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화학을 통해서 바라본 ‘질병’
유기체에 부정적 영향 주는 ‘비정상’ 상태
운동, 예방접종 및 약물이나 수술 통해 치료

약사, 물질 위에 서다①

인체는 원자, 분자, 세포, 조직, 기관, 기관계 및 유기체로 나누어 볼 수 있고, 이 모든 구조가 함께 동작을 하여 인체의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생명은 구조를 나누어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아니나, 각 구조의 수준을 통해서 정보를 얻고, 평가하고, 필요한 처치를 할 수 있다.

① chemical level
원자, 분자 및 원자입자(양성자, 전자)는 물질의 가장 단순한 형태이다. 인체는 수소, 산소, 탄소, 질소, 칼슘, 철 등 다양한 원자를 가지고 있으며, 원자는 두 개 이상이 결합하여 물, 포도당, 아미노산, 단백질 등 분자를 형성하고, 분자는 신체 구조의 화학적 기본 구조가 된다.

② cellular level
세포는 독립적으로 기능하는 생명체의 단위이다. 세균은 단일세포를 가지고 생존하고, 인간은 다세포를 가지고 생존을 한다. 인체의 거의 모든 생리기능은 세포에서 수행된다. 인체의 세포는 세포막, 세포질 및 세포기관을 가지고 있고, 다양한 기능 단위로 구성된다. 

③ tissue level
조직(tissue)은 특정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함께 작동하는 비슷한 유형의 세포 그룹이다. 때로는 몇 가지 관련 유형으로 구성되기도 한다.

④ organ level
기관(orgna)은 해부학적으로 구별되는 구조로 2가지 이상의 다른 조직이 모여서 만들어진다. 각 기관은 하나 이상의 특정 생리 기능을 수행한다.

⑤ organ system level
기관계(organ system)는 주요 기능을 수행하거나 신체의 생리적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함께 작동하는 기관의 그룹이다.   

⑥ organism level
많은 기관계는 다양한 기능을 조화롭게 수행하고, 유기체(organism)의 독립적인 활동을 수행하게 한다. 

질병은 유기체의 일부 또는 전부에서 구조 및 기능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비정상 상태이다. 질병은 전염성 질환, 결핍에 의한 질환, 유전적 질환 및 생리적 질병으로 나눌 수 있다. 인간사회에서 질병은 통증, 기능장애, 정신적 고통, 우울증, 불안장애 사회적 문제 등 인간에게 불편을 나타내는 모든 상황을 지칭하기도 한다.

질병은 원인, 병인 및 증상에 따라 분류 될 수 있고, 다양한 수단(위생, 적절한 영양, 운동, 예방접종, 자기 관리 등)을 통해 질병을 예방하고, 약물이나 수술 등을 통해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1) 질병을 보는 다른 시각
질병은 단순히 유해물질(바이러스 등)에 노출이 되었다고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노출된 사람의 저항성, 면역성, 나이 및 영양 상태뿐만 아니라 유해물질의 독성과 노출 수준 등 모든 것이 질병의 발생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병리학(pathology)은 병의 원인, 병의 발생(pathogenesis), 세포의 구조적 변화(형태학적 변화) 및 변화의 결과(임상 증상)를 연구한다. 현대의학은 병리학을 통해 진단 및 치료를 어떻게 할지 결정한다. 

① 만성신장질환을 통해 보는 질병의 단계
(藥師 그리고 藥事⑮변화와 흐름Ⅴ 물은 흐른다⑪신장(kidney) 네 번째 이야기(만성신부전)를 참고)
질병 치료에 가장 중요한 것은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다. 원인을 제거할 수 없거나 모를 때는 증상에 따라서 다양한 약물을 사용한다. 만성질환인 경우 원인이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고, 질병의 진행을 막기 위해 약을 먹지만 질병을 치료하기는 어려움이 있다.

생명을 흔히 유기체(organism)라 하고, 독립된 사건 같지만 서로 관련이 있는 경우 유기적 관계라 하고, 작은 사건이 큰 변화에 영향을 주는 것을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라고 한다.

인체는 70%정도의 물 분자와 전해질, 단백질과 지방 등 다양한 분자로 이루어져 있다. 60조의 세포와 100조 정도의 세균이 있으며, 상피조직, 결합조직, 근육조직, 신경조직이 있다. 간, 폐, 신장 등 다양한 기관(organ)이 있고, 각 기관이 모여 12개의 기관계(organ system)를 이루고, 이 모든 것이 모여 있는 것을 유기체(organism)라 한다(그림1 참고).

그림2는 만성신부전의 증상들을 모아본 것이다. 증상 하나하나가 신부전과 관련이 없는 독립된 질병일 수 있고, 신(腎)기능 저하가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증상일 수 있다. 증상은 기관이나 기관계의 이상으로 인해 나타나는 유기체 이상으로 볼 수 있다. 이 증상들을 화학적 수준(chemical level)까지 보려 한다.

∙ 1단계 : 조직(tisssue)의 손상은 기관(organ)의 문제를 일으킨다.
1단계 만성신장질환은 사구체여과율은 정상이나 알부민뇨(albuminuria, 알부민 배설 30mg/24h이상)가 있는 경우 또는 신장의 조직학적 이상 등이 있는 경우이다.

사구체 여과 장벽이 가지고 있는 구멍의 크기는 60~70kDa이고 알부민(66.5kDa)크기와 비슷함으로 알부민의 여과가 일어난다. 정상상태의 신장은 세뇨관(tubule)에서 알부민을 재흡수한다. 근위세뇨관(proximal tubule)에서 71%, 헨레고리(loop of Henle)와 원위세뇨관(distal tubule)에서 23%, 집합관(collection duct)에서 3%의 알부민 재흡수가 일어난다.

재흡수된 알부민은 세포간질을 지나서 림프관을 통과하여 혈액으로 다시 재진입한다. 세뇨관의 상피세포는 알부민의 재흡수를 위해 cubilin/megalin receptor complex를 발현시키고, endocytosis와 transcytosis를 통해서 알부민을 이동시킨다.

알부민뇨가 있다는 것은 조직(사구체여과장벽)의 손상이나 여과된 알부민을 재흡수하는 상피세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즉, 1단계 만성신장질환은 기관(신장)에는 노폐물 배설, 전해질 균형 등에는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으나, 조직(사구체 여과 장벽, 세뇨관의 상피세포)의 손상으로 알부민이 소변으로 이동을 시작한 단계이다. 조직의 손상은 기관의 기능(노폐물 배설, 전해질 균형 등)에는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나 기관의 문제(알부민뇨)가 일어나는 단계이다.

∙ 2단계 : 손상된 조직은 보상반응과 함께 유기체의 문제가 발생한다.
기관에 문제(알부민뇨)가 나타나도 기관의 기능(신장기능 전반)에는 큰 문제가 나타나지 않는다. 왜 그럴까?

인체는 12개의 기관계가 존재하고 상호보완관계를 가지고 있고, 인체가 가지고 있는 능력(buffer system)은 기관의 일부가 손상을 일으켜도 항상성을 유지한다. 

우선 1단계 만성신장질환에서 네프론의 손상이 나타나면 정상적인 네프론은 과잉의 여과(hyperfiltration)를 통해서 사구체여과율을 유지한다. 하지만 사구체여과율이 유지는 되지만 하나의 네프론에서 재흡수되야 하는 물질(여과액)의 양은 증가하게 된다.

물질의 재흡수 증가와 노폐물의 배설을 위해서는 ATP의 생성이 증가해야 하고, ATP생성이 증가하기 위해서는 신장에 공급되는 포도당(신장의 에너지원은 포도당밖에 없음)이 증가해야 한다. 교감신경과 HPA axis(Hypothalamic–pituitary–adrenal axis)의 작용은 혈중 포도당공급을 돕게 된다.

또한 사구체여과율이 줄어들면, Juxtaglomerular apparatus는 감소된 NaCl의 농도에 반응하여 레닌(renin)을 분비하고 RAAS(renin-angiotensin-aldosterone system)을 활성화시켜 사구체여과율을 유지한다.     

교감신경, HPA axis, RAAS 모두 사구체여과율을 유지하기 위해 작동하지만 유기체에서 혈압을 올리는 작용을 한다. 또한 이것(교감신경, HPA axis, RAAS)은 혈중 포도당, 중성지방이 상승하게 되고, 기관지는 확장이 되고, 심박수는 증가한다.

혈관의 수축으로 인해 피부 및 소화기로 가는 혈액이 감소하여 피부와 소화기에 문제가 나타나고, 코티솔의 증가는 면역기능을 억제하게 된다. 무엇보다 교감신경과 HPA axis의 흥분은 신경계에 영향을 주어서 수면장애 및 신경병증에 영향을 준다.

조직의 손상은 기관의 문제를 일으키고, 기관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보상반응) 인체의 기관계가 상호협력하고, 유기체에는 다양한 문제가 나타나게 된다. 

∙ 3단계 : 유기체의 완충능력(buffer system)은 한계가 있다.
인체의 노폐물은 수소이온, 이산화탄소 및 단백질 대사산물(암모니아, 요소, 요산 등) 등 대사산물이다. 신장에서 재흡수하는 물질은 주로 세포외액의 구성성분이다.

조직의 손상이 지속되어 만성신부전까지 증상이 진행되면 노폐물(수소이온, 단백질 대사산물 등)의 배설에 문제가 생기고, 세포외액에 필요한 물질(칼슘, 중탄산이온, 염소, 나트륨 등)의 재흡수와 세포내액의 물질 배설(칼륨, 인산염 등)에 문제가 발생한다.

중탄산염의 감소와 증가된 수소이온(혈중pH감소)은 인체에 가장 큰 완충(buffer system)제인 단백질과 결합하여 pH의 항상성을 유지한다. 수소이온이 단백질과 결합하면 칼륨은 세포외로 이동하게 되고 고칼륨혈증(hyperkalemia)를 일으킨다. 고칼륨혈증의 증상은 근육이나 심장기능과 관련이 있고, 피로와 허약함, 호흡곤란, 가슴 두근거림, 가슴통증 구역이나 구토, 감각이상 등이 나타나게 된다.

신장의 기능저하에 의한 비타민D결핍은 소장에서 칼슘흡수가 감소하고, 혈중 칼슘을 유지하기 위해서 부갑상선호르몬의 분비가 증가된다. 부갑상선호르몬의 증가는 뼈 흡수(bone resorption)를 촉진하여 혈액으로 칼슘을 이동시키고, 뼈는 신성 골이영양증이 나타나게 된다.

또, 신장에서 인산염(세포내 주요 전해질) 배출이 늦어지면서 혈중 칼슘과 결합하여 인산화칼슘(calcium phosphate)을 형성하고, 연조직에 석회화(calcifcation)를 진행시킨다.

조직(결합조직, 상피조직)의 손상은 기관의 손상으로 이어지고, 기관의 문제는 기관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결국 인체의 완충작용(buffer system)에 문제가 나타나면서 인체에서 초과된 물질의 배설(수소이온, 칼륨, 인산염, 요소 등)의 문제가 나타나면서 근골격계까지 문제가 나타나게 된다.

참고문헌
International Journal of Nephrology Volume 2012, Mechanisms of Glomerular Albumin Filtration and Tubular Reabsorption
Unraveling the Interaction between FcRn and Albumin: Opportunities for Design of Albumin-Based Therapeu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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