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의사보다 실력있는 명의로 불리고 싶어”

자비 들여 미국 연수 후 국내 최초 족부정형외과 개설 백소영 기자l승인2019.06.1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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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 들여 미국 연수 후 국내 최초 족부정형외과 개설
족부만 100% 전문화, 무지외반증·스포츠의학·무용의학 특화

국내 최초로 족부정형외과를 개설하고 을지대학교병원에서 발만 보는 족부醫로서 평생을 살아온 의사가 있다. 스포츠 선수나 무용수들의 잦은 부상은 피해갈 수 없는 필연적인 것. 스포츠 선수·무용수들 중 축구 이동국, 박지성, 이청용, 배구 이연경 등 수많은 유명 선수·무용수들이 줄줄이 거쳐 갔다.

오로지 발만을 위해 모든 시간과 노고를 부어온 그는 바로 이경태정형외과의원의 이경태 원장이다.

이경태 원장은 을지대학교병원에서 많은 환자들을 봐주고 후학 양성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2011년 개원의 삶을 선택했다. 그의 하루 시작은 수술로 시작한다. 매일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수술을 하고 11시 이후부터는 외래진료를 한다.

‘족부정형외과’와의 극적인 만남
이 원장이 레지던트를 끝내고 족부정형외과로 진로를 결정한 당시, 한국에는 족부정형외과 분과조차 없었기 때문에 미국을 가야만 공부할 수 있었다.

굶어 죽는다며 주변에서 들려오는 온갖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원장은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이 원장은 “당시 정보가 별로 없어서 누가 잘하는지도 몰랐어요. 그래서 저널 중에서 제일 많이 나오는 곳에 20곳 정도 무작위로 편지를 보냈죠. 제일 먼저 오라는 곳에 자비를 들여갔는데 미국에서 다행히도 최고로 좋은 곳이었어요”라고 말한다.

미국 팔로우십 후 한국에 돌아와 을지대학교병원에 족부정형외과를 설치해 대한민국에 처음으로 족부정형외과가 생겨났다.

‘홍보를 특별히 하지 않는다. 좋은 수술 결과가 가장 좋은 홍보’라는 이 원장은 족부정형외과 개설 초기에는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 발만 보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때문에 15년 정도를 매스컴에 직접 나가 몸소 뛰며 족부정형외과를 알리는 일에 주력했다.

‘名匠, 마에스트로’로서 미국과 경쟁할 수 있는 전문병원
이 원장의 수술건수만 해도 무지외반증 수술 11,683 건, 인대 재건술 4,289건, 부주상골 775건, 피로골절 624건, 당뇨발 3,910건 등 2만 건에 이른다.

대학병원에서도 진행하던 컨퍼런스를 개원 후에도 매일 진행하고 논문 발표하는 등 최선의 진료를 위해 절차탁마하고 있다.

“친절한 의사가 좋아요? 아니면 실력 있는 의사가 좋아요?”라고 묻는 이 원장은 아무리 의사가 친절해도 실력이 없다면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환자만 봐서는 안 되고 논문이나 임상적으로나 크게는 아카데믹한 부분에 있어서 미국과 경쟁할 수 있는 전문병원을 만드는 것이 이경태 원장의 꿈이자 개원 이유였다고 한다.

이 원장은 “특히 정형외과의사는 외과의사이기 때문에 임상적 지식은 물론 결국은 장인정신을 갖고 손으로 수술을 제대로 할 수 있어야 한다”며 “명품은 디테일이잖아요, 아주 세세한 것까지 다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수술도 마찬가지죠”라며 자신의 진료 철학을 말했다.

이어 “작은 병원이지만 피로골절은 몇 손가락 안에 들고 있어요. 우리가 케이스도 제일 많고 논문도 아마 제일 많을 거예요”라고 겸손히 설명했다.

의사 후배와 무용수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이 원장은 2011년 개원하고 스포츠와 발레 분야에 많은 공헌을 하고 있다.

무용의학의 경우 무(舞)의 무자도 몰랐지만 유명한 선생님을 쫓아가다 보니 우연히 배우게 되었다고 한다.

이 원장은 “뉴욕시티발레단이 발레 하는 것들을 보며 멋있다고 느꼈죠. 사실 한국으로 돌아와서 발레 쪽을 하게 될지 생각도 못했어요. 처음에 한국 들어와서 할 일이 없었는데 국립발레단의 김혜식 단장 등이 연결되면서 그 때부터 일을 많이 하게 됐죠. 무용수들을 보는데 제가 할 일들이 굉장히 많더라구요”라며 무용의학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말했다.

특히 스포츠의학회 회장을 하면서 팀주치의 제도를 확립하고 후배 의사들에게 새로운 살길을 제시했다.

이 원장은 “스포츠의학은 팀주치의를 해야만 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되어 있는데 다행히도 선대 회장님 중에 시스템을 만들려고 노력을 하셨어요. 저는 의사들을 각 스포츠팀에 보내는 작업을 했는데 가장 보람을 느꼈던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미국의 경우 무용수가 재활전문 트레이너로 많이 직업전환을 하기도 하는데 이 원장은 전문무용수 지원센터에서 박인자 이사장과 함께 발레단 상처 치료와 무용수들의 재활전문 트레이너 직업전환 교육과정을 담당하고 있다.

앞으로 개원하는 사람은 새로운 분야에 주목해 나가야
무엇보다 개원 후 가장 필요한 부분은 환자건수와 수술건수, 다른 의사들이 보지 못하는 틈새분야를 발견하고 논문으로 쓸 수 있는 경험들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미래의 개원의들을 위해 “앞으로는 4차산업에 관심을 많이 가질 필요가 있죠. 미국 의사들은 아카데믹한 일들을 함과 동시에 돈도 벌 수 있도록 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돈만 벌거나 공부를 많이 했는데 가난한 의사도 있다”라며 아쉬움을 내비췄다.

이에 대해 “시스템을 바꿔야해요. 가능하다면 대학병원에만 있지 말고 실력을 충분히 키우고 나와서 개원하고 돈도 벌어서 경쟁력을 갖는 사람이 많이 나와야 해요”라고 말했다.

30년 전 처음으로 족부정형외과를 만들기 위해 의사 인생 평생을 걸고 살아 온 그는 현재 대한민국의 국민과 스포츠·무용계 족부를 책임지는 명의가 되었다.

백소영 기자  medi@b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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