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암 발병으로 쇼크를 받은 암 환자의 마음을 케어하고 스스로 회복하는 힘인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이끌어내는 방법이 주목을 모으고 있다.

곤란한 상황에서도 환자가 자신만의 개성을 유지하며 전향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국립암연구센터 중앙병원은 2016년에 전문 외래를 개설해서 암환자를 서포트하고 있다.

“절망의 밑바닥을 들여다보고 있을 때, 또 다시 희망의 별을 바라볼 수 있는 힘을 주었다.” 2015년 7월에 폐암(병기 3b)으로 ‘5년 생존율 5%’라는 선고를 받은 도쿄도 이타바시구의 회사원 센가 야스유키 씨(60)는 이렇게 회상한다.

항암제 치료를 받을 때부터 감정이 불안정해져서 사람들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우는 경우도 많아졌다. 퇴원 후에는 새로운 통증이 나타났고, 회사에 복직했지만 몸 상태가 회복되지 않아서 자신감을 잃었다. “심신 모두 폐허가 돼 버렸다”는 느낌과 “내가 있을 곳은 이 세상에 없다”는 생각만 들었다.

대화를 반복해서 현재 상황을 인식하도록
그 때, 주치의에게 같은 병원에 있는 ‘회복탄력성’ 외래를 소개 받았다. 여기에서는 매회 50분 정도 대화를 통한 카운슬링을 여러 차례 반복한다. 대화 내용 중 하나는 성장과정에서부터 병에 걸리기까지의 자신의 역사를 회상하는 것이다.

소중하다고 느끼는 것, 싫어하는 것 등 가치관도 묻는다. 또 하나는 암에 의한 변화를 인식하는 것이다. 어떻게 느끼고, 무엇을 생각하고, 기분과 가치관은 어떻게 변했는가에 대해 말하고, 현재의 고민도 털어놓는다.

대화를 반복함으로써 기분을 정리하고, 현재 상황을 이해하고, 환자가 새로운 가치관을 구축하도록 하고, 남겨진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생각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센가 씨는 “제 인생에는 암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었고, 지금 살아 있다는 것을 기뻐할 수 있게 되었다. 생각이 180도 바뀌었다”고 한다.

기분을 감추지 않는다
이 병원 정신종양과장인 시미즈 켄 씨는 “기분을 감추지 않고 슬픔을 겉으로 드러내는 것도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암 환자는 몸 상태가 나빠지는 것 외에도 치료 과정에서 많은 곤란에 직면해서 마음의 고통을 느끼게 된다. 암 선고의 쇼크는 물론, 치료가 시작하면 재발과 전이, 약의 부작용에 대한 불안, 치료비와 직장, 가족 등에 관한 생각으로 괴로워하게 돼서 기분도 가라앉는다.

암의 종류에 따라서는 우울증과 적응장애 등 정신 증상 유병률이 40%를 넘는다고 한다. 암 진단을 받은 지 1년 이내의 환자의 자살률은 일반인의 약 24배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시미즈 씨는 “이제까지 그려 왔던 자신의 미래를 잃어버린다는 충격은 마음의 위기라고 할 정도로 크다. 현재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에도 시간이 걸린다”고 말한다.

나쁜 소식 등 강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누구나 일시적으로 마음이 가라앉는다. 2주일이 지나도 회복되지 않으면 우울증이나 적응장애가 의심되므로 전문가의 진료가 필요하다. 마음의 고통은 우울함으로 인해 마음이 가라앉는 시간이 지속되거나 짜증이 사라지지 않는 등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식욕이 떨어져 체중이 줄고, 불면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대처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심호흡이나 목욕 등 릴랙스법에서부터 가족이나 친구, 병원의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 괴로운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환자 모임 등도 있다. 시미즈 씨는 “회복탄력성 외래는 자신의 문제 해결에 대해 적극적인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마음의 고통을 완화하는 방법을 모를 경우에는 정신종양과에서 진료 받기 바란다”고 말한다.

회복탄력성 진료의 흐름
① 인생 회고 : 성장기, 사춘기, 성인이 된 후에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목표로 하고 살아 왔는가?

② 암에 의한 변화 인식 : 기분과 사고방식, 가치관 등

③ ①과 ②에 입각해서 기분을 정리하고 현재 상황을 이해

④ 전향적으로 회복

*출처: 요미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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