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심리․판매율․과학적 분석 통해 철저하게 계산
다빈도로 판매되는 제품, 계산대로부터 가장 멀리

마트나 편의점의 상품진열은 작은 것 하나까지도 다 이유가 있는 고객심리와 판매율, 과학적 분석 등이 녹아든 철저하게 계산되어진 결과물이다. 국내 TOP3 안에 있는 마트의 경우 본사에는 진열전략팀, 비주얼머천다이징-수퍼바이저팀, 진열과학팀 등의 이름을 한 부서에서 수십명의 전문인력이 고객의 심리와 행동, 눈동자의 움직임, 동선 등을 아주 치밀하게 분석해 공간별로 진열전략을 세우고, 새로운 업체가 입점 되거나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효과적인 진열을 위한 기획이 이루어진다. 마트에 설치된 동선을 분석하고 고객의 행동을 관찰하는 카메라를 통해 좀 더 정확한 데이터를 추출해 진열계획을 세울 수 있는 시대에 와 있기도 하다. 마트에 가면 원래 구매하려고 계획했던 상품 외에 충동구매 상품을 사오게 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이것은 팜우렁각시의 최근 이슈인데, 15평 규모의 작은 약국에서 투약대(접수와 투약을 하는 소위 ‘카운터’) 쪽에 너무나 많은 ‘종‘류의 상품이 진열되어 있었다. 진열 정비를 통해 제품을 카테고리별로 재진열 하는 과정에서 약국장님께서는 이런저런 이유를 말씀하시면서 그 많은 ’종‘류의 제품들이 투약대 주변에 무조건 진열되어야 한다며 진열을 수정할 것을 요청하셨다. 이 국장님의 말씀대로 투약대 위나 아래는 고객의 시선이 짧은 시간안에 가장 많이 머물고, 구매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는 판매대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약국에서 취급하는 수많은 제품을 다 투약대에 진열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또 어떤 약국에서는 투약대 위나 아래의 판매율이 가장 높다는 이유로 W.1,000mm 정도 하는 투약대를 운영하시는 약국 공간안에서 키울 수 있는 한 가장 크게 W.3,000mm정도로 키워서 제품을 진열하고자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것은 숲이 아닌 나무만 보는 관점에서의 진열 계획이라고 볼 수 있다.

약국에는 최소 몇백 종에서 몇천 종, 대형약국의 경우에는 몇만 종까지의 상품이 구비돼 있다. 진열을 할 때 잘나가는 몇십여종의 베스트셀러 상품만 가지고, 기획할 수 없는 것이다. 예를들어 편의점의 경우에는 주류를 포함한 음료류의 판매량이 담배 판매량을 뒤따를 정도로 높은 편인데, 대기업 소속의 거의 모든 편의점은 음료류가 진열된 쇼 케이스 냉장고가 전면에 있는 계산대 가까이에 배치돼 있는 경우는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부분 구석진 공간이나 출입문으로부터 가장 안쪽에 배치하게끔 매뉴얼화 되어 있다. 그렇다면 편의점에서는 왜 판매율이 높은 음료류를 편의점 가장 구석지거나 깊은 안쪽에 배치하는 것일까? 이유는 다빈도로 고객이 찾는 상품을 가장 구석, 안쪽으로 진열해둬 고객이 음료류를 가지러 들어갔다 나오는 사이 진열된 다른 여러 가지 상품을 보고 구매가 일어날 수 있도록 하려는 계산된 공간 기획인 것이다.

약국에서는 어떤 상품이 가장 다빈도로 판매될까? 여러 상품 중 파스류나 밴드류가 있다. 이 두 제품군에 대해서는 골라줄 때 번거롭기 때문에 직원이나 약사가 가까이 있는 위치에 진열할 수도 있겠지만, 출입구나 카운터로부터 떨어진 안쪽에 진열하고 위치를 섹션 분류 디자인을 통해 표시해, 오고가는 길에 진열된 제품을 보고 구매가 일어날 수 있도록 하면 되는 것이다.

편의점의 냉장고 위치만 봐도 대기업이 운영하는 소매 쇼핑몰에서는 고객이 눈치 채지 못하는 아주 치밀하고 계획적인, 지갑을 열게 만드는 장치들을 곳곳에 녹여둔다. 사람들은 내가 선택하고, 내가 골랐다는 만족을 느끼지만 사실은 전문가들의 과학적인 분석에 따른 계획에 따라 고객의 발걸음과 시선과 손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진열은 비단 판매경험으로서만 기획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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