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인구↑ 신경과 수요↑, 전공의 정원 증원 시급한 과제
수요 급증하는 신경과도 정부의 육성지원과목에 포함되어야
신경과와 정신의학과는 다른 분야, 명확한 바로 알리기 필요
신경계 희귀 질환의 치료· 환자의 사회복지 향상 노력할 것

대한신경과학회 38대 홍승봉 이사장이 취임했다. 홍승봉 이사장은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로, 뇌전증과 수면의학의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또한 여러 학회의 회장과 대한의사협회의 상대가치연구단, 신의료기술평가위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근위원을 역임한 의료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는 신경과의 당면한 문제인 전공의 숫자 증원과 신경과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그를 통해 대한신경과학회의 과제와 향후 비전에 대해 들어본다.
 

▲ 대한신경과학회 홍승봉 이사장

Q: 이사장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본인소개와 취임 소감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대한신경과학회 이사장을 맡은 홍승봉입니다.
신경계 질환 중에 뇌전증과 수면장애(불면증, 수면무호흡증, 기면증 등)를 세부전문으로 하고 있으며, 대한뇌전증학회 전 회장을 역임하였고, 현재는 아시아수면학회 회장을 겸임하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의 뇌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대한신경과학회의 이사장을 맡게 되어서 어깨가 무겁습니다. 더욱이 코로나19로 모든 국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더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Q. 대한신경과학회를 소개해 주십시오.

대한신경과학회는 1982년에 설립되어 40주년을 바라보고 있지만, 다른 전문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게 시작했습니다. 신경과는 뇌, 척수, 말초신경, 근육의 질환을 진료하는 전문과로서 4대 신경계 질환인 치매, 뇌졸중, 뇌전증(과거 명칭은 간질), 파킨슨병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매우 많은 환자들이 앓고 있는 두통, 어지럼증, 수면장애, 통증, 떨림, 발음/언어장애 등을 여러 가지 신경질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대한신경과학회의 회원인 신경과 전문의들은 세부 전문분야별로 많은 학회를 운영하고 있는데 대한치매학회, 대한뇌졸중학회, 대한뇌전증학회, 대한임상신경생리학회, 대한수면연구학회, 대한다발성경화증학회, 대한통증연구학회 등으로 다양하게 활동을 통해 신경과 질환의 진료와 연구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높였습니다.
 

Q. 나날이 신경과의 중요성은 증대되고 있지만, 이에 반해 전공의 수가 적은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신경과 환자의 약 70%가 노인입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출산율은 줄고 있지만, 노인 인구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신경과 전공의와 전문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최근 5년간 정부의 획일적인 전공의 감원 정책으로 신경과 전공의 정원이 104명에서 82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로 인해 전공의 수련과 신경과 진료가 큰 어려움에 빠져있습니다.
신경과 전공의 정원의 증가가 가장 시급한 과제인데, 노인 인구 증가로 신경과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 신경과는 정부의 육성지원과목에 포함되어야 할 것입니다. 
과거 국내에서 시행된 의사 인력 및 전문의 추계 연구는 몇 가지 가정하에 의료 인력의 수요와 공급량을 계산했는데, 이 가정들 중에는 현실에 맞지 않는 것이 있어 추계 연구의 신뢰도에 의문이 제기되어 왔었습니다.
예를 들면 2017년에 보고된 ‘전공의 정원정책 수립을 위한 전문의 인력 수요 추계 연구 보고서’(이윤성 등 대한의학회 연구진, 보건복지부)에서는 수요 추계 시 현재의 연령구조가 동일하다는 가정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런 가정은 아래 그림 (출처: 통계청)에서 보듯이 노인인구가 급증하는 우리나라의 현실과 전혀 맞지 않습니다.

최근 연구 결과 다른 나라들에 비하여 인구 10만 명 당 신경과 전문의 수가 가장 적은데 한국의 신경과 의사들의 다양한 세부 전문분야를 고려한다면 부족은 더욱 심해집니다. 실제로 현재 전공의 정원으로는 신경과 진료는 물론 전공의 수련도 제대로 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 자료출처 : https://ec.europa.eu/eurostat/web/main/home

나라별 1,000병상 정도의 종합병원에서의 전공의 숫자를 비교해 보면, 신경과 전공의 1년 차 정원은 미국은 약 10명, 일본은 5명 이상, 프랑스 5명 정도인데 비해 한국은 1~2명에 불과합니다. 다른 나라들에 비하면 신경과 전공의 정원이 너무 적습니다. S 상급종합병원의 예만 봐도 정신과 전공의 1년 차 정원 4명, 가정의학과 1년 차 정원 9명인데 비하여 일이 가장 많은 신경과 전공의 1년 차 정원은 단 2명뿐입니다.
 

Q. 신경과의 낮은 인지도와 정신과와의 분리문제도 지적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죠.

신경과는 영어로 Neurology이고, 정신건강의학과는 영어로 Psychiatry이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확실하게 구별이 됩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신경을 많이 쓴다’는 표현을 흔하게 사용하듯이, ‘신경’이란 단어가 정신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아 신경과와 정신건강의학과의 구별이 쉽지 않습니다.
또 한편으로 신경외과(Neurosurgery)는 수술이 필요한 뇌, 척추질환을 치료하는 전문과이고, 신경과는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뇌, 척수, 말초신경질환을 치료하는 전문과 입니다. 따라서 관련 학회와 보건복지부는 국민들에게 ”신경과“에 대하여 바로 알려 혼동이 없게 해야 합니다.
 

Q. 신경과학회의 이사장으로서 향후 포부와 비전을 말씀해 주십시오.

이사장으로서 해야 할 일은 많지만 그중에서도 몇 가지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신경과’를 바로 알고 적절하고 최선의 진료를 쉽게 받을 수 있게 ‘신경과 바로 알리기’에 중점을 두려고 합니다.
두 번째는 매우 부족한 전공의 정원을 10명 이상 늘려서 신경과 전공의 수련의 질을 높이고 국민들이 신경계 질환의 치료를 잘 받을 수 있게 하고자 합니다.
또한 치매와 뇌졸중 예방에 힘쓰고, 상대적으로 낙후된 뇌전증과 신경계 희귀 질환의 치료와 환자들의 사회복지 향상에 노력하고자 합니다.
인구의 고령화로 신경과 환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신경과의 책임과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전 국민의 뇌 및 신경계 건강을 잘 유지하고 뇌과학을 포함한 신경과학의 발전을 위하여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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