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단절 딛고 52세 나이에 미국서 임상전문약사 자격 취득
배움 게을리 하지 않고 중앙대서 보건과학임상약학 전공 수료
여약사위원장 맡아 커뮤니티 케어와 사회 공헌 활동에 앞장서
환자안전약물관리본부서 환자안전 시스템 개선과 예방에 힘써

▲ 대한약사회 여약사이사회 김예지 이사

대한약사회 여약사위원회와 대한약사회 환자안전약물관리본부에서 각종 사회 공헌 활동과 커뮤니티 케어 사업에 활약을 하고 있는 김예지 약사. 이번에는 환갑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아 이번 2월에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보건과학임상약학을 전공하여 약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김 박사는 저서로 ‘2014 일반약 복약지도 매뉴얼 III’와 ‘약국 고위험 약물관리 가이드라인 2020’ 등이 있으며, ‘외래 영유아 급성호흡기질환 항생제 처방 양상. 보건행정학회지. 2016’ 등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Q.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약학대학 졸업 후 전업주부로 있다가, 일을 하기로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약사 업무를 한 지 너무 오래된지라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미국약사 자격증 취득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2004년부터 매주 토요일 새벽 6시에 약사회에서 열리는 미국약사 시험 준비 스터디를 참여하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2006년, ‘Walgreen’과 2년 연속 계약을 하고, 2008년에는 미국 ‘Palo Alto medical foundation’에서 인턴 후, 52세의 나이에 미국 약사(캘리포니아)와 임상 전문약사(BCPS)를 취득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많다보니 면접 기회를 갖기가 힘들었습니다. 이때 남편이 결혼할 때 했던 “같이 공부하자.”라는 약속을 얘기하며 대학원 진학을 권유했습니다. 다른 분들이 계속 일할 동안 저는 경력이 단절됐으니, 나이가 많지만 2014년 가톨릭대 보건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치고, 중앙대 약학대학 박사과정에 진학했습니다. 운이 좋게 학위과정 중 약물치료학 강의도 4년 간 할 기회를 가지게 됐습니다. 그 이후에도 헬스조선 자문약사로 활동, 많은 분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 기쁩니다.

Q. 이번에 박사학위를 취득하셨습니다. 어떤 논문을 쓰셨는지요?
한국에서는 대부분의 현직에 있는 약사들은 지역 약국에서 일하고 있으며, 졸업 후 대다수의 학생들이 약국에서 일할 것이므로, 지역 약국 실무실습(CPEP)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지역약국 실무실습 현황에 대한 학생의 응답, 실무실습 개선을 위한 제안 및 CPEPM (Community Pharmacy Experiential Practice Model) 결과 평가를 기반으로 한 학생들의 실습 후 역량 변화’를 조사하였습니다.

그 결과 전체적으로 95 %의 학생들이 실무실습이 미래의 직업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했습니다. 가장 큰 역량변화는 ‘개인 및 전문 개발’에 이어 ‘전문가 간의 협업’이었습니다. 

Q. 늦은 공부라서 어려움도 많으셨을 텐데?
컴퓨터를 이용해서 작업하는 연구과정이 제일 힘들었습니다. 특히 코딩 작업이 힘들었었는데, 제가 직접 만든 통계 ‘SPSS data mining’과 그 결과가 나온 날은 하늘을 날 듯했습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저를 전폭적으로 지지해준 남편과 가족들에게 정말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몇 번이나 포기하려고 할 때 저를 격려해주신 교수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환갑 넘은 나이에 풀타임학생으로 박사학위를 졸업했다는 데 대해 자부심을 가집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증명했다고나 할까요?

Q. 대한약사회 여약사위원장과 환자안전약물관리본부 부센터장으로 활약하고 계시는데 회무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2014년 경주에서 열린 대한약학회 추계 학술대회에서 제가 노인, 소아, 스트레스, 항암, 내분비 질환 전문약사제도를 도입하자는 취지의 발표를 했습니다. 이를 유심히 본 당시 서울시약사회 김종환 회장님께서 서울시약사회의 학술이사로 발탁하셨고, 노인약료 전문가 과정 교육을 권하셨습니다. 이에 매주 수요일마다 3년 간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또한 노인 약료의 필요성과 노인전문약사제도 도입을 위해 3회에 걸친 국회 정책토론회도 개최했습니다.

이런 노력 때문인지 대한약사회 김대업 회장님께서 ‘커뮤니티 케어’를 담당하는 여약사위원장의 기회를 주셨습니다. 이어, 환자안전약물관리본부 이모세 본부장님께서 “다제 복용하는 환자의 방문은 환자 안전을 위한 일이기 때문에 환자안전센터에서의 일은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같이 해보자고 하셔서 ‘환자안전약물관리본부’에서의 활동도 함께 하게 됐습니다.

Q. 여약사위원회는 어떤 사업을 주요 과제로 추진하고 계십니까?
여약사위원회는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MOU를 맺어 2,400명 환자 대상으로 ‘올바른 약물 이용 지원 사업’을 진행했는데 올해는 대상자를 6,000명 확대했습니다. 이에 여약사위원회를 중심으로 TF팀을 만들어 다제 복용하는 환자를 방문해 환자들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현재 복지부 지자체와 함께하는 커뮤니티 케어 사업도 대한약사회 여약사위원회를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행하고 있습니다.

여약사위원회는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활동을 해왔고, 주로 불우 청소년 장학금 전달, 독거노인 방문, 재해지역 봉사활동, 여약사의 위상 강화, 인보사업 등 많은 활동을 해 왔습니다. 초고령화 사회를 눈앞에 둔 현실에서 커뮤니티 케어가 확산됨에 따라 여약사위원회의 사업과 역할은 점점 커지리라 생각합니다.

Q. 환자안전약물관리본부에서 주로 담당하고 계신 역할은?
저는 작년에 고위험 약물 책을 발간하고, 복지부의 예비 인증 사업 등에 환자안전사고 보고 활성화 등에 참여했지만, 올해는 주로 환자안전 홍보 및 교육에 힘쓸 예정입니다.

2019년 환자안전사고 보고가 전년대비 120% 증가했습니다만, 약국에서 매일 환자안전 예방 활동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보고로 이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병원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환자안전 활동에서 대한 약사회가 포함되고 약사도 환자안전 전담인력으로 참여하게 된 것을 큰 성과라 하겠습니다. 앞으로 많은 약사님들이 참여하셔서 우리가 하는 활동을 데이터화하고 체계적인 환자안전 시스템 개선과 예방에 힘쓸 수 있게 노력하고자 합니다.

Q. 마지막으로 올해 의약분업 20주년인데 앞으로의 목표와 다짐은 무엇인가요?
약사들이 전문인으로서 환자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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