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지금 가장 주목하고 있는 신약 후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약 ‘아두카누맙’이 최신 임상시험 데이터에서 기억 장애와 실어 등 인지 기능 저하를 늦춘다는 것이 밝혀졌다. 미국 바이오젠은 2020년 초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승인 신청하고, 그 후 일본과 유럽에도 승인 신청을 할 예정이다.

10여년 간 실패가 계속된 인지증(치매)약 개발의 문이 드디어 열리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입장에서는 ‘판도라의 상자’일지도 모른다. 장래에 이 새로운 예방적 의료에 1조엔 단위의 돈이 들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대량 생산 어려워 고액 예상

아두카누맙이 모든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대상은 질병으로 이행하기 전의 경도 인지 장애(MCI)를 중심으로 한 조기 단계 환자다.

바이오젠이 지난해 12월 5일에 미국 샌디에고의 학회에서 공표한 치험 데이터에 따르면, 치료 효과가 확실히 나타난 것은 안전상 허가된 최고 용량 한계를 투여한 경우였다.

심근경색과 뇌졸중 등 생활습관병으로부터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약으로 혈압과 콜레스테롤을 낮춰서 발병을 막는다. 예방적 의료라는 접근이다.

바이오젠이 에자이와 공동개발하는 이 인지증(치매) 신약도 알츠하이머병을 완치하는 ‘특효약’이 아니라, 강압약이나 고지혈증약에 가까운 ‘예방약’의 일종이라 할 수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승인된 후에 결정될 약의 가격이다.

점적으로 투여하는 아두카누맙은 항체 의약이라 불리는 바이오 의약품으로, 혈압약 같은 정제나 캡슐제와 달리 양산이 어렵다. 그런 만큼, 제조 코스트가 비싸다. 연구개발비 회수도 포함하면 약값은 종래의 예방약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파격적 가격이 될 전망이다.

최신 항암제와 자기면역질환용 항체 의약의 시세를 바탕으로 추측하면 1회당 약값이 100만 엔이 돼도 이상하지 않다. 임상시험에서는 월 1회, 1년 반 투여했다. 이렇게 치료하면 1,500만 엔이 넘는 의료비가 든다.

 

검사에도 돈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고령자 중 MCI에 해당하는 사람 수는 추계 400만 명으로, 인지증(치매) 환자 수(462만 명)에 필적한다(2012년 시점). 가령 치료 대상이 1%인 4만명이라고 하면 의료비는 6000억엔이고, 5%라면 3조엔에 달한다는 계산이다.

MCI인지 여부를 확정 진단하는 것도 현재 의료에서는 돈이 든다. 인지증(치매)은 보통, 문진과 자기공명영상장치(MRI)로 진단한다. 이것으로는 아직 알츠하이머병이 발증되지 않은 상태를 판별하는 것은 불가능해서 1회에 수십만엔이 드는 양전자방사단층촬영장치(PET)에 의한 검사가 필요하다. 채혈로 진단하는 방법 개발을 목표로 연구가 진전되고 있으나, 임상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을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물론, 아두카누맙의 장점은 크다. 알츠하이머병은 10년 가까운 시간에 걸쳐 서서히 증상이 진행된다. 조기 단계에서 진행을 멈추게 하거나 늦출 수 있으면 개호(介護)가 필요해지는 시기를 연기시킬 수 있다. 게이오대학이 시산(試算)한 인지증에 관련된 일본 국내의 사회적 비용은 연간 약 14.5조엔이고, 그 중 개호비가 6.4조엔으로 의료비의 3배가 넘는다.

인지증(치매) 신약으로 인해 의료비가 크게 증가하는 한편, 개호비를 대폭 줄이는 것이 가능해질지도 모른다. 사회 전체적 차원에서 의약품 가격을 평가하는 데에는 이와 같은 종합적 시점이 앞으로 중요해진다.

아두카누맙는 치험이 도중에 중단됐지만, 그 후의 데이터 해석에서 유효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부활극’은 신약 개발에서는 드물어서 전문가는 FDA가 승인할지 여부는 반반이라고 본다.

그래도 일본의 경우에는 국민개보험제도이기 때문에 당국에 의해 신약이 승인되고 약가(약의 가격)도 결정되면, 원칙적으로 대상자라면 누구나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최신 항암제처럼 유전자를 조사해 효과가 있을지 여부를 사전에 선별해 효과가 예상되는 사람에게만 투여하는 것도 인지증(치매)약의 경우는 어렵다. 화제의 고액 의약품이 일본의 의료제도에 커다란 부담을 주고 있다.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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