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석기 이대서울병원 간담도췌장센터장(간담췌외과 교수)

“오랜 수술 시간에도 벽면에 설치된 블루 글래스가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조명 조절이 쉬워 편안한 수술 환경을 제공해 준다. 이러한 환경은 의료진에게 안전감을 주며 이는 곧 수술의 안전성으로 이어진다”

수술실까지 스마트한 시대가 도래 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 앤 설리번이 내놓은 ‘스마트병원의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2025년까지 전 세계 종합병원의 약 10%가 인공지능(AI)을 구축한 스마트병원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2월 첫 진료를 시작한 이대서울병원은 국내 최초로 올림푸스사의 ‘엔도알파’ 스마트 수술실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러나 국내에 갓 도입된 만큼 ‘엔도알파’ 스마트 수술실은 생소할 수밖에 없다.

이에 스마트 수술실에서 첫 집도를 마친 민석기 이대서울병원 간담도췌장센터장(간담췌외과 교수)을 만나 첫 집도 소감 및 엔도알파 시스템의 장점과 특징에 대해 들어봤다.

의료진 동선 최소화→환자 안전으로 연결
이대서울병원 스마트 수술실은 각종 복강경 시스템, 소작기, 기복기 등의 의료기기제어와 영상 송출 등 일련의 작업을 네트워크상에서 통합해 한 자리에서 정확하고 쉽게 스마트 터치 패널로 조정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한 집도의 및 수술 종류에 따라 의료기기 설정을 미리 저장해 놓고 한 번의 터치로 설정 내용을 불러오는 프리셋(preset) 기능은 의료진과 환자별 맞춤형 수술 환경을 제공해 수술 전 준비 시간을 줄여주고, 순조롭게 수술이 진행되게 돕는다.

민석기 교수는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촬영(MRI), 환자 의료기록 등 수술에 필요한 환자 정보를 별도 모니터가 아닌 수술 모니터에서 확인할 수 있고, 수술실 천장에 설치된 팬던트에 각종 모니터, 의료 장비를 설치해 의료진이 이동시 바닥에 걸릴 수 있는 각종 전선, 튜브 등이 없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 때문에 수술실 인원과 의료진의 동선을 최소화해 수술 시간을 줄이고, 수술실 내에서 의료진 이동시 혹시나 있을 걸림 사고를 방지하며 불필요한 바닥 마찰, 먼지, 잡음, 오염을 최소화해 환자뿐만 아니라 의료진의 안전에도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또한 ‘엔도알파’ 수술실 시스템을 도입한 일본 한 대학병원의 수술 사례 2500건을 조사한 결과, 연간 8일 이상의 수술 시간이 단축된 것으로 확인됐고, 독일의 한 병원도 수술실 수를 8개에서 7개로 줄였지만, 연간 수술 건수는 오히려 시스템 도입 전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이대서울의료원에도 적용되고 있는 듯하다.

민 교수는 “사용해본 결과, 당장 2시간짜리가 1시간으로 줄어든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수술 동선이나 상황, 필요 없는 동작이 짧아져서 약 10% 정도의 수술시간 단축과 수술 인원 단축 효과가 있는 것 같다”며 “환자 입장에서는 10%가 적은 시간이지만, 병원 운영 면에서는 환자 수술 시간 단축이 큰 장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 스마트수술실

국내 의료계, AI 부정적인 면 최소화 능력 충분
그러나 최첨단 의료시스템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한 상태다.
이에 민 교수는 부정적인 면을 최소화하고,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국내 의료계의 능력을 기대했다.

민 교수는 “최근 자율주행 차량이 통제력을 잃고 행인을 치어 사망케 한 것처럼 자동화된 수술시스템, 로봇수술기기가 갑작스러운 오류를 일으켜 환자생명을 위협하는 등의 문제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며 “그것이 바로 획기적인 의료용 인공지능과 로봇이 도입되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인간 의사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간이 지날수록 인간 의사의 역할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오히려 병원이 스마트해질수록 의사의 역할이 증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의료기술과 기기가 고도화되고 있는 만큼 다양한 수술실 내 장비를 한 자리에서 정확하게 제어하고 감염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스마트수술실은 환자안전과 치료결과를 향상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엔도알파는 물론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한 혁신적인 진료시설 및 시스템으로 차별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병원으로 성장하겠다”면서 “국내 의료계는 많이 발전했기 때문에 충격파를 좋은 쪽으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AI가 가지는 긍정적인 부분가 부정적인 것을 다 생각했을 때 우리나라의 의료계는 AI의 부정적인 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국의약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