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약국을 갖자는 성급함에 사기꾼에 날려버린 개국의 꿈과 빚더미 
3개월을 술로 지새다 불현 듯 어려서 즐겨 치던 피아노가 생각났다
그리고 피폐해져가는 몸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으로 헬스장을 찾았다

지금은 피아노 연주자, 보디빌더, 새내기약사 강사로 바쁜 일정이 기다린다
그리고 어려움을 겪는 약사들에게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용기’를 들려주고 싶다  

▲ 이상록 약사

멋진 피아노 연주를 들려주고 싶고, 보디빌딩대회에 나가 다져진 몸을 과시하고 싶고, 약국을 개국하다 사기를 당하거나 실패한 약사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주고 싶고, 새내기 약사들에게 진로를 상담해주고 싶고, 다이어트 비법도 전수하고 싶고, 스트레스 받는 약사들에게 속 시원한 사이다 같은 말을 들려주고 싶다.
모두가 하루빨리 코로나 바이러스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그 중에서도 유별나게 이 시간의 답답함을 페이스북을 통해 호소하며, 하루속히 코로나19에서 벗어나기를 기도하는 사람이 있다. 그는 코로나나만 아니면 너무나 할 일이 많다고 한다. 그가 바로 경남 양산시 소재 하나약국에서 근무약사로 재직하고 있는 이상록 약사다.  


 
Q. 모두들 코로나19가 하루속히 끝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만, 이상록 약사는 날들보다 더  간절히 코로나19 종식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를 포함한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속히 이 사태가 끝나기를 바라고 있을 것입니다. 저 또한 이 사태로 인해 예정되었던 연주회와 보디빌더대회, 세미나 들이 모두 무기한 연기가 되었기 때문에 하루 빨리 종식이 되고 준비했던 행사들을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Q. 예정된 연주회나 세미나 등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올 봄에 팜하모닉 정기연주회, 참약사협동조합 새내기약사 세미나, 비르투오소 정기연주회, 3월 콩쿠르 등의 일정이 모두 연기되어 있습니다.

 

Q. 그동안 어떤 일을 했는지,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2011년 2월에 부산대 약대를 졸업하고 바로 gsk에 입사하여 서울에서 로컬 영업과 종합병원 영업을 경험하고 퇴직하여 고향으로 내려와서 약국을 차리게 되었습니다. 약사회 활동으로는 젊은 약사회 kypg의 국제팀장으로서 활동을 하였었습니다.

 

Q. 약국 개설 과정에서 사기를 당하셨다던 데, 어떤 일이 있었습니까?

많은 약사들이 약국을 운영하며 한 번씩은 겪을 수 있는 케이스입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제약회사 퇴직 후 급히 개국을 하고 싶은 욕심에 서두르다, 브로커에게 사기를 당해 약국을 개설하였고, 건물주의 잘못으로 건물까지 경매에 넘어가면서 수억이 넘는 돈이 공중 분해되는 경험을 하였습니다. 5년이 지난 지금도 회수가 안 되어 소송을 진행 중인 상황입니다.

 

Q. 그런 어처구니없는 피해를 당했다면 실망도 컸을 텐데, 어떻게 이겨내셨는지요?

그 일을 겪은 시기가 겨우 서른 살 때 입니다. 처음 개국을 하는 상황이니 당연히 대부분이 대출금이었지요. 너무 큰 상심에 집에는 말도 못하고 혼자 힘들어하면서 방법을 찾아보았지만, 아무런 대책이 서지 않았습니다. 어느 시점부터는 약국을 나가지 않고 몇 달 동안 매일 술로 지새웠습니다. 당연히 술은 해결책을 줄 수 없고, 갈수록 심신만 피폐해져 갔습니다.
그러다가 2015년이 되어 이 이상 무너진 상태로 술을 계속 마신다면 다신 일어나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힐링 취미를 찾아보던 중에 어릴 적에 쳤던 피아노가 생각이 나서 약국에 전자피아노를 놓고 치기 시작한 것이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몇 달 후부터는 운동도 병행하기 시작했습니다. 건강이 많이 안 좋아져있는 상태였거든요. 처음에는 실망의 돌파구로 시작한 이 두 가지가 지금은 저에게 가장 소중한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Q. 그 후 미스터부산 보디빌딩대회 출전, 피아노로 전국음악콩쿠르대회 일반부 금상 수상, 전국약사음악연주회 결성 등 숱한 예체능 활동을 했다고 들었는데, 어떤 과정과 결과가 있었는지 들려주기 바랍니다.

처음에 피아노를 시작하면서 연습 영상이나 연주 영상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면서 피아노 카페에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피아노를 점점 업그레이드하면서 약준모(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에서 ‘피아노약사’라는 닉네임으로 또 글을 올렸습니다.

활동을 하다 보니 전국에 음악을 좋아하는 약사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당시 전국적인 약사들의 음악 모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왕 하는 거 제대로 만들어서 연주회를 해보자는 마음에 2015년 12월에 전국 약사음악연주모임인 ‘팜하모닉’이 만들어졌습니다. 그 후엔 정기적으로 연주회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 고베에 살고 있는 친한 친구와 멘즈사운드라는 그룹을 결성하여 정기적인 한일간 공연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운동은 처음엔 술 때문에 붙은 뱃살을 빼기 위해 시작했지만, 바디프로필 촬영과 잡지사 모델로 지원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운동이 점점 몸에 붙고 일상이 되면서 욕심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가장 확실한 동기 부여를 위해서 선택한 것이 운동으로는 미스터 부산 보디빌딩대회 출전이었고, 피아노는 전국 음악콩쿨 일반부 출전이었습니다.
 
물론 준비를 하면서 스트레스도 많았지만, 큰 모티베이션이 되었고 결과적으로 실력 향상도 되었던 도전이었습니다.
 
요즘은 전국 연주자 모임 ‘비르투오소’ 소속으로 왕성한 연주회 활동을 준비 중입니다. 운동으로는 ‘TEAM M.C’ 라는 모임도 결성하여 함께 즐거운 운동도 하고 사회봉사 활동도 준비 중입니다.

 

Q. 참약사협동조합 이사로 활동하며 여러 가지 강의도 하신다는데, 주로 어떤 주제의 강의를 하는지요?

새내기 약사들에게 제가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약업 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케어 하면 좋을 것인가’, ‘어떻게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생각의 전환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등의 동기 부여 세미나를 하거나, 약사회 연수교육에서는 일선 약사들에게 건강하게 다이어트 하는 방법

 

 

Q. 앞으로의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십니까?

원래 제가 해왔고 자신 있는 분야인 운동과 음악, 그리고 동기 부여 강의를 조금 더 다듬어서 더 다양한 확장을 시도하고 싶습니다. 특히 세미나 쪽은 언젠가는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 같은 곳에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생각의 전환과 마음가짐’에 대해서 발표해 보고 싶습니다. 최근 들어서 프랜차이즈 기업이나, 제약회사 등에서 세미나 제안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연주 활동으로는 올해는 다양한 연주회와 버스킹, 개인 독주회 등을 준비 중이고, 운동과 약학을 결합하여 의-약-한 전문가들과 팀을 이루어서 유튜브 방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지금처럼 그래왔듯이 열심히 활동을 하다보면 또 제가 생각지 못했던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제안과 기회들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본인의 삶을 거울삼아 약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제가 항상 드리는 말씀이지만, 저는 제가 ‘이런 것들을 성공시켰어요’ 라는 자랑을 하려고 세미나를 진행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제약회사에 있을 때보다 오히려 약업계에 나와서 겪은 스트레스 상황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겪었던 사기와 소송도 저만이 특별하게 겪는 일들이 아니고 약업계에서는 너무나 흔하게 일어나는 일입니다. 지금도 제 주위에서도 많은 약사들이 비슷한 일들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저는 제가 남들보다 특별하다고 생각해본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다만 제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럽던 스트레스 상황을 탈피해보려는 발버둥 속에서 하나씩 제가 목표했던 것들을 이루려고 노력하다보니 점점 제 자신의 삶에서 자신감이 생겼고, 그런 과정들이 쌓이면서 오히려 아이러니하게도 다양한 기회들이 생겼습니다.
 그 결과 많은 활동들을 할 수 있었고 지금 현재도 제가 진행하던 소송들이 전혀 진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예전같이 고통 속에서 술만 마시고 퍼지거나 저를 스스로 파괴시키지 않고 더욱 긍정적으로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들도 많아졌고요.
 
그런 다양한 스트레스에 노출된 약업계에서 어떻게 하면 이 위기 상황을 인생의 기회로 바꿀 수 있었는지에 대한 동기 부여와 생각의 전환에 대한 내용들을 더 많은 약사들과 각자의 케이스를 서로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약사님들께서도 앞으로 혹은 지금도 스트레스 받는 상황들을 건강하고 슬기롭게 다양한 취미들로 잘 극복하셔서 남은 약업 생활을 저와 함께 즐겁게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Q. 기타 하고 싶은 말씀은?

단체의 세미나도 좋고 개인적인 상담도 언제든지 요청해주시면 제가 아는 한에서 최대한 응해드리고 싶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진행하는 부분이며 당연히 무료입니다. 같이 케이스들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개인 sns로 언제든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Instagram : mens_sound_ro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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