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나뿐 아니라 가정과 사회 변화시키는 힘 있어
자기 분야나 흥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 책 꾸준히 읽기

필자의 첫 번째 칼럼에서 나의 씨앗도서(*삶의 성장의 밑거름이 된 책) 5권을 소개하였다. 책은 도끼다(박웅현), 청소력(마쓰다 미쓰히로), 굿 파마시스트(윌리엄 켈리),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채사장),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밀란 쿤데라)이었다. 이번 칼럼에도 5권을 더 추가로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의 삶을 한층 풍요롭게 만드는 상상력과 창의성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바로 인문학적 토양에서 가능하다고 한다. 미국 뉴욕시 교육위원회에서 조너선 에드워즈 가문을 5대에 걸쳐서 조사를 한 적이 있다고 한다. 한 사람의 영적, 지적 수준이 후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를 조사했는데 그 비교대상으로 마커스 슐츠를 선정했다고 한다. 그는 조너선 에드워즈와 같은 시대 사람이었고, 같은 지역에 살았으며, 같은 경제력을 가졌고, 같은 수의 가족이 있었다고 한다.

다만 다른 점은 인문고전 독서에 힘쓰는 전통을 후손에 물려준 에드워즈와 달리 슐츠는 아예 독서 자체에 문외한인 전통을 물려주었다고 한다. 두 가문의 후손을 5대에 걸쳐 조사해 본 결과, 조나단 에드워드 가문에서는 법조인이 130명이 배출이 되었고, 마커스 슐츠 가문에서는 전과자가 96명이나 있었다는 사실이다. 인문학은 나 자신 뿐 아니라 가정과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

우리나라의 삼성과 현대를 이룬 이병철의 ‘인재경영’과 정주영의 ‘의지경영’은 바로 여러 고전에서 나왔다고 한다. 이병철은 『논어』을 정주영은 『채근담』과 『대학』을 수시로 읽어 아예 머릿속에 넣고 다녔다고 한다. 이렇게 인문학은 자신을 평생 훈련시키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서머싯 몸의 소설 면도날에서 주인공은 이런 말을 한다. “제가 아주 무지하다는 건 알았지만, 누구한테 물어봐야 할지 몰랐어요. 배움을 얻기 위해서 닥치는 대로 책을 읽기 시작했죠.” 우리는 아주 분주하고 복잡한 사회 구조 속에서 살고 있다. 이런 식의 방법은 우리를 쉽게 지치게 한다. 먼저 본인의 분야 혹은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을 먼저 읽고 본인의 상황에 맞는 독서 목표를 세워 꾸준히 책을 읽게 되면 분명 삶의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저널리스트이자 《뉴욕타임스》의 저자 대니얼 코일(Daniel Coyle)은 ‘재능의 정체’를 밝혀내고 발표를 했다. 뉴욕의 초라한 음악 아카데미에서 모스크바의 진흙투성이 테니스 코트까지 별 볼일 없어 보이는 장소에서 엄청난 능력을 발휘하는 개인과 집단을 연구하면서, 모든 경우에 적용되는 공통된 패턴을 발견했다. 이러한 패턴은 인간의 뇌가 스킬이나 재능을 습득하는 근본적인 메커니즘과 관련이 있음을 밝혀낸 것이다. 이런 메커니즘을 탤런트 코드라고 명명했고 세 가지 구성요소인 심층 연습, 점화, 마스터코칭 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것을 모두 이해하고 활용한다면 우리 안에 잠재된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다행히 나이와도 상관이 없고 어떤 종류의 기술에도 다 적용이 되는 것이다. 그 이유는 바로 인간의 뇌가 그 비밀이다. 뇌의 ‘미엘린(Myelin)’은 여러 가지 이유에서 중요하고 인재가 되는 재능의 비밀코드가 숨겨져 있는 것이다. 일단 그것은 보편적이다. 즉 모든 사람이 미엘린 층을 두껍게 만들 수 있다. 미엘린 층이 두꺼워지면 정신적이든 신체적이든 모든 활동과 관련하여 스킬(Skill)이 향상되는 것이다. 이미 우리의 뇌에 재능의 비밀이 숨겨져 있던 것이다.

『꽃들에게 희망을』 은 세상에 처음 태어난 호랑 애벌레의 '삶의 의미'을 찾아 여행을 시작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책은 좀 무게감이 있지만 그림이 많이 있어 30분이면 다 읽을 수 있다. 30분에 책 한 권이면 책을 정말 읽지 않은 사람도 한번 사서 읽을 만하다. 짧지만 강력한 메시지를 주는 책이다. 그리고 행간에는 정말 많이 생각해 볼 것들이 있다. 그래서 결코 가벼운 책은 아니다.

"나비가 없으면, 꽃들도 이 세상에서 곧 사라지게 돼." 이 문장은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책에 나오는 늙은 애벌레가 한 말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져주는 책이다. 우리는 과연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대다수는 "모르겠어요." 아니면 "착한 사람으로요." 라고 말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인생을 이 책에 나오는 나비들처럼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는 두 가지의 삶이 나온다. 그 삶은 애벌레의 삶과 나비의 삶이다. 애벌레의 삶은 무의미하면서 치열하게 경쟁하며 사는 삶을 말하고, 나비의 삶은 번데기의 삶을 잘 견뎌내고 예쁜 나비가 되어 진정 자유롭게 사는 삶을 말한다.

베스트셀러 <책은 도끼다>를 쓴 박웅현 씨는 김훈의 <자전거 여행> 에 대해 “줄을 치고 또 쳐도 마음을 흔드는 새로운 문장들이 넘쳐나는 게 김훈의 책이다.”라고 평가했을 정도로 이 책은 김훈이라는 저자를 제대로 만날 수 있는 책이다. 몸과 마음과 풍경이 만나고 갈라서는 언저리에서 태어나는 김훈 산문의 향연이라고 할 수 있다.

일체의 평가나 감상 없이 있는 그대로를 서술한 그의 글은 총 2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우리가 사는 마을 곳곳을 생생한 사진으로도 덧붙여 김훈의 언어에 풍성함을 더했다. 여수 돌산도 향일암, 남해안 경작지, 여수의 무덤들, 양양 선림원지 등 김훈이 떠난 길들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나라 곳곳에 묻어나는 정취와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정재승 교수의 《열두 발자국》은 70만 부가 판매되며 지난 20년간 국내 작가의 과학책 가운데 가장 높은 판매고를 올린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이후 17년 만에 출간된 단독 신작이라는 측면에서 최근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인문학, 뇌 과학, 심리학 그리고 물리학의 융합된 지식과 지혜에 관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창의적인 사람들의 뇌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나는 왜 결정하는 게 이토록 어려울까?”, “4차 산업혁명 미래의 기회는 어디에 있을까?” 그리고 “스마트한 의사결정을 돕는 뇌 과학의 지혜는 어디에 있을까?”와 같은 우리 삶에서 최근 답이 필요해 보이는 질문들에 대한 지적 여행을 시작하도록 돕는 책이다.

왜 인간은 어처구니없는 결정을 내릴 때가 많은가? 호모 사피엔스의 뇌는 이 복잡한 현대 세상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까? 저자는 이 책에서 의사결정, 창의성, 놀이, 결핍, 습관, 미신, 결정 장애 등과 관련된 과학의 여러 관점과 이야기를 소개한다.

‘매번 생활을 바로 잡을 계획은 세우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선택의 순간 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결정 장애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놀이가 인간에게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왜 우리는 미신을 믿게 되는지’ 등 우리는 여태 만나지 못했던 인간이라는 복잡한 숲을 과학의 관점에서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얻게 된다.

『톨스토이 단편선』을 보면 10가지 정도의 단편소설이 나오는데 그 중에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인도의 간디가 톨스토이를 정신적 스승으로 삼았을 정도로 톨스토이는 위대한 소설가라고 할 수 있다. 먼저 러시아의 위대한 영혼이라고 불리는 톨스토이에 대해 잠깐 이야기 하고자 한다.

레프 톨스토이는 유서 깊은 귀족 가문 출신이지만 평생 인생의 깊은 성찰을 통해 진리를 표현하고자 애를 많이 썼다. 부모를 일찍 여위어 고통스런 사춘기를 보냈지만 그의 여러 형제자매들과 원만한 관계를 통해 강인한 정신력으로 극복했다고 한다. 그리고 위대한 작가가 된 비결은 평생 썼던 일기라고 한다. 일기를 통해 사회의 부조리를 깨닫고 자의식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탈출구를 찾던 과정에서 문학이라는 장르를 만난 것이다.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부활 등 위대한 문학을 남겨 지금까지도 스테디셀러가 되고 있는 것이다.

톨스토이는 장편뿐 아니라 자신의 인생철학이 녹아 있는 우수한 단편들을 많이 집필했다. 이 책에는 톨스토이 단편 가운데 최고 걸작이라는 평을 받는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비롯해, 톨스토이가 농민들과 함께 생활하며 구도의 길을 걷고 있을 때 민중들에게 삶의 진리를 전파하기 위해 쓴 대표적인 민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가 있다. 우리 독자들도 2020년에는 자신만의 씨앗도서를 찾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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