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준비 부족했지만 어렵고 시급한 사회적 상황에 나서
약사들, 제도 변동에 대한 국민의 불만 현장에서 감당해내
구매 확인 시스템 확대, 전자 건강보험증 도입 등 개선해야
약사들이 제도 수용 통해 잘 마무리 해내 자랑스럽게 느껴

▲ 대한약사회 이광민 정책기획실장 / 사진= 대한약사회

올 초 코로나19 지역 감염이 급속도로 확대되자 개인 방역용품인 마스크의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지만, 시장의 공급은 턱없이 부족했다. 이른바 마스크 대란이 발생한 것이다.

급기야 정부는 마스크와 개인 방역용품에 대해 공적 공급관리에 나섰고, 일선 현장에서 방역의 첨병 역할로 공적 마스크의 공급을 맡은 약사들은 공적마스크 제도 종료까지 최일선 공급처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 마스크 공급을 담당한 약사들은 일선 현장에서의 국민들의 불만과 여러 가지 민원에 시달려 여러 어려움이 많기도 했지만, 사회적 역할을 잘 수행했고 약국의 위상을 재정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약국의 마스크 공급을 진두지휘한 대한약사회 이광민 정책기획실장을 만나 공적마스크 제도의 종료에 따른 소회와 그동안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대한약사회가 공적마스크 공급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과정에 대해 설명해주시죠.

설 연휴가 끝난 1월 말부터 국내에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갑자기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에 따라 코로나19에 1차 방역 물품이었던 마스크도 시중에 동이 나기 시작했어요. 마스크에 대한 심한 수급 불균형 현상이 일어나게 됐고, 약국에도 마스크 공급이 안 됐기 때문에, 약국에 마스크 공급을 위해 대한약사회도 노력하고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정부에서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에 대해 매점매석 금지 고시를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안정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한정된 마스크에 대한 공평한 배분을 위해서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하면서 공평하게 배분할 수 있는 곳에 대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공적마스크 판매처에 대한 고민 끝에 공평한 판매 시스템을 갖춘 곳이 바로 약국이라는 점이 감안이 됐고, 보건의료에 대한 이해를 갖추고 있는 전문가인 약사가 근무하고 있는 곳이 바로 약국이다. 이런 근거로 저희 대한약사회에 공적마스크 판매처로서의 역할을 요구해 왔습니다.

그에 따라 대한약사회에서는 사전적인 준비가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가 어렵고 시급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수용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Q. 공적마스크 취급을 하면서 여러 어려움도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공적마스크 판매처로서의 역할을 약국이 담당하면서 일선 약사님들이 여러 가지 힘든 점이 많았습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어려웠던 점은 초기 수급 불안 때문에 공적 마스크 판매가 시작됐던 것처럼, 새로운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두려움, 그에 따른 불안감과 불만이 많았습니다. 또 방역을 위한 마스크를 구하지 못한 불만 또한 많았었습니다.

이런 부분들을 최일선에서 약사님들이 국민의 불안과 불만을 감당해야 하는 민원 역할을 하시는 것이 굉장히 힘들었다. 이런 것들이 대부분의 의견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여러 가지 상황 변화에 따라서 공적마스크 제도도 많은 변동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제반 사항들이 시급하게 변하다 보니, 일선에서 민원 역할과 판매 역할을 하는 약국에 판매 제도 변화를 시의적절하게 전달되지 못했던 부분이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판매과정에서 국민에게 잘 이해 시켜야만 하는 부분들이 가장 힘들었다고 하셨던 것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Q. 정부 고시 종료로 인해 공적마스크 취급이 일단락됐습니다. 소회를 밝혀주신다면?

코로나19가 끝나지 않았지만, 빨리 수급이 안정되어 공적마스크 취급이 어느 정도 일단락됐다는 안도감이 있습니다.

공적마스크를 취급하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가 너무 어렵다는 사회적 요구가 있었고, 약사들의 역할에 대한 요구도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우리 약사, 약국이 일차적으로 역할을 잘 수행해 이 업무를 잘 마칠 수 있었다는 점에 대해 기쁜 마음이 듭니다.

또한, 이번 공적 마스크 취급과 관련해 약사와 약국의 보건의료와 사회적인 역할과 기능에 있어, 국민들의 인식을 과거보다 상당히 넓히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여러 가지로 많이 힘들고 어려운 점이 있었지만 약간의 만족과 보람을 느낀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대한약사회에서 지오영과 백제약품 등 관계자들이 모여 공적 마스크의 약국 공급 원활화 방안에 대해 협의 하고 있다. 상단 왼쪽에서 두 번째 이광민 실장 / 사진= 대한약사회

Q. 만약, 다시 공적마스크를 담당해야 한다면?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회가 꼭 필요한 상황이 생겨 공적마스크 공급이나 유사한 요구를 하게 된다면, 당연히 나서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혼란 과정을 잘 감당하기 위해 조금 더 안정적이고 준비된 과정이 필요하다고 한다면, 몇 가지가 사전에 점검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저희가 도구로 사용했던 중복구매 확인 시스템이 단지 중복구매 확인만 가능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제도를 반영할 수 있는 기능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약사님들이 일일이 수동적으로 체크와 입력을 해야만 하는 과정에서 마스크를 구매를 원하는 분들과 다양한 갈등과 문제들이 발생했었습니다.

만약 다시 이런 역할을 하게 된다면, 중복구매 확인 시스템이 좀 더 스마트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제도가 시시각각 변화될 때마다 일선에 계신 약사님들에게 사전에 변화에 대한 공지가 된다면 더 역할을 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주민등록 정보를 입력하는 데 있어 개인정보의 문제나 입력과 같은 어려운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건강보험증을 전자화한 모바일 건강보험증을 도입해서 과거 시대처럼 일일이 입력이 아니라 바코드 입력에 맡긴다면 업무도 효율화하고 개인정보도 보호하면서 공적 역할을 할 때 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하는 부분들이 검토되어 준비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Q. 공적마스크와 관련해 회원들과 국민들에게 전하시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공적마스크 제도가 시작되고 초기에는 약사님들이 정말 많이 힘드셨습니다. 여러 가지 갈등상황으로 인해 잠을 못 이루시는 약사님들도 계셨고, 약국 내 여러 가지 어려운 일들로 인해 경찰이 출동하는 일도 많았습니다. 어려운 과정 속에서도 약사의 역할, 우리 사회의 필요성에 대해서 수용해 주시고 그 어려움 들을 감당해 주신 약사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공적마스크 제도 속에서 일부 국민들께서는 많이 분노하시고 불만을 토로도 하셨지만, 대다수 국민분들께서는 어려운 상황에서 나누고 배려해야 한다는 인식을 통해 불편한 제도를 잘 수용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공적마스크 공급제도가 조기에 안정화 되어 마칠 수 있었기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우리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점, 우리가 이 제도를 잘 수용해서 마무리할 수 있었던 약사라는 점에서 스스로 자랑스러움을 느낍니다.

마스크 수급 안정화로 공적마스크 제도가 종료됐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는 아직 종식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가 종식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된다고 해서 쉽게 경솔하게 안심하고 방심할 것이 아니라, 좀 더 서로 고삐를 다잡아, 몸의 거리는 넓히고 마음의 거리는 좁혔던 지금까지의 모습처럼 국민과 모든 주체들이 함께 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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