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정지 의료기관 ‘총수입 공개’ 법안 추진

박명재 의원, ‘비급여 포함 복지부에 제공’ 의료법 개정안 발의 백소영 기자l승인2019.08.12 06: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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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기본법(비밀유지)’은 명시적 근거 없는 한 자료 제공 불가
의료계, 정치권 계속된 압박 수위에 어떻게 대응할지 귀추 주목

지난 7월 말 국회윤리위원회의 박명재(자유한국당, 경북포항남·울릉) 위원장이 ‘의료법 일부개정법률’,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등 세 가지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 하여 심의 중이다. 이들 법안은 의료계에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의료계와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국회윤리위원장이 의료법에서 무엇을 개정하고자 한 것일까.

박명재 위원장은 의료기관이 의료업 정지 처분을 받고 갈음한 과징금을 납부할 때, 과징금 및 과태료의 산정 기준이 되는 ‘매출액 정보’의 확인이 어렵다는 점에 안착해 일부 개정법률안을 발의한 것이다. 이에 대해 자세히 살펴본다.

박 위원장 “과세 정보를 요청할 수 있는 근거 마련이 핵심”
박명재 의원의 발의한 법안 중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살펴보면 의료기관 총수익을 명확하게 알기 위해 의료업의 전체 수입액을 보건복지부에 제공하도록 하는 것이 주요 골자이다.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은 현행법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장관이나 시장·군수·구청장은 의료기관이 의료업 정지 사유에 해당할 때 의료업 정지처분을 갈음해 5천만 원 이하
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같은 법 시행령에서 1일당 과징금의 금액은 위반행위를 한 의료기관의 연간 총수입액을 기준으로 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연간 총수입액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세무관서가 보유한 과세정보 확인이 필수적이지만 관련 규정이 없는 상황이 문제가 되고 있다. 세무관서에서는 ‘국세기본법’ 제81조의13(비밀유지)을 근거로 개별 법률에 명시적 근거가 없는 한 자료를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은 의료기관의 총수입, 즉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급여액은 물론 비급여 진료비, 대형병원의 경우 기타 편의시설 운영 수익을 포함한 전체 수입액을 보건복지부에 제공하도록 하기 위해 제67조 제4항을 신설해 개정을 추진했다.

과징금을 부과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보건복지부장관이나 시장·군수·구청장은 ‘국세기본법’ 제81조의13에 따라서 ▲납세자의 인적사항 ▲과세 정보의 사용 목적 ▲과징금 부과기준이 되는 총수입액 정보를 요청할 수 있게 된다.

박 의원은 “보건복지부장관 등이 과징금 부과 또는 징수를 위해 세무관서에 과징금 부과기준이 되는 의료기관 연간 수입금액 등에 대한 과세 정보를 요청할 수 있는 근거를 신설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과징금 산정 관련 업무 효율성 및 적정성 높여
박 위원장은 ‘의료법 일부개정법률’ 외에도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과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대해서도 총수입액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현행법에서도 보건복지부장관이 감독대상기관인 의료기관 등이 규정된 사항을 위반하여 업무정지처분을 하여야 하는 경우, 그 업무정지가 해당 사업의 이용자에게 심한 불편을 주거나 그 밖에 공익을 해칠 우려가 있을 때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업무정지처분을 갈음하여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현행법령에서는 의료기관이나 응급환자이송업자 또는 구급차등을 운용하는 자에 대한 업무정지처분이 국민보건의료에 커다란 위해를 가져올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업무정지처분에 갈음하여 3억 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두 법안도 과징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매출액 정보의 확인이 어려워 과징금의 부과와 징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매출액 산정을 위해서는 과세 정보의 확인이 필수적이나 정보를 보유·관리하고 있는 세무관서는 ‘국세기본법’ 제81조의13(비밀유지) 조항을 근거로 개별 법률에 구체적인 요청 근거가 명시된 경우에만 정보 제공이 가능하다는 입장으로 ‘의료법 일부개정법률’과 동일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이에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보건복지부장관이 과징금을 부과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관할 세무관서의 장에게 과세정보 제공을 요청할 수 있도록 ‘제58조의2 과세정보의 제공 요청’을 신설했으며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제57조 제3항을 제4항으로 하고, 같은 조에 제3항을 신설해 개정 발의했다. 

박 위원장은 이로써 과세 정보 제공 요청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금전적 행정제재가 적정하고 효율적으로 운영되도록 만들어 과징금 산정 관련 업무의 효율성 및 적정성을 높이고자 한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나오는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의료계 상황은?
한편 지난 7월5일 인재근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법률안에는 의료행위를 하는 의료인(의사, 간호사, 조무사 및 수습 중인 학생)과 간호조무사 등은 술에 취한 상태나 약물(마약류 및 환각물질)의 영향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의료행위가 어려울 경우 의료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면허취소와 함께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 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8월 7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의료법 제66조 제1항 제1호 ‘의료인의 품위를 심하게 손상시키는 행위를 할 때’라는 의료인의 윤리와 관련된 조항을 두고 있고, 같은 법 제8조 제2호에는 ‘마약·대마·향정신성의약품 중독자’는 의료인이 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는 등 기존 법률들과 처벌이 중복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미 의료인에게는 많은 윤리적 책무가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모두 법으로 규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전문적 직업인을 처벌하는 입법례가 없고, 공무원에 대한 일반법인 국가공무원법에도 관련 사례가 전무하다며, 이번 개정안은 특정 직업군에 대한 과도한 규제 적용이라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이 추진한 이법 법안은 의료계에서의 업무정지처분이 대상자이지만 현재 수가 인상, 의료전달체계, 건강보험 재정의 적자 전환 등 해결하지 못한 수많은 현안을 떠안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 의료계의 현 상황이다.

특히 건강보험 재정의 적자 전환으로 인해 정부의 의료의 질 평가 사업 등은 정부의 심사 범위와 권한을 확대해 의료비용을 통제하기 위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과징금 부과와 징수에만 초점을 맞춘 박 위원장의 이번 개정안 발의에 대해 의료계가 어떤 대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백소영 기자  medi@b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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