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산업 글로벌 경쟁…‘규제개혁’ 해야 승산

원희목 “복합적 데이터 활용이 가능한 융합기술 보유한 전문인력 부족” 김이슬 기자l승인2019.06.0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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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김이슬 기자

“제약산업이 우리의 미래다. 더 이상 정부의 말뿐인 ‘협력’이 아닌 실질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제약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국가 경제를 견인하는 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정부의 규제개혁과 인재양성이 절실하다는 의견이 개진됐다.

더불어민주당 오제세 의원, 자유한국당 김세원 의원과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주최하는 ‘4차 산업혁명과 제약산업의 미래’ 정책토론회가 6월 4일 국회의원회관 제2회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전문가들은 신약 개발이 수 천억원의 비용에도 불구하고 10년간의 긴 시간으로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되는 만큼 정부의 ‘규제 완화’가 우선이라는데 입을 모았다.

기조발표에 나선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빅데이터와 첨단 기술에 대한 규제 완화와 연구 규제 방식의 변화가 있어야 글로벌 경쟁에서 승산이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미국‧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법률이나 정책에서 금지한 행위가 아니면 모두 허용하는 방식인 ‘네거티브 시스템’을 실시하고 있다.

▲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사진= 김이슬 기자

원 회장은 “우리나라도 네거티브 방식이 필요하다. 또 유전자 가위나 체세포, 배아세포 등 연구범위가 제한된 방식도 전환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빅데이터 개방도 필요하다. 개인정보 중 비식별 정보를 활용해 연구개발 활용에 가능하도록 법제를 개선해야 하지만, 국내에서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환자 개인정보 이용에 제약이 큰 상태다”고 토로했다.

주철희 인공지능신약개발지원센터 부센터장도 이에 동의, “규제완화가 시장을 리드한다”한다는데 뜻을 같이 했다.  

주 센터장은 “미국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인공지능 신약개발도 빅데이터에 대한 규제가 심했다면 쉽지 않았을 것이다”면서 “규제 해소를 통해 시장을 견인한다. 생태계를 연결하는 플랫폼과 우리 실정에 맞는 청사진을 준비함으로써 개방형 혁신 생태계의 일원으로 참여가 허용되어 학습하고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설명했다.

김태순 신테카바이오 대표는 외국의 사례를 통해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대표에 의하면 미국에서 규제와 정책이 정리되자 다국적 제약사에 라이센싱을 하고 싶은 약물 후보로 맞춤 의학약물이 2015년도에 바로 3위로 등극하는 결과를 보였다. 또한 2016년도 FDA 승인을 받기 위해 제출된 약물 후보 물질은 5개에서 132개로, 전체 비중으로는 5%에서 27%로 올랐다.

그는 “글로벌 제약업계 패권은 100년전 그대로지만 한국이 빅데이터를 이용하고 AI기술을 활용한다면 패권 안에 우리가 들어갈 수 있다”며 “‘규제 과학’이 필요하다. 규제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투자자들이 투자하고 빅파마들이 기술을 사게 된다. 규제는 과학이라는 측면에서 산업을 어떻게 견인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 식약처는 FDA나 EMA대비 인적 물질적 예산이 매우 적다. 5대 산업 이후 다음세대에 바이오 신약개발 시장을 키워서 먹거리를 넘기려면 그만큼 우리나라 식약처의 규제과학 영역에 많은 투자가 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 사진 = 김이슬 기자

또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인재양성’에 대한 시급함이 또 다른 논제로 부상했다.

글로벌 동향에 따른 인공지능 신약개발을 위해 인재양성이 중요하지만, 우리나라는 해외로 인재가 유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재양성 프로그램 확장을 위한 교육 기관 설립과 정책 방향이 고려돼야 한다는 시각이다.

원희목 회장은 “단순한 IT기술이 아닌 실용적 통찰력을 보유하고 복합적 데이터 활용이 가능한 융합기술을 보유한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며 "정부 주도의 전문가 양성 프로젝트와 공격적인 인재양성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제약사들의 의견도 동일했다.

권진선 일동제약 책임연구원도 “AI 인재 부족이 전세계적으로 이슈다. 중국은 자국인의 인재 유입이 되는 반면, 우리나라는 유능한 인재들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상황”이라며 “IT나 금융 분야는 연봉수준이 높지만, 제약업계는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주요 기술인력이 헬스케어 관련 업계에 들어오는 것을 꺼려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Chemicalinformatics(생물정보학), Bioinformatics(생물정보학)을 하시는 분들이 IT를 배우는 역발상으로 AI 전문인력을 활성화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한다”며 제안했다.

김양석 대웅제약 사업부장은 “전문인력 양성이 시급하다. 현재 국내에서 대부분의 인공지능 신약 개발에 종사하는 연구자들은 기존의 생물정보학이나 화학정보학 전문가들이 많다. 이러한 연구자들은 생물학이나 제약 산업에 대한 이해도는 높으나 새로운 인공지능 개술의 적용에는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반해 인공 지능 전문가들은 생물학 및 신약 개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쉽게 제약 산업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질감이 큰 두 개의 사업을 잘 엮어 줄 수 있는 전문가의 양성 및 정부 차원에서의 협업 연구의 독려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한국이 제약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선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이슬 기자  medi@b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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