니, 수박[西瓜]을 도둑질해 쓴 까닭에 곤장 1백 대를 치고 영해로 귀향보내었다.]

[세조 3년 정축(1457,천순 1) 6월 23일 (을묘)
“노산군(魯山君)이 있는 곳에 사철 과실(果實)을 따는 대로 잇달아 바치고, 원포(園圃)를 마련하여 수박[西瓜]이나 참외[甛瓜]와 채소(菜蔬) 같은 따위에 이르기까지 많이 준비하여 지공(支供)하고,또 매월 수령(守令)을 보내어 그 기거(起居)를 문안하게 하며, 그 지공(支供)하는 물자의 수와 기거(起居) 절차(節次)를 월말에 기록하여 아뢰어라.”하였다.]
는 내용과 조선시대 《연산군일기》(1507)에 나온 수박의 재배에 대한 기록, 앞서 말씀드린 신사임당의 그림 초충도병풍(草蟲圖屛風) 등을 보아서 적어도 조선 시대에 수박은 많이 알려져 있는 과일이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수박은 마치 백호탕과 같은 해열 보음 작용이 있다고 하여 천생백호탕[天生白虎湯: 왕영(汪潁), 식물본초(食物本草)]이라고 불리웠습니다.

전통의학에서는 수박을 [인후염, 설염, 구창, 거담, 오랜 기침, 방광염, 신염, 요도염, 피부 풍습제거, 보혈강장] 등에 사용하였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으로
① 인후종통에는 여물지 않은 열매에 작은 구멍을 뚫어서 생긴 흰 결정성 가루를 사용
② 마른 가루는 소아과에서 대장염에 쓴다.
③ 장운동을 조절하고 콜레스테롤을 빨리 배설시키므로 동맥경화증에 특히 좋다.
④ 수박껍질(서과피)은 이뇨작용약으로 급성 및 만성 콩팥염, 통풍, 지방과다증에 쓴다.
⑤ 수박속살까지 짓찧어 만든 즙(서과탕)이 좋다.
⑥ 방광염, 담도질환, 당뇨병, 고혈압에도 쓴다.
⑦ 씨는 촌충구충제로 우레아제 원료로도 쓴다.
고 합니다.

민간에서는 [입안이 허는 구내염에는 수박즙을 머금고 있거나 수박 껍질을 태운 재를 갈아서 꿀에 버무려 입에 머금고 있으면 빨리 아문다. 수박을 먹고 체하면 수박 껍질을 달여서 먹으면 낫는다] 고 합니다.

중약대사전에서는 수박의 열매, 껍질을 약용할 시에 주의, 금기사항으로 [中寒濕盛(중한습성) : 중초(中焦)가 차고 습이 성한 사람]은 복용하면 안된다고 강조합니다.
또 동의보감에서는 [마마 때 번갈이 나는 데는 절대로 찬물을 먹이지 말며 또 꿀물, 홍시, 수박, 배, 귤 등 찬 것들을 주는 것도 좋지 않다. 만일 냉독(冷毒)이 속으로 들어가서 배가 불러 오르고 숨이 차며 가슴이 답답하고 떨며 이를 갈면 치료하기 어렵다]고 하여 수박의 찬 성질에 주의가 필요함을 기록하였습니다.

이렇듯 수박은 여름철 번열감으로 팔다리를 가만두지 못하는 번조증에 가슴을 시원하게 풀어주고 답답한 속을 달래주며 빠르게 갈증을 해소하는 과일입니다. 속이 차서 설사하는 사람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 수박에 포함된 칼륨이 건강에 도움도 되지만 만성콩팥병 환자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가족끼리 시원한 수박 한 조각씩 드시며 여름의 습하고 무더운 날씨를 이겨내시기 바랍니다.

최해륭 학술위원  pharmacy@binews.co.kr
<저작권자 © 한국의약통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해륭 학술위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신문사소개인터넷신문윤리강령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주)비즈엠디  |  제호 : 한국의약통신  |  서울시 서초구 동광로 10길2 (방배4동 823-2) 덕원빌딩 3층  |  대표전화 : 02-3481-6801  |  팩스 : 02-3481-6805
등록번호 : 서울 아04261  |  등록일 : 2016년 12월 8일(설립일 : 2001년 12월 19일)   |  발행일 : 2015.02.05  |  발행인·편집인 : 정동명  |  청소년보호 책임자 : 정원용
Copyright © 2020 한국의약통신.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