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공급 많지만 꼭 필요한 인재 확보 쉽지 않아
차별화된 메시지·Pool 다변화 등 창조적 접근 필요

 

박혜선 기자 | keisen@binews.co.kr
 
높은 실업률이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여전히 인재 확보가 어렵다고들 말한다. 이는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는 동시에 자사의 가치, 문화에 맞는 인재를 유인하고 선별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청년 실업 등 사회적으로 높은 실업률이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만 본다면 노동 시장의 인력 공급이 많기 때문에 기업의 인재 확보도 수월해질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기업의 입장에서는 여전히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지금 같은 시기에는 ‘그저 잘 골라 선발하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 있겠지만, 인재 확보의 문제는 단순히 수요와 공급만으로 해석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이제는 리크루팅에 있어서도 보다 창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채용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조언이다. 앞으로의 인재 확보 경쟁에서 승리하는 기업은 남다른 방식으로 원하는 인재들을 효과적으로 유인하는 기업이 될 것이다. 여타 기업과는 차별화된 방식으로 리크루팅을 시도하여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들의 사례들을 통해 시사점을 얻어 본다. 
 
메시지 내용을 차별화하라


성공적인 리크루팅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기업이 원하는 인재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명확해야 한다. 즉, 회사가 원하는 인재가 어떤 사람인지, 회사의 철학과 가치, 조직 문화는 어떠한지 등을 함축적으로 담을 수 있는 메시지가 필요하다.

 

그러나, 회사 이름만 가리면 어느 회사인지를 알아 볼 수 없는 천편일률적인 메시지는 곤란하다. 여타 회사와는 구별되는 차별적인 메시지를 창조해 낼 때, 이에 공감하는 인재들, 특히 회사가 원하는 인재에 가까운 구직자들이 지원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이를 위한 좋은 방법의 하나로 몇몇 기업에서 스토리 텔링(Story-telling) 방식의 채용 공고가 활용되고 있다.


취업 포털 등에 게재된 기업의 채용 공고들을 살펴보면 회사 이름만 다를 뿐 그 내용 면에서는 별다른 차이점을 찾기 어렵다. 회사의 개요, 인재를 채용하고자 하는 직무에 대한 정보, 급여와 복리 후생 조건 등이 통상적인 채용 공고에 담겨 있는 내용들이다. 안타깝게도 이런 틀에 박힌 메시지로는 일반적인 구직자는 물론 기업이 원하는 인재들의 주목을 받기 어렵다. 반면 남다른 채용 공고는 구직자들의 눈길을 잡기 마련이다. 


또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성과는 스토리 텔링식의 채용 공고를 통해 입사한 인재와 기존의 통상적인 방식을 통해 입사한 인재들간의 차이이다. 동사의 인사 담당자는 단순히 급여나 근무 형태 등의 정보만을 알고 입사했던 사람의 경우, 1주일 정도 근무하다가 퇴사하기도 했던 데 비해 새로운 채용 공고를 통해 입사한 사람들의 경우 회사에 대한 적응도 빠르고 만족도도 높다고 말한다. 이는 지원자들이 스토리 텔링을 통해 자신이 일하게 될 회사와 부서에 대해 생생한 정보를 얻었고, 이를 통해 자신과의 적합성을 충분히 고려해 볼 수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이와 같은 스토리 텔링식의 채용 공고는 리크루팅의 차별화를 시도하고자 하는 기업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채용 메시지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시간 외에 추가적인 비용은 전혀 들지 않는 반면, 자사가 원하는 인재를 유인하는 데는 여타 리크루팅 기법에 비해 탁월한 효과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메시지 전달 방식을 혁신하라


좋은 내용의 메시지를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보다 효과적으로 인재들의 마음 속을 파고들 수 있도록 하는 전달 방식의 변화도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 


리크루팅 메시지는 공통적으로 ‘인재를 찾고 있다’는 면에서는 똑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를 어떻게 전달하는가에 따라서 구직자들의 반응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요즘처럼 경력자 채용이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메시지의 전달 방식이 갖는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이들은 이미 직장이 있기 때문에 인터넷 취업 포탈의 채용 공고 등에는 관심을 두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유명 게임 제작사인 ERTS(Electronic Arts)의 캐나다 지사 사례를 살펴보자. 동사에서는 ASCII Code 프로그래머의 채용을 위해 기존과는 다른 획기적인 리크루팅 방법을 시도하였다. 경쟁사인 Radical Entertainment사의 건물 맞은 편에 채용을 알리는 광고물을 게시한 것이다.

 

경쟁사 바로 앞에 채용 공고를 내는 대범함도 놀랍긴 하지만, 보다 더 획기적이었던 것은 채용 광고판의 내용이다. ‘지금 채용 중(Now Hiring)’이란 내용을 ASCII Code로 적어둔 것이다. 광고의 효과는 놀라웠다. Radical Entertainment사에 재직 중인 인재들로부터 수십 장의 지원서가 쇄도했던 것이다. 그 중에는 ASCII Code로 이력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유머가 넘치는 구직자도 있었다고 한다. 
 
타겟 인재 Pool의 다변화를 기하라


모든 경쟁사가 노리고 있는 인재 집단에서 벗어나 전혀 새로운 집단으로부터 인재를 확보하는 역발상을 해보는 것도 창의적인 리크루팅 방법이 될 수 있다.


포춘지에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으로 지속적으로 선정되고 있는 Quicken Loans란 미국의 부동산 대출 전문회사의 경우를 보자. 동사는 인재 확보를 위해 대학이나 경쟁사보다는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할인 매장 등으로 눈을 돌린다. 동사의 임직원들이 직접 매장에 나가 음식을 주문하거나, 제품을 구입하면서 어떤 종업원이 열정적으로 고객을 응대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그리고 정말 열정이 있고 뛰어나다고 생각되는 인재가 있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면접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부동산이나 금융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채용되기도 한다.

 

이런 차별적인 리크루팅이 가능한 것은 ‘사업 관련 지식보다는 일에 대한 열정이 가장 중요하다’는 동사의 채용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재무를 가르칠 수는 있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열정이나 자발적인 노력을 가르칠 수는 없다”는 것이 동사 인재 채용 담당자의 말이다. 
 
콜럼부스의 달걀


지금까지 소개한 창의적인 리크루팅 방법은 ‘콜럼부스의 달걀’과 같다. 새로운 방법을 고안해 내기는 어렵지만 그 방법을 알고 나면 누구나 따라 할 수 있게 된다.

 

즉, 다른 회사들도 쉽게 모방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 번 성공한 색다른 방식을 다시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처음과 같은 효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콜럼부스의 이름이 역사에 남았던 것처럼 맨 처음 창의적인 방법으로 인재를 찾아 나선 기업의 이름은 계속해서 남을 것이다. 그리고 이 기업들은 ‘진정 인재를 원하고 있는 회사’라는 새로운 브랜드 가치를 얻게 될 것이며, 이 이미지는 향후 인재 확보에 있어 가장 큰 이점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자료제공-LG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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