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과 장애인’ 아닌 ‘장애인과 비장애인’

대한장애인테니스협회장으로 활동하는 (주)위드팜 박정관 부회장 정동명 기자l승인2019.05.20 06: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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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부터 장애인테니스협회장 맡아 재정 안정화 이룩
장애인 운동할 때 환호하고 격려해주는 게 진정한 배려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 편의위한 기반시설 확충 절실  

  

▲ (주)위드팜 박정관 부회장

(주)위드팜 박정관 부회장이 지난 4월 중순 페이스북과 카톡 등을 통해 4월 16~20일까지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2019 서울 코리아 오픈 국제 휠체어 테니스대회’가 열리는데, 무료입장이 가능하니 시간되시는 분들은 와서 응원해달라는 문자를 보냈다. 약국 대표인 그가 왜 이런 문자를 날렸을까?

박 부회장은 현재 대한장애인테니스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그는 어떤 연유로 장애인스포츠에 참여하게 되었으며, 거기서 무엇을 겪고 느끼고 있을까?

어떻게 장애인테니스협회장을 맡게 되셨습니까?
전에는 체육단체장을 정치인들이 많이 맡았으나 몇 년 전부터 기업인들이 주로 맡고 있습니다. 일반 체육단체는 기업의 홍보 효과도 있고 하여 돈이 들더라도 경쟁이 치열하지만, 장애인 체육단체는 좀처럼 회장을 맡을 사람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2017년 친구인 대한테니스협회 주원흥 회장이 장애인테니스협회를 맡아달라는 권유가 있어 맡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동안 제가 장애인체육에 관심이 있거나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평소 테니스를 많이 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잘되셨군요.
오랫동안 테니스가 유일한 운동이었지요.
막상 맡고 보니 재정적인 적자로 국제행사를 치르고도 호텔비를 못 주고, 사무실 운영비도 못 낼 정도였어요. 선수들 지원은 생각지도 못하는 형편이었습니다.

처음엔 연간 수천만 원 정도 지원하면 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일이 엄청 많았어요. 2017년 3월 맡자마자 4월에 국제대회를 열어야 하는데, 예산이 약 1억 5,000만 원 정도가 들어갑니다. 그런데 협회에는 6,000만 원 밖에 없어요. 그래서 아는 선후배, 기업하는 지인들한테 500만 원, 1,000만 원, 완전히 구걸하러 다녔죠. 그렇게 해서 제18회 대회를 무사히 치렀습니다.

그 다음해에는 어떻게 잘 해결이 되셨나요?
이렇게는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대회를 마치자마자 국회와 서울시 등을 찾아다녔어요. 다행히 서울시가 1억 원의 지원을 약속했고, 그래서 ‘코리아 오픈 국제 휠체어테니스대회’를 2018년도부터 ‘서울 코리아 오픈 국제 휠체어테니스대회’로 명칭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올해 제20회 대회는 도로공사, 스포츠토토, 현대홈쇼핑 등에서 큰돈은 아니지만 자발적으로 후원을 해주어 협회가 상당히 안정화 되었습니다. 

지금은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선진국은 장애인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습니다. 올해 제가 여러 지인들에게 문자를 보낸 이유는 일반 장애인애 대한 관심도 중요하지만, 장애인들이 운동할 때 와서 참관해주고, 격려해주고 이게 진정한 장애인들에 대한 배려가 아닌가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실제 세계 장애인 테니스 1위인 일본 선수는 1년에 22억 원 정도의 스폰서가 붙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장애인 경기를 하면 관람석이 텅텅 비어있는 것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장애인 경기는 어떻습니까?
와서 보시면 정말 놀라실 겁니다. 휠체어를 타고 세 시간 네 시간씩 땀을 흘리며 뛰는 모습이 일반 아마추어선수 이상으로 실력을 발휘합니다. 그 자리에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감동을 불러일으킵니다. 일본 같은 경우 국제대회를 하면 관람석이 꽉 꽉 찹니다. 물론 거기도 관객 동원도 하겠지만, 선수들도 환호하고 격려해줘야 신이 나고 더 잘하죠.

장애인테니스가 좀 단조롭지 않은가요?
장애인 테니스는 두 가지 종목이 있습니다. 일반 휠체어를 타는 휠체어테니스와 척추를 다쳐서 중증장애인이 타는 ‘쿼드’ 라고 하는 것입니다. 퀴드는 팔하고 손에 테니스채를 묶어서 칩니다. 두산OB베어스에 김명제라는 유망한 에이스가 있었는데, 경춘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나서 중추신경을 크게 다쳐 지금 퀴드 선수로 뛰고 있습니다.

이 선수는 기업이나 국가에서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지원을 해주면 올림픽에서 충분히 금메달을 딸 수 있는데, 체계적으로 훈련을 받지 못하는 게 매우 안타깝습니다. 사회적으로 조금만 관심을 가져주면 우리나라 선수들도 국제적으로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고 실업팀들도 만들 수 있는데 말입니다.

장애인 운동선수들의 재활은 어떻습니까?
지금 체제 상 장애인들이 한군데 재활병원에 계속 있지를 못하고 여기저기 옮겨 다녀야 하는데, 실제로 장애인 재활의 가장 좋은 방법은 운동을 시켜주고 그 운동으로 자기가 소득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입니다. 국가가 조금만 체계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면 국가적인 의료비 차원에서도 많이 절감 될 것이고,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계기도 만들어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장애인 테니스 선수는 몇 명 정도 됩니까?
1993년에 대한장애인테니스협회가 창설되었는데, 현재 등록된 선수는 150명 정도 됩니다. 선수를 확보하기 위해 운동하겠다고 하면 협회에서 휠체어도 사주고 여러 가지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장애인에 대한 생각도 많이 변하셨겠습니다.
정말 많이 바뀌었죠, 일반에서는 정상인과 장애인 이렇게 얘기하지만, 우리는 비장애인, 장애인과 이렇게 분리를 합니다. 어릴 때 장애인으로 태어난 케이스가 있고, 비장애인이 장애인이 되는 케이스가 있는데, 비장애인이 장애인이 되는 경우 마음의 상처나 사회복귀가 상당히 힘듭니다. 장애인라는 것 때문에 사회에서 여러가지 기피하는 것들이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사회적으로 아쉬운 점도 많이 있지요. 
대기업은 3%의 장애인 의무고용을 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를 이행하지 않아 부담한 기금이 2조 2.000억 원이 된다고 합니다.

또 지난해 평창 패럴림픽이 끝난 후 문재인 대통령이 5년간 매년 60곳씩 정부가 최대 50억 원을 지원하고, 지자체가 같은 액수를 부담하여 장애인 스포츠센터 300개를 설립하겠다고 했지만, 돈 있는 지자체는 혐오시설이라 주민들이 싫어한다는 이유로 거부하고, 가난한 지자체는 재정적 뒷받침이 되지 않아 못한다는 말을 듣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얼마 전 국제대회를 마치고 협회 임직원이 속초로 워크숍을 갔는데 장애인이 머물 수 있는 숙소나 휠체어를 타고 들어갈 수 있는 식당이 한곳도 없다는데 너무 놀랐습니다.

우리나라가 세계 10대 경제대국을 자랑하는 만큼 하루 속히 선진국과 같은 장애인 편의시설이 정비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정동명 기자  dmjung@b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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