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병원약사·제약회사·체인약국 등 약사 직능 모두 섭렵

전직서 쌓은 경험 다음 직장에 접목시켜 더욱 발전시키는 공적

인연이나 우연이 아닌 남다른 철학과 신념으로 살아온 50여년

병원약사회 창립 회무 참여 영원한 추억이고 자부심으로 생각

 

▲ 조남춘 대표이사

얼마 전 100세의 김형석 교수가 90세의 제자의 서예전시회를 관람하며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사람이 건강한 법이니 나이가 들어도 놀지 말고 공부하게, 그리고 자신감을 가지라고 당부하네. 스스로 끝났다고 생각하면 정말 인생이 끝나 버리거든”이라고 충고했다고 한다.

지난 4월 이니스바이오제약 대표이사에 취임한 조남춘 박사야말로 김형석 교수의 충고를 실천하는데 딱 어울리는 인물 아닌가 생각된다. 올해 만 80세인 조 대표는 공직약사 17년, 병원약사 18년, 제약회사 감사 17년에, 약국체인의 회장직까지 약사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직능을 섭렵한 인물이다. 뿐만 아니라 어느 직능으로 자리를 옮기든 앞서 얻은 경험을 뒤에 접목시켜 더 발전시키는 업적을 남긴다. 그런데 더욱 절묘한 것은 그가 직능을 바꿀 때마다 퇴직을 하던 정년을 맞던 한 치의 공백도 없이 이어져 왔다는 것이다. 이번에 이니스트바이오제약에서 다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 것은 2년 전 성당에서 신도 사이로 만난 인연으로, 하느님이 도우셨기 때문이라고 웃으며 말하지만, 그에게는 결코 인연이나 우연이 아닌 누구에게도 신뢰받는 철학과 신념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인생임이 분명하다.

Q. 이니스트바이오제약 대표이사로 취임하셨는데, 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오.

지난 4월 이니스트바이오제약 이사회에서 이니스트바이오제약 대표이사로 선임되어, 5월부터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제가 약업계 여러 직능에서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사실 적지 않은 나이를 생각하면, 저를 추천해 주신 이니스트그릅의 김국현 회장님을 비롯하여 많은 분들께 송구스럽고 과분하고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Q. 이니스트바이오제약은 어떤 회사이고, 대표이사님은 어떤 역할을 맡고 계신가요?

우리 이니스트그릅은 김국현 회장님께서 의약품 원료와 화장품 유통을 하는 이니스트팜(Inistpharm), 원료의약품과 항암제를 생산하는 이니스트에스티(InistST), 그리고 완제의약품을 제조 판매하는 이니스트바이오(Inistbio), 이렇게 3개 회사를 직접 운영해 오셨습니다. 각각의 회사 규모도 커지고 의약품 원료 제조회사인 이니스트에스티의 상장을 앞두고 집중적인 회사 운영을 위하여 유통 회사인 이니스트팜과 완제의약품 제조 판매 회사인 이니스트바이오 회사에 각각의 대표이사를 선임하고 운영하게 되어 그 자리를 맡게 되었습니다.

제가 대표이사를 맡은 이니스트바이오제약은 1938년에 설립되어 경성약품, 조선신약, 진로제약, JR Pharm 등으로 이어져 내려온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회사로, 2015년 동우신테크 라는 의약품원료 제조회사를 경영하시던 현 김국현 회장님께서 경영권을 인수하시어 오늘날의 "이니스트" 라는 사명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이니스트바이오제약은 혁신신약과 완제의약품 분야의 Global Innovation Leader가 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OTOIIO’라고 해서 0세부터 110세까지 건강한 삶을 만든다는 미션(사명)을 가지고 있으며, 회사 이름도 인(人)퍼스트, 즉 ‘사람이 먼저다’ 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회사 이미지 색깔도 핑크색으로 따뜻함과 배려를 나타냅니다.

현재 우리 회사의 완제의약품 품목 수는 170여 종이고, 연 매출 700억 정도를 실현하는 중소 제약사로 작지만 강한 회사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그동안 공직, 병원약사, 체인약국, 제약회사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을 하셨습니다. 각 직역별로 특징도 있고, 보람도 있으셨을 텐데 가장 보람 있었던 일들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 면허 취득 후 병역 의무를 마치고, 서울특별시에서 공직약사로 처음 사회생활을 하면서 당시로는 적은 보수였지만 자부심을 가지고 공직생활을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당시로는 서울시 약무직 공무원의 최고위직이 사무관(약무기좌) 급이어서 많은 좌절과 한계를 느끼는 가운데 본청 의약계장 재직 시 보건사회국과 내무국의 협조를 받아 서울시 약무직 초임직급을 지금의 9급(당시 기원보)에서 7급(기사보)으로 상향 조정하는데 성공해서 서울시 약무직 공무원의 권익 신장에 보탬이 되었던 일입니다.

그 후 서울대학교 병원에 공채를 통하여병원약사로 가장 긴 세월을 보내면서 병원약사의 권익 향상과 병원약사 직능 확충 발전을 위해 선배 동료 후배들과 합심하여 같이 공부하고 연구하여 업무를 개발하는데 온 힘을 기울이면서, 병원 약제 업무의 선진국인 일본, 미국에 장단기 연수와 학회 등에 참여하였으며, 이를 통해 얻은 지식 경험 등을 병원약사회를 통하여 전국의 병원약사들과 공유하면서 우리나라 병원 약제 업무의 많은 발전을 가져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서 뿌려진 씨앗들이 우리나라 임상약학의 수준을 업그레이드 하는데 일조를 하고 약학대학 6년제를 촉발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하며, 또 제일 중요하게는 의약분업이 성공적으로 소프트랜딩 하는데 커다란 도움이 되었다고 자부심을 갖고 말하고 싶습니다.

제 일생에 가장 보람되고 기억에 남는 일들은 1983년부터 당시 서울대병원에서 김낙두 선생님을 모시고 병원약사회 회무에 참여하면서 처음 회비도 걷고, 총회와 학회를 시작하고, 연수교육 시행과 미국, 일본 등 해외학회 참석과 회지 및 뉴스레터 발간, 자체 회관 마련 등을 통하여 병원약사회의 초석을 다지는데 온 정열을 쏟았던 일은 영원한 추억이고 자부심입니다.

의약분업을 준비하는 시기부터 20여 년 간 조제전문약국 체인인 위드팜(대표이사 이상민)에 참여해서 분업 초기 일반약 판매가 위주이던 약국에 병원 조제실과 병원약사들의 처방 제조 실무와 임상약학적 복약지도 등을 박정관 회장님과 같이 준비하던 일도 보람 있었습니다.

JW 중외제약에서 어깨너머로 제약회사 경영을 보면서 전현직 병원약사들과 유대를 갖고 병원약사대회에 병원약사학술상(상금 1,200만원)을 신설하는데 일조를 한 것도 기억에 남는 일입니다.

 

 

Q. 오랫동안 다양한 직역에서 건재하게 활동하실 수 있는 것은 남다른 철학과 소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평소 인생철학과 직업철학, 소신에 대하여 말씀해 주세요.

공직생활을 하면서 감히 따라갈 수는 없지만 다산 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를 읽고 생각하며 흉내라도 내 보려고 했었고, 병원에 근무하면서는 아픈 환자들을 대하는 기관 특성상 참 기독교인의 사랑을 실천하지는 못해도 조금만 남을 '배려'하는 삶의 자세로 사람들을 대해 보려고 애써 봤습니다.

Q. 이렇게 활동하시려면 건강도 유지되어야 하는데 평소 어떻게 건강관리를 하십니까?

모든 것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건강이죠, 건강하지 못하면 아무런 의욕도 없을 것이고 업무 성취도 어렵게 되지요.

나는 게임 실력은 별로 지만 30대 초반부터 테니스를 즐겨 해서 심신단련을 테니스를 통해 많이 했습니다. 70년대 초부터 같이 운동하는 서울시약무직 테니스모임인 ‘태평클럽’과 약계의 가장 오랜 모임인 '약우테니스' 모임에서 많은 약업계 인사들과 테니스를 통한 교류를 했습니다. 그 중 기억에 남는 일로 고 민관식 전 대한약사회장님과 돌아가시기 전날 같은 파트너로 운동했던 일입니다

수영도 뒤늦은 50대 초반에 강습을 받으면서 금연에 성공했지만, 수영은 꾸준히 계속하지 못해 늘 빚진 마음이고, 병원에서 정년퇴직 임박해서 입문한 골프는 뒤늦게 나이 먹은 사람들과 건강을 챙기며 소통과 대화를 할 수 있어서 요즘도 즐기고 있습니다.

Q. 후배 약사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씀은?

'약사'라는 직책은 하느님께서 주신 엄청나게 고마운 직분이고 미션입니다. 약사라는 면허는 도움이 필요한 환자와 최접점에서 봉사할 수 있는 약국이나 병원약사는 물론 새로운 약물이나 약효를 개발하는 연구 분야, 진료에 필요한 약물을 제조 생산 유통 공급하는 역할의 약사, 다양한 공직분야, 약학 교육 분야 등 수없이 많은 분야에서 자기의 재능과 철학에 맞춰 보람찬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줄 것입니다.

나이 먹은 사람들에게 인생 소회를 말해보라고 하면 대개 “인생 별것 없다”고 말들 한답니다. 그때 당시는 대단한 것 같아도 지나고 보면 별거 아닙니다. 그렇지만 한번 뿐인 인생인데 행복하고 보람차야겠지요, 모든 후배 약사님들은 다 그렇게 이루어지리라 믿습니다.

끝으로 마지막 당부의 말은 '긍정적 마인드로 생각과 행동을 하고, 언제나 '겸손'하게 행동하면 늘 행복한 삶을 이루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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