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긍정함으로써 존재의 이유와 변화의 방향을 찾는다

세 번째 이야기


 모순(矛盾, contradiction)은 논리학에서 두 개의 명제가 동시에 참이 될 수 없는 상태를 말하고, 역설(逆說, paradox)은 표면적으로는 모순되고 불합리하지만, 사실은 그 속에 진실을 담고 있는 말을 의미한다. 흔히 ‘작은 거인’은 작은 몸집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업적을 쌓은 사람을 의미하며, 작다와 거인과 같이 양립할 수 없는 두 단어(모순을 가지고 있는 단어)를 통해 강조 효과 즉, 역설적인 의미를 표현한 것이다.
  고전역학에서 입자(particle)와 파동(wave)은 서로 다른 물리적 특징으로 인식하였고, 이것을 바탕으로 빛이 입자인지 파동인지에 대한 논의가 오랜 시간 지속되었다. 결국 빛은 입자와 파동 두 가지 성질을 모두 지닌다는 사실이 실험을 통해 증명되었고, 양자역학은 두 개념(입자와 파동)을 하나의 개념으로 통합한다. 
 고전역학에서 입자와 파동의 개념은 모순의 관계였으나, 양자역학에서 입자와 파동은 빛의 이중성, 물질의 이중성이라는 역설적인 표현으로 하나의 개념이 되었다.

 

 이론(theory)은 우리가 관찰한 것을 명명하는 개념(concept)을 만들고, 개념간의 관계를 통해 우리가 보는 것을 설명하고 변화의 방향을 예측하게 한다. 또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키고, 자동차, 비행기, 스마트폰 등 다양한 문명의 이기가 탄생하게 된다. 연구를 통해 새로운 지식이 발견되고 이론은 지속적으로 개정되고, 실체와 개념 사이의 간극을 줄여준다.   
  
 이론과 물질의 발전은 생화학이나 분자생물학 등을 통해 생명과 질병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된다. 생명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변화(metabolism)와 질병(disease) 사이에 관계를 이해하게 된다. 심장 질환, 뇌졸중 및 2형 당뇨병의 위험이 증가하는 일련의 상태를 대사 증후군(metabolic syndrome)이라 부르고, 질병이 어떻게 발전하게 될지 예측을 할 수 있게 된다.  


1) 대사증후군(metabolic syndrome)

 대사증후군은 복부 비만, 높은 중성지방, 낮은 HDL-C(HDL-C : high-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 혈압 상승, 혈당 상승과 같은 5가지 의료 상태 중 적어도 3개 이상이 있는 경우로 대사와 관련된 질환이 함께 동반된다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용어(병명이 아님)이다.

대사증후군은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이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고, 이 외에도 스트레스, 노화, 낮은 신체 활동 및 나쁜 식습관도 대사증후군을 일으키는 위험 요인이 된다. 대사증후군은 허혈성 심장병, 뇌졸중 등 심혈관 및 당뇨병의 발생을 증가시키고, 그 외에도 지방간 및 폐쇄성 무호흡과 연관성이 깊다.   

▲ (그림 1) 대사증후군의 진단 및 관련 질환


① 인슐린 저항성(insulin resistance)과 비만

 인슐린은 중요한 동화호르몬으로 혈액에 있는 포도당을 간, 지방, 근육세포에 흡수를 촉진함으로써 탄수화물, 지방 및 단백질의 대사를 조절한다. 인슐린은 인슐린 수용체(insulin receptor)에 결합하고, 인산화반응을 통해 세포는 성장, 증식, 생존을 한다. 또, 인슐린의 작용은 에너지 저장(지방, 글리코겐)과 단백질 합성(포도당신생반응으로 사용한 단백질 합성)을 한다.

 인슐린 저항성은 세포가 주어진 농도의 인슐린에 정상적으로 반응하지 않는 생리학적 상태이다. 인슐린에 대한 세포의 반응이 감소됨에 따라 포도당 항상성을 위해 췌장의 β세포는 과도한 인슐린을 혈액으로 분비한다. 인슐린 저항성에 의한 고인슐린혈증(hyperinsulinemia)은 고혈압, 비만, 이상지질혈증 및 포도당 불내성(glucose intolerance)과 관련이 있고, 이러한 상태를 종합적으로 대사증후군이라 한다. 
 
 고인슐린혈증과 비만은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인슐린은 포도당을 지방산으로 합성증가, 지방세포로 포도당 유입 및 지방 분해를 억제한다. 반대로 지방조직은 고인슐린혈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다양한 대사산물, 호르몬 및 사이토카인(cytokines)을 분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방조직에서 분비하는 사이토카인은 인슐린 신호전달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2) 인슐린 저항성의 원인은?

 대사증후군(metabolic syndrome)의 다른 이름은 인슐린저항성 증후군(insulin resistance syndrome)이다. 즉, 대사증후군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 인슐린 저항성이라는 것인데, 인슐린 저항성을 일으키는 다양한 위험인자는 나오지만 왜 인슐린 저항성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명쾌한 답은 찾기 힘들다.

 우선 대사증후군을 판단하는 혈액학적 증후는 중성지방(150mg/dl이상)의 상승과 공복혈당(100mg/dl이상)의 증가 및 고인슐린혈증(대사증후군 진단에 고인슐린혈증이 들어가 있지 않지만 인슐린 저항성이 대사증후군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고, 인슐린 저항성이 나타나면 높은 인슐린혈증이 동반된다)이다.

중성지방과 포도당은 인체의 대표적인 에너지원이고, GLUT4)GLUT4 : glucose transporter type4)가 적정 인슐린에서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은 포도당이 GLUT1이나 GLUT3를 통해서만 이동해야 하는 경우(가설1) 일 것이다. GLUT1은 모든 세포에 존재하는 포도당 수송체이지만 특히 뇌-혈관 장벽에 풍부하게 존재한다. 또, GLUT3는 신경세포에 존재하는 포도당 수용체이다.

▲ (그림 2) 인체의 에너지대사 요약


 (그림 2)는 인체의 에너지대사를 간략히 요약한 것이다. 포도당과 지방산은 인체의 주요 에너지원이지만 반드시 대사를 통해서만 ATP로 전환이 가능하다. 인체가 산소 없이 3분을 견디지 못하는 이유는 전자전달계의 마지막 단계에서 산소가 수소이온과 전자를 제거하기 때문에 만약 산소가 없다면 에너지 대사가 멈춘다.

 저혈당(hypoglycemia) 및 저산소증(hypoxia)은 에너지 부족의 중요한 원인이 되고, 인체는 이 신호에 즉각 반응하여서 교감신경(SAM pathway)의 흥분, HPA axis의 흥분이 일어난다. 에피네프린의 작용으로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 억제 및 글루카곤 분비가 촉진되고, 간, 근육에서 글리코겐 분해, 근육에서 포도당분해, 지방조직에서 지방분해를 증가시킨다.

코티솔은 포도당신생반응 증가, 말초 조직의 인슐린 감수성 감소(GLUT4에 의한 포도당 수송 억제), 신장에서 알도스테론 작용으로 나트륨 및 수분 보유와 칼륨 배출 증가가 일어난다. 에피네프린과 코티솔의 작용으로 인해 혈액에는 젖산, 아미노산, 중성지방이 포도당 신생반응을 위해 증가하게 되고, 포도당 신생반응의 결과로 포도당, 케톤체 및 VLDL(간에서 생성된 중성지방)이 증가하게 된다.

▲ (표1) 에피네프린과 코티솔의 작용

저혈당으로 인한 교감신경과 HPA axis의 흥분은 혈당이 올라가면 멈추게 되지만 만약 신경세포에 ATP가 부족(가설2)하게 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이것도 마찬가지로 신경세포에 충분한 ATP가 생성이 될 때까지 교감신경과 HPA axis가 흥분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ATP의 부족이 일어나는 경우는 언제일까?

 (그림 2)와 같이 에너지 대사의 흐름에 문제가 발생할 때이다. 포도당이 대사를 통해서 ATP가 되는 것이지 포도당이 곧 ATP를 말하는 것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 (그림 3) ATP감소의 원인 및 ATP 감소에 따른 이상반응


 대사의 문제는 효소의 결핍, 보조인자의 부족, 기질(substrate)의 부족에 의해 나타난다. 포도당은 인체의 중요한 에너지원이다.

하지만 티아민(thiamine)이 부족하면 신경세포는 ATP가 부족하게 된다. 이 때 인체는 ATP 생성을 위해 포도당(기질)의 공급을 늘려야 하고, 에피네프린(에피네프린의 췌장 자극에 의해 글루카곤의 분비도 증가한다)과 코티솔을 통해 글리코겐 분해 및 포도당 신생반응의 증가와 인슐린 감수성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가설1 : 포도당의 공급을 일정 세포에 한정(GLUT1, GLUT3)

 가설2 : 신경세포의 ATP 부족

 신경세포의 ATP부족은 포도당의 공급을 신경세포에 집중해야 하고, 인체의 생존 반응(SAM pathway 및 HPA axis의 흥분)(에너지 공급 반응)에 의해 혈중 포도당은 증가하고, 인슐린 작용에 의한 GLUT4 발현을 억제함으로써 신경세포에 포도당 공급을 증가시키고, 말초조직의 포도당 사용을 억제시킨다.   
  
 또, 포도당 대사의 이상 및 ATP부족은 혈중 포도당을 증가시키고, 세포의 포도당 이송에 중요한 GLUT1에도 영향을 미친다. GLUT1의 세포막 발현은 혈중 포도당과 반비례 관계를 가지고 있다. 혈중 포도당이 증가하면 GLUT1은 감소하고, 혈중 포도당이 감소하면 GLUT1은 증가한다. GLUT1이 많이 발현하는 포도당 농도는 90mg/dl로 인슐린 저항성이 나타나기 전 농도이다.

 ATP부족에 의한 혈중 포도당 증가는  GLUT1의 세포막 발현을 감소시킨다. 이것은 세포내 포도당 이용이 감소하게 되고, 포도당 이용의 감소는 산화스트레스 및 합성에 반드시 필요한 NADPH가 감소하게 된다. NADPH의 감소로 인해 피부 및 점막에 문제가 나타난다.

 신경세포의 ATP부족((그림 2) 참고)은 보조효소 티아민, 니아신(niacin), 비오틴(biotin), B6의 결핍에 의해서도 나타나고, (그림 4)에 있는 비타민 결핍증상이 대사증후군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이다.

▲ (그림 4) 티아민, 니아신, 비오틴 결핍증상


 세포는 혈액에 존재하는 호르몬 및 다양한 물질에 반응한다. 인슐린이 있으면 인슐린에, 코티솔이 있으면 코티솔에 그리고 인슐린과 코티솔 둘 다 있으면 두 가지 모두에 세포는 반응한다. 또, 인체의 모든 반응은 생존을 위한 반응이고, 인슐린 저항성이라 불리는 반응 또한 생존을 위해 나타나는 반응이다. 이 반응의 지속은 생존을 위해 무엇인가가 필요하거나 부족하다는 것이고, 인체의 반응을 억제하기 이전에 반드시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해야 되는 이유이다. 


참고문헌
국가건강정보포털, 대사증후군
medscape.com : metabolic syndrome
위키피디아 검색 : metabolic syndrome, insulin resistance, hyperinsulinemia, HPA ax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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