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안전성정보·적정사용·부작용 피해구제·마약류 통합정보 관리에 최선

취임 후 조직확대 윤리경영 빅데이터 분석‧활용 교육‧연구 등 주요 기능 강화

매년 시무식 마치고 직원들과 국립현충원 참배 '국민 안전 사명감' 되새겨

35년 연구직 공무원의 외길을 줄기차게 걸었다. 의약품 안전성 연구 관리 분야에서 맡을 수 있는 주요 직책을 두루거치며, 어디서든 최고, 최초 타이틀을 마다하지 않던 한순영 박사가 지금은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장을 맡아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열정을 꽃을 피우고 있다. 한순영 원장이 추진하고 있는 의약품안전관리연구 업무와 앞으로의 관심사에 대해 들어봤다.

Q.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의 설립 취지와 주요 사업에 대해 설명해주십시오?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은 의약품 안전관리 업무를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2012년 설립(약사법 제68조의3)된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 공공기관입니다. 주요 사업으로 ▲의약품 안전정보 수집·분석·평가 ▲의약품부작용의 인과관계 조사·규명 ▲의약품 적정사용(DUR)정보 개발·제공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사업 ▲마약류 통합관리시스템을 활용한 마약류 통합정보 수집‧조사‧이용 및 제공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식약처의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을 위탁 운영하여 임상부터 시판 후 사용까지 전주기 의약품 통합정보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즉, 3개의 의약품안전 관련 빅데이터 및 RWD(Real World Data)를 보유한 기관으로 콜센터 3곳을 운영하고 있어요. 일반국민으로부터 병의원, 약국, 지역의약품안전센터에 근무하는 전문가, 그리고 의약품, 의약외품 등 관련기업 종사자, 지자체 공무원까지 회원이 다양하지요. 마약류 통합관리시스템 회원 수는 약 5만 3,000여 명, 의약품 통합정보 시스템 회원은 약 13만 명 이상입니다.

 

Q. 2018년 7월 원장 취임 이후 새롭게 추진한 사업과 주요 성과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취임 후 변화하는 환경에 맞게 4본부 12팀 3TF로 조직을 확대 개편했습니다. 감사팀을 신설해 윤리경영을 강화하고, 의약품 안전 향상에 필요한 빅데이터 분석‧활용과 교육‧연구 등 주요 기능을 강화한 것이 핵심입니다.

의약품 안전 분야 전문성은 하루아침에 함양되지 않아요. 약물역학조사관 등 내부 직원, 제약회사 안전관리책임자, APEC 국가 의약품 규제담당 공무원 교육도 중요하고요. 따라서 내외부 전문가를 활용한 역량 강화에 각별히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 분야에 관심 있는 약대생들을 미래 전문가로 키우기 위해 10주간 공들여 심화교육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내부 직원들이 공직에 종사하는 자긍심과 책임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매년 시무식 후 국립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고,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위해 일하는 사명감을 되새기고 있습니다.

생일축하, 브라운백 미팅 등 다양한 소통 프로그램으로 직원들과 대화하고, 밖으로는 시민참여혁신단을 구성해 민간전문가 등 외부의 의견을 적극 수렴했습니다. 이 결과, 식약처 산하기관 경영실적평가 우수등급(A), 부패방지시책평가 및 보안점검 우수기관 선정 등의 성과가 있었어요.

안전문화 확산을 위해 국민이 알기 쉬운 의약품 안전사용 정보를 제공하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2018년에는 여성‧어르신 등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교육ㆍ홍보활동으로 행정안전부 주관 2018년 안전문화대상 우수기관 장관상을 수상했어요. 2019년에는 여성가족부 산하기관인 건강가정진흥원과 함께 다문화가족을 위한 의약품 안전사용정보를 13개국어로 제공했으며, 주요 보도자료 및 유튜브 안전정보도 국·영문으로 배포하고 있습니다.

또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사업’이 2019년 경제협력개발기구 공공거버넌스국(OECD-OPSI)을 통해 국제사회에 혁신사례로 소개되었고, 식약처 혁신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도 공공기관 ‘최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

Q. 약대를 졸업한 후 어떻게 연구직 공무원의 길을 택하게 되었는지?

Medical Society라는 무의촌봉사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약물상호작용, 금기, 분할 사용 금지 등 약물적정사용 (DUR)이 잘 지켜지지 않는 것을 보고 병원 약국장이 되어 이를 개선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병원약국 취직준비의 일환으로 약제학 석사과정을 하며 최신 실험장비로 학위논문을 쓰고 싶어 일시적으로 국립보건연구원에 취업한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처음 맡은 일은 허가신청 약물의 안전성‧유효성을 검토해서 효능‧효과, 용법‧용량, 부작용, 사용상의 주의사항 등 허가사항을 정하는 일이었습니다. 또한 WHO 부작용 모니터링 보고서를 분석하고 수사기관에서 의뢰된 각종 약화사고를 조사했어요. 실무자로서 혼자 하던 일을 지금은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동료들과 전문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셈입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평가결과를 WHO News letter에 게재하고, APEC 규제당국자 대상 약물감시 전문교육훈련(COE, Center of Excellence)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는 30여 년 동안 우리나라 의약품 안전 분야의 큰 발전상을 나타내며, 우리 원이 2018년 5월 WHO-UAE재단 공로상을 수상한 것으로 이 분야의 국격을 말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Q. 35년 공직 생활에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무엇입니까?

식품ㆍ의약품의 안전성 평가를 위한 선진국의 규제독성학을 국내에 도입한 원년 멤버로서 임상시험에서 밝혀내기 어려운 발암성, 최기형성을 의약품 표시기재사항에 반영하는 등 규제 선진화에 기여했습니다.

식약처 1호 R&D사업인 내분비계장애물질(환경호르몬) 평가사업을 선제적으로 수행해 어느 선진국보다도 빨리 우리국민들을 환경호르몬으로부터 보호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환경호르몬 없는 젖병을 우리 아기들이 어느 나라보다도 빨리 물었고 수출도 된 것 등 입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보건관련 기초통계, 즉 선천기형률, 남성의 정자 수, 혈액 및 모유의 다이옥신 등을 조사하고 화장품, 식품, 용기포장에서 환경호르몬 농도를 측정하고 공개함으로써 환경호르몬 노출 저감화를 유도한 것입니다.

담배 안전관리사업, 마약류 안전관리사업 등을 선제적으로 기획‧수행했으며, 프로포폴의 세계 최초 향정신성의약품 지정을 위한 과학적 근거 제공과 식약처내 국과수를 모토로 한 국내 최고 수준의 식·의약 부정유해물질 분석시스템 구축으로 세계 최초 규명한 비만치료제 유사물질 등이 십여종이나 되는 등 식약처가 세계적인 분석기능을 보유하게 된 기반을 수립했습니다.

우리나라 초대 동물대체시험검증센터장으로서 실험동물보호 및 무역기술장벽(TBT)에 대응하였고, 약물감시 사업단 발족과 지역약물감시센터 운영 등을 통해 의약품 부작용 관리의 기틀을 마련한 경험도 기억에 남는 것입니다.

지금 여기 안전원에 와서는 마약류통합정보시스템을 운영으로 사망자에 대한 투약, 가짜 처방전, 식욕억제제에 대한 메디칼쇼핑 등 마약류의 오남용을 예방하는 일을 하는 것을 큰 보람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Q. 공직에 몸담고 있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공직은 하늘이 주신 천직(天職), 소명(召命)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안전 분야는 ‘완전’과 ‘완벽’이란 있을 수 없고 선제적으로 해야 피해를 막기 때문에 게으르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조금 더 노력하고 공부하고 부지런하면 우리 국민은 이 분야에서 큰 혜택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외롭고 힘듭니다. 미리미리 준비하고 예방한 공로는 잘 알아주는 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스스로를 채찍질하면서도 스스로를 격려하고 칭찬할 수 있는 내공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언론, 국민, 행정가가 다 아는 이슈는 이미 발생한 것이고 뒤늦은 대처입니다. 아직 발생하지 않는 안전 이슈를 준비하는 것은 공감을 얻기 힘들지만 설득에 설득을 거듭하고 때로는 예산과 인력, 법적 근거 없이도 준비를 해야만 했습니다. 나를 믿고 이런 일들을 같이 해준 동료들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Q. 최근 주요 관심사와 향후 계획은?

조직 차원에서는 직원 개개인을 의약품 안전관리 분야의 독보적인 전문가로 키우고, 조직력을 갖춰 세계적인 의약품 안전관리 전문기관으로서 역할과 위상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의약품 안전관리 전문성 강화에 대해서는 의약품 안전관리를 위한 각종 빅데이터를 수집ㆍ관리하면서 개인정보, 민감정보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빅데이터 분석‧활용을 위한 직무 전문성과 보안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또 '빅데이터 기반 마약류 안전관리' 분야에서 의약품안전관리원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식약처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면서 일평균 50~60만건, 누적 2억건 이상의 마약류 취급정보를 수집‧관리하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켜 기존에 수기로 관리하던 방대한 마약류 취급내역을 전산화해 사후관리 효율성을 높이고 과학적 안전관리를 위한 환경을 갖춘 것이 가장 큰 성과입니다.

의약품 안전관리 성과 확산을 위해 의약품 이상사례보고 시스템(KAERS),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NEDRUG) 등 대규모 의약품 DB를 보유한 기관으로서 보안을 철저히 하고,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활용으로 의약품 안전관리와 환자 안전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면밀한 안전성 분석을 위해 의약품‧의료정보를 보유한 관계기관과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의료기관 공통 데이터모델(CDM) 등 리얼월드 데이터를 활용한 선제적 안전정보 생산과 연구 활성화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한순영 원장은>

1960년 서울 출생으로 숙명여자대학교 약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약제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3년부터 2018년까지 약 35년간 연구직 공무원으로서 국립독성과학원 내분비독성과장,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독성평가연구부장,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감염병센터장, 광주 및 대전식품의약품안전청 청장 등을 역임했다.

식약처 1호 R&D사업인 내분비계장애물질(환경호르몬) 평가사업과 담배안전관리사업, 마약류 안전관리사업 등을 선제적으로 기획‧수행했으며, 프로포폴의 세계 최초 향정신성의약품 지정을 위한 과학적 근거 제공과 식약처 내 국과수를 모토로 한 국내 최고 수준의 식·의약 부정유해물질 분석시스템 구축 등 창의적인 안전관련 전문행정을 주도한 전문가로 손꼽힌다.

미국 국립독성연구센터, 영국런던대학교, 미국 환경보호청본부, 국가인재개발원 고위과정에서 연수했다. 2018년 홍조근정훈장과 공직약학자상, 2019년 법제공직자상을 받았으며, 2018년 7월 25일부터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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