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병원의사협의회, 의대정원 확대로 올바른 의료 인력 수급 어려워

통계만 맹신말고, 우리나라 의료 현실 정확히 분석해야 임승배 기자l승인2020.07.29 11:5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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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의대정원 확대 정책의 문제점과 올바른 의료 인력 수급 정책의 방향" 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고 의대정원 확대로 의료계에 의료 인력 수급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회장 주신구)는 의대 정원 확대와 의대 신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항상 대한민국의 의사 수가 부족하다고 지적하는데, 대한민국이 정말 의사사 부족한 나라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의대 정원확대와 의대 신설의 주장 논리가 OECD 기준 의사수 부족을 들고 있지만, 적은 의사 수에도 불구하고, 기대수명, 영아사망률, 자살을 제외한 연령표준화 사망률 등에서 OECD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으며, 의료 이용 지표들도 세계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으로, 절대적인 의사 수를 따져보면, 일본(2.4명), 미국(2.6명), 캐나다(2.7명) 등의 국가와 비교했을 때 우리는 인구 천 명당 2.3명으로 절대적으로 적은 수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의사 수가 적음에도 대한민국의 의료 수준과 이용률이 높은 이유는 높은 전문의 비율, 최고 수준의 의사 노동 시간, 낮은 수가, 높은 의료 접근성, 많은 외래 및 입원 환자 수 등 복합적인 원인들에 의한 결과물이다. 국민들의 전문의 선호 현상이 강한 이유로 개원의의 경우에도 전문의의 비중이 월등히 높고, 낮은 수가로 인해 국민들은 언제 어디서든 쉽게 병의원을 방문하여 높은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에 환자위주로 병원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따라 의사들의 노동 시간 및 강도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인구가 도시 지역에 밀집되어 살고 있기 때문에 이로 인해 도시지역에 병의원의 수가 집중될 수밖에 없어 의료 접근성이 매우 높게 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대한민국의 낮은 의사 수와 높은 의료 수준은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과 수가 수준에 의해서 국민들과 의료계가 적응하여 만들어진 결과물로, 근본적인 의료 시스템과 수가 체계의 변화 없이 의사 수만 늘리는 정책은 반드시 또 다른 부작용을 불러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의사 및 의료 인력 수급 정책을 세울 때는 외국과의 절대적인 숫자 비교보다는 자국 의료 시스템 안에서 가장 적절한 인력 수급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정한 의사 수의 기준은 한 국가의 의료 시스템, 문화, 인종, 인구구조, 환경, 국민소득 수준, 의료재정 규모, 의료 인프라 및 접근성, 지리적 여건 등의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으며, 각자의 상황에서 최선의 의료 수준을 도출하기 위해 필요한 의사 및 의료 인력 규모를 적정 수로 평가해야 하지만, 의사 수를 늘리는 만큼 의료 수준이 향상될 수 있다면,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의사 배출 수를 조절하고 있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반면,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은 의사 부족이 걱정이 아니라 과잉이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2013년 경희대 의료경영학과 김양균 교수가 발표한 ‘향후 10년간 의사인력 공급의 적정 수준’이라는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보면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활동의사 수는 빠르면 2023년, 늦어도 2025~2026년에 OECD 평균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고, 의대정원을 늘리면 2025년부터는 의사 수가 초과 공급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되고 있다. 게다가 2017년 자료를 바탕으로 발표된 2019년 OECD 통계를 보아도 이러한 예측은 설득력이 높게 나타나는데, 절대적인 의사 수는 가장 적지만 이전과 비교하여 평균에 가까워져 가고 있고, 수가 수준의 변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경상의료비가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현상은 빠른 고령화, 의료 이용량 증가 등과 함께 의사 공급 과잉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라는 것이다.

결국, 우리나라에서 의사, 간호사 및 의료 인력 부족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절대적인 숫자 부족이 아니라, 의료 시스템과 수가 체계, 의료 정책 등의 문제로 인해 적절한 인력 분배가 되지 않기 때문으로, 필수 의료보다 미용〮성형 분야를 선호하는 의사가 많아지고, 저임금 및 고강도 노동을 견디지 못해 숙련된 간호사들이 조기 은퇴하는 비율이 늘어나고 있으며 대부분의 의료 인력들이 대도시로만 몰리는 왜곡된 현실을 바로잡는 것이 의대 및 간호대 정원을 늘리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

국가의 정책을 만들면서 의사 및 의료 인력들의 적정 수준에 대한 올바른 기준도 마련하지 않은 채 OECD 통계만 맹신하고, 대한민국 보건의료 시스템의 문제들에 대해서 아무런 이해도 없이 추진되는 의대정원 확대 정책과 같은 무분별한 의료 인력 수급 정책은 반드시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여지껏 그래왔듯이, 정책의 실패는 정부와 정치인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고, 국민들과 의료계가 고스란히 떠맡게 될 것이라고 경고 했다.

임승배 기자  medi@b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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