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집 회장, SNS에 문 대통령 비난 글 게재
응급실 폐쇄·집단 파업 등 대정부 투쟁 예고
복지부 “의협과 진정성 있게 대화 이어나갈 것”

대한의사협회가 보건복지부로부터 기본진찰료 30% 인상을 거부당하자 응급실 폐쇄를 포함한 집단 파업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정부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대집 회장은 의료계의 대정부 투쟁에 목표를 문재인 정부로 설정하고, 현재 정부와 논의 중인 모든 협상을 중단하겠다는 뜻도 밝혀 파장이 예고된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의료계의 ‘진찰료 30%’ 인상안에 대해 사실상 불가 방침을 밝힌 데에 따른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의 공식적인 입장으로 의협은 협상 태세를 거두고 강력한 투쟁을 준비하겠다고 표명했다.

대통령 ‘적정수가 보장 약속’에 위배
의협은 초진료·재진료 각각 30% 인상과 처방료 부활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답변이 도착하자 대통령 적정수가 보장 약속 위배라고 비난했다. 의협에 따르면 복지부는 답변에서 기존의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하고 사실상 수용불가 입장을 밝혀왔다.
의협은 “보건복지부의 이번 답변은 저수가 체제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건강과 환자의 안전을 위해 일선 의료현장에서 최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온 회원들의 열망을 철저하게 무시한 처사이자, 환자가 최선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환경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외면하는 무책임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조속한 시일 내에 전국 시도의사회장을 비롯한 전 직역단체장들이 참여하는 긴급 확대연석회의를 개최해 향후 파업을 포함한 강력한 투쟁방향을 선정해 나가겠다고 예고했다.

의협은 “대통령의 약속도 저버리고 국민건강을 도외시하는 보건복지부의 행태로 인해 의정관계는 파국을 맞을 수밖에 없으며, 대한민국 의료 파탄에 따른 모든 책임은 보건복지부에 있다.”고 비난했다.

최대집 회장, 정부 겨냥 SNS 활동 지속
진찰료 30% 인상을 둘러싼 의료계와 정부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최대집 회장이 자신의 SNS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정권을 비난하는 글을 게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최대집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설을 맞아 서울 관악구 일대에서 결식아동 등 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해 일일 도시락 배달원으로 활동한 것을 두고 ‘쇼’라고 비하했다.

최 회장은 “망국적 경제 정책으로 수많은 국민들을 거지로 만들어 놓고, 도시락 배급하고 다니고 있다.”면서 “설을 맞아, 지금 국민들 삶이 너무나 팍팍한데 이런 ‘쇼’를 하고 싶냐. 국민들의 삶을 끝없이 고단하게 만드는 문재인 당신, 더 참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후 최대집 회장의 정부를 겨냥한 SNS 활동은 계속됐다. 최대집 회장은 SNS에 “보건복지부, 여당 등과 대화 및 협상을 통해 우리 의료제도의 개혁을 추구하는 방법은 최종적으로 실패했다.”면서 “선한 의도, 진실한 사실, 최대한의 성실성으로 대화에 임했기에 일말의 후회도 없으며 이제 물리력을 동원한 대정부 투쟁으로 국면을 전면적으로 전환하는데 사전에 할 수 있는일들을 모두 했기 때문에 정부 측과 향후 우리 사회에 대해서도 그 당위성과 명분은 이미 확보 됐다.”고 말했다.

이어 “협상 결렬의 최종적 책임의 일부는 복지부에 있지만 그 핵심적 책임은 ‘문재인 정권’, 더 정확히 말하면 ‘문재인 청와대’에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그래서 이번 의료계의 총력대전의 상대는 문재인 청와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제 모든 대화와 협의 창구는 폐쇄하고 설 명절 이후 신속하고 단계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이번 총력대전은 문재인 정권에 치명상을 입혀 회복 불능의 상태로 만들어 ‘힘’으로 우리의 요구 사항을 관철 시키거나 아니면 의료계가 철저하게 극단적으로 패배해 우리 스스로 의료계의 사망을 선고하는 상태에 이르는 이 둘 중의 선택지 가운데서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쟁에 대한 로드맵이 분명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회장에 따르면 그동안 많은 사회단체 및 직능단체와 전·현직 정치인들을 만나면서 전 국민적 항쟁을 대비해 왔다.

최 회장은 “문재인 정권의 망국적 경제 정책, 각종 사회정책, 안보 불안에 대해 이제는 모든 영역의 국민들이 정책노선 변경을 요구하고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안 될 상황에 이르렀다”면서 “민생, 자유, 민주를 위한 범국민적 연대 투쟁을 의료계가 주도적으로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올 상반기 중, 전국적으로 국민 항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며 “오직 행동으로 이 총체적 난국을 해결할 것이다. 문재인 청와대가 나를 우습게 봤나 본데 그 착각에서 확실하게 벗어나게 해주겠다.”고 경고했다.

복지부 “의협과 대화 포기 못 한다”
반면 이러한 최 회장의 행보에 의료계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최 회장이 의협을 이용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고 있는 것 같다.”면서 “총력대전, 국민 항쟁 등과 같은 정치적 용어는 의협 회장이 하기에는 적절치 않은 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협 내부에서도 파업에 대해 이견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대한병원협회나 봉직의들이 파업에 동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 같다”면서 “특히 최대집 회장이 의협의 투쟁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 상황에서 파업이 정당성을 확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복지부는 의협과의 대화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보건의료정책을 논의하는데 있어 의협은 배제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진정성 있게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이기일 보건의료정책관은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복지부에 의협의 입장이 전달된 바는 없지만 복지부와 의협이 대화를 계속 해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더욱더 진정성 있게 성실하게 의협과의 대화에 임하고자 한다.”면서 “의협은 복지부의 가장 소중한 대화 창구다. 계속해서 대화 창구를 열어 넣고, 대화하고 소통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복지부는 비급여의 급여화 과정에서 충분한 수가 보상을 해왔지만 의협의 사정을 이해한다. 하지만 진찰료 인상과 처방료 신설은 복지부 예산으로 불가능한 일이고, 국민을 설득해야 하는 일이다.”면서 “정부와 의협이 함께 해나가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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