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약 희귀의약품 개발 가속화한다

김철용 기자l승인2020.01.2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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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필름·타케다·JCR 파머·타카라바이오·노벨파머·소세이그룹
희귀질환 세계 7,000종, 경쟁 상대 적어 고수익 기대

 

일본 제약회사들이 환자수가 적은 희귀질환 치료약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견 제약기업 JCR 파머 외에 타케다약품공업도 아일랜드 제약 대기업 샤이어를 매수해 희귀질환을 새로운 수익의 기둥으로 삼았다. 개발 경쟁이 과열하고 있는 항암제 등에서는 유럽과 미국 대기업에 뒤져 있는 일본 기업이 희귀질환 치료약에서 존재감을 높일 수 있을지 모른다.

희귀질환은 환자수가 매우 적은 질병으로, 전 세계에 7,000개 가까운 종류가 있다. 그 대부분이 매우 위중하고 사망률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유효한 치료약이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암이나 당뇨병 등 환자수가 많은 질환을 위한 의약품에 비해서 수익성이 낮다고 간주돼 제약회사의 개발도 진전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본과 미국에서도 규제 당국이 연구개발비를 지원하고 개발을 후원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심사와 승인 스피드를 빠르게 했을 뿐만 아니라 의약품 가격도 높게 설정했다. 조기에 참여할 수 있다면 라이벌이 적기 때문에 안정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성장시장으로 예상돼서 제약회사의 개발이 가속하기 시작했다.

후지필름은 체내에서 불필요해진 물질을 분해하는 효소에 이상이 일어나는 유전자 질환 ‘리소좀 축적 질환’에 대한 치료 연구를 시작했다. 리소좀 축적 질환은 불필요해진 물질이 세포 내에 축적함으로써 간과 뼈, 중추신경 등에 다양한 위독 증상이 나타나는 병이다. 일본에서도 난치병으로 지정돼 있다. 환자수가 적지만 의약품 시장 규모는 전 세계에서 2000억엔이 넘는다고 한다.

후지필름은 이 질환에 대해 단백질 단편(斷片)과 간세포를 혼합배양한 구조체 ‘셀자이크(CellSaic)’라는 기술을 활용했다. 이것을 리소좀 축적 질환을 재현한 마우스에 이식하자, 질환의 원인이 되는 불필요한 효소의 축적을 감소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체내에서 부족한 분해 효소를 인위적으로 보충하는 종래 치료를 대체하는 새로운 수법이라 판단하고 연구를 진행한다.

타케다약품공업이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희귀질환 치료약도 후지필름과 마찬가지로 리소좀 축적 질환 치료를 목표로 한 의약품 후보다. 샤이어가 개발한 것을 타케다약품이 계승한 모양새가 됐는데, 현재 리소좀 축적 질환 중 일본에 100~200명, 세계에 2000명 정도의 환자수가 있다고 추정되는 ‘헌터 증후군’에 대해 2개의 임상시험(치험)을 세계에서 진행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유효성을 확인하는 제2단계까지 진전돼 있다.

타케다약품공업은 리소좀 축적질환 외에 몸의 다양한 장소가 갑자기 붓는 증상이 나타나는 ‘가족성 혈관성 부종(HAE)’과 혈액 난치병인 ‘혈우병’에 대한 유전자 치료 등의 개발을 세계에서 추진하고 있다. 크리스토프 웨버 사장은 “(매수 목적 중 하나가) 희소 질환 분야에서 선도적 기업으로 성장해 간다”라고 언명하고, 앞으로는 암, 소화기, 중추신경 질환에 이은 4번째 기둥으로 삼고 주력할 생각을 보였다.

희소 질환 영역에 주력하는 것은 대기업뿐만이 아니다. 중견 제약기업인 JCR 파머는 희귀 질환 치료의 요소기술이 되는 신규 약물 전달 기술을 개발해서 세계의 주목을 모으고 있다. 리소좀 축적 질환에 대한 치료약 후보의 치험을 일본과 브라질에서 시작했으며, 에자이와 대일본스미토모제약 등과도 이 기술의 사용을 허가하는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

JCR이 개발한 것은 뇌내에 효율적으로 약물을 전달하는 기술이다. 인간의 뇌에는 바이러스와 세균 등 이물질의 침입을 막는 장벽이 있어 약제 성분도 거의 통과시키지 않는다. 이 회사는 이 장벽을 뚫고 나가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리소좀 축적 질환 이외의 뇌신경에 관련된 희소질환을 치료할 수 있게 돼서 제약 대기업들이 일제히 제휴를 제안하고 있다.

일본은 의료산업 규제와 제도, 그리고 기업의 개발투자 지연으로 게놈 해석 등 첨단 분야에서 미국과 유럽에 크게 뒤져 있다. 하지만 희귀질환은 환자수가 매우 적고, 원인도 치료법도 제각각이며, 진단도 어렵다.

미국과 유럽이 선행하는 게놈 의료와 항체의약 등 개개의 기술만으로는 해결하지 못 하고 있어 개발 경쟁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앞으로는 기업의 개발을 행정, 연구기관 등 산관학(産官學)이 어떻게 연계해서 지원해 갈 것인가가 희귀질환이라는 ‘최후의 변경(邊境)’을 개척하는 열쇠가 될 전망이다.

희귀약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주요 기업

*출처: 닛케이산교신문

김철용 기자  medi@b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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