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균약이 듣지 않게 되는 ‘약제내성균’이 확산돼서 치료 기간이 연장되거나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16년에 내성균을 줄이기 위해 ‘약제내성 액션 플랜’을 제정했다. 그로부터 3년이 경과했는데, 시민의 의식은 변화했을까? 환자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해 봤다.

●1000만 명 사망 추계도
“약제내성균이 계속 증가하면 감염증 때문에 많은 사람이 생명을 잃던 시대로 돌아갈지도 모른다”. 국립국제의료연구센터병원 ‘항생제 내성 임상 표준 센터’의 오마가리 노리오 센터장은 그렇게 경종을 울린다.

약제내성균은 체내에 있는 세균이 항생제를 먹어도 죽지 않게 변화한 것이다. 1928년에 항균제 페니실린이 발견된 이래, 내성균 출현과 새로운 항균제 개발이 반복되어 왔다. 최근에는 새로운 항균제 개발이 정체되어 있다. 영국의 연구팀은 이대로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2050년에는 사망자가 1000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추계를 낸 바 있다.

원래는 치료할 수 있는데, 내성균 감염으로 인해 사망하는 케이스가 있다. 해외에서 폐렴을 발병한 어느 일본인 남성은 입원 시에 가느다란 관을 카테터 삽입한 오른쪽 발에 내성균이 감염됐다. 귀국 후, 약이 듣지 않아 오른쪽 다리를 절단했는데, 그래도 개선되지 않아서 결국에는 목숨을 잃었다.

●감기에 항균제 불필요
왜 내성균은 증가하는 것인가? 원인 중 하나는 필요가 없는데도 항균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는 감기인데, 감기의 원인은 바이러스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항균제를 먹으면 원래 체내에 있는 균을 죽이게 된다. 죽지 않고 살아남은 균이 내성균으로 변하는 것이다.

하지만 “감기에 항균약이 잘 듣는다”는 오해는 여전히 남아 있다. 항생제 내성 임상 표준 센터가 지난해 8월에 실시한 인터넷 조사에 따르면, “항균약은 감기에 효과가 있다”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맞게 대답한 사람은 35.1%(응답자 658명)에 머물렀다.

일본화학요법학회 등이 2018년 2월에 수행한 진료소 근무의(응답 269명)를 대상으로 한 의식조사에 따르면, 감기라고 진단한 환자가 항균제를 희망했을 때에 “설득해도 납득하지 않으면 처방한다”가 50%, “희망대로 처방한다”가 13%로, 전체의 60%에 이르렀다. 환자가 희망하기 때문에 의사가 할 수 없이 항균제를 처방하고 있는 실태를 보여주고 있다.

“감기에 항균약은 듣지 않는다”는 것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불필요하게 항균제 처방을 희망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항균제가 처방되면 의사와 약사의 지시대로 끝까지 다 먹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 정부의 액션 플랜은 항균제 사용량을 2020년까지 2013년에 비해 3분의 2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후생노동성의 연차보고에 따르면, 2018년의 사용량은 2013년 대비 10.6% 감소로, 목표 달성에는 아직 미치지 못 하고 있다.

●어린이에 대한 처방 심각
한편, 어린이에 대한 처방이 많은 것도 심각한 문제다. 후생노동성의 연구반이 2016년까지의 4년간 진료수가 명세서 등을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 5세 미만 소아에 대한 처방 횟수가 특히 많아 항균약이 사용된 질병의 80%를, 대부분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기도 감염증’이 차지했다. 후생노동성은 유유아(乳幼兒)를 그 대상에 포함시킨, 의료자용 항균제 적정 사용 안내서를 지난해 12월 발행했다.

항균제가 필요한지 여부를 잘 모를 때에 환자는 의사와 어떻게 의사소통하면 좋을까? 오마가리 의사는 “혹시 의료자가 ‘만일을 위해’ 또는 ‘예방을 위해’라고 한다면 ‘만일을 위해서라면 안 먹어도 되나요?’라고 물어보는 것이 좋다. 어떤 증상이 나오면 다시 수진해야 하는지도 잊지 말고 확인하기 바란다”고 호소하고 있다.

*출처: 마이니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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