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염 의료진 240여 명, 확진자 방문 문 닫은 약국 700곳
병의원 약국 경영 악화 경영지원책 시급, 의료시스템도 재정립해야
그동안 우리나라 의약계는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여왔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진단과 치료를 맡아온 의사 및 간호사, 감염확산을 막기 위한 공적마스크 공급에 참여한 약사, 모두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왔다.
6일부터 정부가 그동안 유지해오던 '사회적 거리두기'를 종료하고 '생활방역' 체제로 전환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사실상 조기 종식이 어려운 만큼 향후 대비를 위해서도 현재 의약계의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코로나19 현장에 있는 의료진과 약사들의 안전 문제와 정신적 스트레스 문제, 코로나19로 인한 직·간접적인 피해로 인한 경영적 위기 등 논의돼야 할 문제 등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의료진과 약사들의 안전과 스트레스 문제, 장기화에 따른 대책 필요해
우선 의료진과 약사들의 안전 문제와 정신적 스트레스 문제로, 코로나19 현장에 있는 의약계는 항상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또한 최전선에서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다 보니 정신적 스트레스가 쌓일 수밖에 없고, 업무량 증가로 인한 스트레스도 증가하고 있다.
4월 질병관리본부는 약 240여 명 이상의 의료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발표했다. 특히 대한의사협회와 대한간호사협회의 조사 자료에 의하면, 코로나19 진료와 관련해 60여 명 이상의 의사와 10여 명 이상의 간호사가 감염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는 지난달 한 내과 의사가 진료 중 감염으로 인해 사망하기까지 했다.
약사들도 안전문제에서 예외는 아니다, 코로나19 확진 환자의 방문으로 인해 격리조치 되거나 휴업에 들어간 약국도 늘고 있다. 대한약사회에 따르면, 이런 피해를 당한 약국이 70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현장 근무로 인한 스트레스와 업무과중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지적되고 있다. 대한간호협회에 따르면, 특히 코로나19 전담병원 등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들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이 심각하다고 조사된 바가 있으며, 다른 직능 단체의 조사에 의해서도 의료현장에 투입됐던 의료인들도 이와 같은 고통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국에서도 현장에서의 정신적 스트레스는 물론, 감염확산을 막기 위해 공적 마스크를 취급을 담당하면서 약사들의 업무도 과중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와 간호사, 약사들은 국가보건의 현장에 있는 직업군이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중 장기적으로 갈 때, 현장에서 그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현장에 직업군에 대한 안전과 여러 가지 배려에 대한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의약계의 경영문제, 의료시스템 붕괴로 이어질 수 있어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의약계에 제기되고 있는 또 다른 화두는 의료기관과 약국의 경영문제다. 경영악화로 인해 당장 의료기관이나 약국 운영을 할 수 없어 폐업이 속출할 것으로 우려가 되는 상황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본 의료기관과 약국들은 경영적 손실이 크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직접적인 피해인 매출 감소와 환자 수 감소다.
대한의사협회가 이번 사태로 피해를 입은 대구 경북지역과 광주 전남지역을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모든 의료기관에서 환자 수 감소와 매출액 감소가 큰 폭으로 나타났지만, 특히 직접적 피해를 입은 대구·경북지역의 경우에는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대한치과협회 조사자료에서도 병원의 직접적인 수입 감소가 나타난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자료에 의하면, 전국적으로 치과(병)의원 환자는 35%, 수입은 34%가 감소하였으며, 특히 대구·경북지역은 환자 48%, 수입 47%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국도 이번 사태로 인해 피해가 컸다. 대한약사회에 따르면,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직접적으로 약사의 격리조치나, 휴업 등의 피해를 입은 약국이 700여 곳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고, 의료기관 환자 수의 감소에 이은 약국의 매출 감소가 심화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형병원 앞 문전약국은 해당의료기관이 선별진료소나 지정진료소 지정으로 인해 외래환자의 처방전이 줄어들었다. 심지어 일부 문전약국의 경우 처방전이 90%나 감소한 경우도 있었다.
게다가 눈에 보이지 않는 간접적인 피해도 있다. 각 단체 들의 조사자료에 의하면, 코로나로 인한 추가 비용으로 진료를 이어가던 의료기관이나 약국들이 코로나19 확진 가능성 및 감염이 우려돼 격리 등의 조치를 받아, 대진의사나 관리약사 등을 추가로 고용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고, 자가격리나 휴업 등의 조치로 인해 유급휴가와 같은 항목에 상당 금액이 소모 되고 있으며, 방역물품 구매와 비치로 인한 재정적 지출 또한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의약계의 경영문제는 현장의 인력문제로도 확대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 조사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의료기관의 환자수 감소는 66.3%에 달하고, 경영악화로 인해 종사자인 간호조무사들이 무급휴가나 강제적 연차소진을 강요 받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문제는 간호조무사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전 의약계에의 문제로, 특히 경영악화에 따른 폐업에 의한 현장의 숙련된 의약계 종사자들의 대량 실직으로 인해 현재보다 더 심한 인력부족도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의약계의 이러한 문제 등에 대해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각 단체의 권고를 받아들여 의료시스템의 붕괴를 막고 체계적인 진료시스템을 확보해 향후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감염병 전담 병원 운영을 통해 의료기관내 감염을 막으면서 환자의 안전도 보장할 계획이다. 또한 의료기관과 약국의 경영난을 해소하기 위해 각종 재정지원 정책과 손실보상에 대해 건강보험요양급여비용 조기지급과 같은 정책을 실시하고 있으며, 지적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정책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각 직능 단체들도 문제의 시급성을 알리고 해결을 위해 정부와 협력하고 있다. 일부 문제의 해결 방법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하고 있지만, 정부와 협력해 현실적으로 어려운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정부와 각 직능단체, 국민 모두가 합심해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를 잘 헤쳐나가, 빠른 시일 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