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오이드’진통제 의존증 심각, 태아도 중독  
美 웨스트버지니아州 ‘병든 미국의 축소판’같아

교통사고보다 약물 과다 복용에 의한 사망자 수가 많은 미국.

미국에서는 약물 과잉 섭취에 의한 사망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1999년 이후 합계 70만 명을 넘어섰다. 특히 사태가 가장 심각한 것은 남부 웨스트버지니아주로 ‘병든 미국의 축소판’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유가 뭘까. 

웨스트버지니아의 경제는 주내(州內)를 통과하는 애팔래치아 산맥의 탄광이 대부분 폐쇄되면서 쇠퇴했다. 가구 소득의 중앙값(2017년)은 미국에서 3번째로 낮다. 

빈곤과 실업 등은 약물에 의존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배경이 되었다. 인구 약 180만 명인 주에서 2007~2012년 오피오이드 진통제는 총 7억 8,000만 정이나 판매됐다. 

지역 법원의 윌리엄톰슨 판사가 이러한 현상을 눈치 챈 것은 2000년경이다. 

오피오디드 진통제의 처방전을 간단하게 발행하는 의사가 있는 의원에 긴 줄이 생기면서 유아학대와 육아 포기가 급증했다. 대부분의 이유는 부모의 약물 의존증이 원인이었다.  

또한 탄광지대에는 상처와 장애를 안고 있는 주민이 많아 의사에게 오피오이드 진통제를 처방받은 후 단 수개월 만에 약물 의존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합법적인만큼 처방하는 측도 사용하는 측도 거부감이 없었다. 

특히 지역 풍습가 보수적이어서 약물 의존과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이 강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시민은 누구에게도 상담하지 못하고 사태를 악화시킨 경우도 있다. 

아울러 이곳에서는 중독자인 엄마의 자궁에서 약물을 섭취해 ‘태아 중독’도 급증하였다. 엄마의 자궁에서 약물에 노출된 유아는 성인과 마찬가지로 금단증상으로 고통을 겪는다.

웨스트버지니아주에 따르면 2019년 2월 기준 약물 중독 부모를 둔 약 6,900명의 아이가 주 정부 시설이나 양부모에게 임시 보호되고 있다. 지금까지 양부모의 보호를 받은 유아 30명 중 27명은 신생아 금단 증후군(NAS)이다. 

한편 오피오이드 약화 문제를 연구하는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교의 민디스펜서 준교수는 웨스트버지니아의 상황에 대해 “약물 과잉 섭취에 따른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긴 시간 동안 방치된 것은 사망자의 대부분이 빈곤한 백인이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사회에서는 ‘빈곤한 백인’은 흑인과 마찬가지로 차별의 대상이다. 

한편 동부 뉴욕주 등 도심부의 중산층에서도 과잉 섭취에 따른 사망자가 나오기 시작해 각 주는 2000년대 중반부터 오피오이드 진통제를 재량으로 처방한 진료소를 폐쇄하는 등 규제를 강화했다. 

이 때문에 의존증 환자들은 멕시코 등에서 밀수입된 위법 약물에 손을 대는 경우도 생겼다. 

미국의 2016년 약물 과잉 섭취에 의한 사망률은 10만 명 당 19.8명으로 교통사고에 의한 사망률 12명을 넘어서고 있다.  

미국의 의료NPO(비영리단체) ‘ALTARUM’에 의하면 약물중독자의 의료비와 재판비용, 노동력의 손실 등, 오피오이드 과잉에 따르는 미국의 경제적 손실은 2001~2017년간 총 약 1조 달러(1,200조원)에 달한다.

이런 현상을 방치하면 앞으로 2020년까지 손실액이 5,000억 달러가 더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출처: 마이니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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