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에서는 다양한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지만, 가장 주요한 병리는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서서히 뇌에 쌓이면서 뇌세포간의 연결고리를 끊고 뇌세포를 파괴하여 결국 치매 증상을 발생시키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단백질은 너무 많이 만들어지거나 혹은 제대로 제거되지 못해서 뇌 안에 쌓일 수도 있다.

뇌 속의 변화들은 놀랍게도 증상이 생기기 이미 15~20년 전에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뇌 속의 변화들이 진행하고 있지만 드러나는 증상은 없는 긴 기간의 무증상의 시기가 있게 된다.

즉 증상이 나타나기 이전부터 오랜 기간에 걸쳐서 광범위한 뇌의 손상이 끊임없이 진행되는 것이 바로 알츠하이머병의 민낯이며 그 결과가 우리가 알고 있는 치매인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의 결과물인 “알츠하이머병에서의 치매”(질병코드 F00)로 2018년에 진료를 받은 60대 이상 환자 수는 45만여 명에 이른다.

파킨슨병은 알츠하이머병과 흔히 혼동되는 병인데, 두 가지의 질병은 모두 뇌신경이 서서히 손상되어가는 퇴행성 뇌질환 중의 하나이다.

퇴행성 뇌질환이므로 오랜 기간에 걸쳐서 뇌의 손상이 끊임없이 진행된다는 점에서 병의 경과가 비슷할 수 있지만, 손상을 받는 뇌 부위가 다르기 때문에 초기에 나타나는 증상이 매우 다르다.

파킨슨병은 동작이 느려지고 손이 떨리는 등의 “움직임”과 관련된 증상이 나타나게 되지만, 이에 비해서 알츠하이머병은 뇌가 감각하고 기억하며 판단하는 “고위뇌기능”과 관련된 증상으로 시작되며 일반적으로 지나간 일들에 대한 “삽화기억력의 점진적인 저하”가 증상의 시작인 경우가 많다.

즉 원래는 그렇지 않았는데 최근 들어서 며칠 전에 있었던 중요한 일들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이러한 기억 장애는 알츠하이머병의 초기에 고장이 나는 뇌가 뇌 안으로 기억이 흘러 들어가게 하는 입구와 같은 역할을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이다.

즉 뇌가 건강했던 과거에 이미 뇌 안으로 흘러들어간 기억들은 영향을 받지 않고 새로운 기억들은 입구가 망가져서 뇌 안으로 흘러들어가지 못하므로 “옛날의 일들은 너무 잘 기억하는데 최근 일들은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와 같은 패턴의 기억장애를 호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병이 진행되게 되면 결국 과거의 기억도 손상이 되게 되며 기억력 외의 다른 뇌기능들도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게 된다.

또한 병의 말기에는 “움직임”의 이상도 나타날 수 있어서 진행된 파킨슨병과 구분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정상적으로도 나이가 들면 깜빡거리는 증상이 늘어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정상적인 노화에 의한 뇌기능저하는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뇌기능저하와는 분명히 다르다.

우리가 건망증이라고 부르는 기억장애가 정상적인 노화에 의한 것인지 병에 의한 것으로 봐야하는 것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필요한데,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이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6개월 이상 악화되어 가는 기억장애인 경우에는 신경과 전문의를 찾아 상의를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아밀로이드단백질의 제거와 같은 근본적인 해결법은 아직 찾고 있는 중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 여전히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렇다고 치료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의 알츠하이머병치매의 치료법은 약물치료를 포함한 다양한 수단을 이용하여 인지기능이 가능한 악화되지 않도록 하고 치매 증상이 완화되도록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고 이해하면 맞다.

장시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는 경과를 밟으므로 환자의 인지기능상태를 정기적으로 체크하면서 현재의 기능을 최대한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한 치료적 접근을 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의학적으로 효과를 인정받은 치료약물은 극히 적어서 다섯 가지의 성분만이 인정을 받았을 뿐이며 그 중 네 가지의 약물이 현재 처방되고 있다.

병으로 인해 저하된 시냅스간극의 아세틸콜린 농도를 증가시킴으로써 환자의 인지기능을 향상시키는 “아세틸콜린분해효소억제제”가 대표적이며, 이외에 NMDA 수용체를 억제함으로써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학습 및 기억능력을 증진시키는 “NMDA 수용체길항제”가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인지기능을 개선시키기 위한 약물의 치료 전략 외에 치매 환자의 행동정신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각종 약물이 사용되기도 한다.

또한 비약물치료로서 인지중재치료, 운동치료 등이 이용되고 있으며 각종 행정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나 인지기능이 악화되어 감에 따라서 변화할 수 있는 개인과 가족의 미래를 대비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인 아밀로이드단백질이 왜 생기는지 아직도 정확히 알지 못하며 제거할 수 있는 방법 역시 찾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제거법을 찾지 못한 아밀로이드단백질 외에도 다른 원인이 이 병에 개입되어 있을 가능성도 있다. 즉 아밀로이드단백질이 뇌 안에 차게 되면 결국 뇌 안에서 연쇄반응이 일어나서 뇌세포가 손상되는 도미노현상을 현재로서는 바꾸는 것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알츠하이머병의 예방이 더욱 관건이 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알츠하이머병의 병리에 대해서 모든 것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어떤 사람들이 치매에 덜 걸리는지는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이런 사람들을 쫓아간다면 치매의 위험을 낮출 수 있을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나이가 들면 상당수에서 뇌내 아밀로이드단백질이 관찰된다.

하지만 아밀로이드단백질이 있다고 해서 모두 치매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닌데, 비정상적인 단백질에 의해 생길 수 있는 뇌의 손상을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의 건강한 뇌를 갖은 사람들은 이 충격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고 하겠다.

따라서 노년에서의 치매 예방을 위해서 중년의 시기부터 건강한 뇌를 만들어가는 것은 치매에 대한 보험과도 같다. 매일 매일의 생활에서 건강한 생활습관을 기를 것을 당부했다.

치매 예방을 위한 건강한 생활습관의 핵심이 되는 것은 평소 머리를 쓰고 몸을 쓰고 좋은 것을 먹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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