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이혼·별거로 한 부모와 살거나 부모와 따로 사는 청소년의 비만율이 부모와 함께 사는 청소년에 비해 최고 4.4%p까지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남학생은 엄마와만, 여학생은 아빠와만 함께 살 때 비만 위험이 가장 높아졌다.

18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인제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조영규 교수팀이 질병관리본부 주관 2017년 청소년건강행태 온라인 조사에 참여한 중·고생 5만9602명을 대상으로 부모와의 동거 여부와 비만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연구에서 중·고생의 84.2%가 양 부모와 동거하고 있었는데, 어머니와만 동거하는 청소년의 비율이 9.5%였고 아버지와만 동거하는 청소년(3.9%)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어느 부모와도 동거하지 않는 청소년은 2.3%였다. 

남학생에선 어머니와만 동거하는 경우 비만율이 15.6%로 가장 높았다. 양 부모와 함께 사는 남학생의 비만율은 12.6%로, 어느 부모와도 동거하지 않는 남학생(14.3%)이나 아버지와만 동거하는 남학생(13.9%)보다 낮았다.

여학생의 비만율은 전반적으로 남학생보다 낮았다. 특히 양 부모와 함께 사는 여학생의 비만율은 7.5%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아버지와만 동거하는 여학생의 비만율은 11.9%로, 가장 높았다. 양 부모와 동거하지 않는 여학생과 어머니와만 동거하는 여학생의 비만율은 각각 11.7%와 9.5%였다.

남학생에선 어머니와만 동거가 비만과 과체중 위험을 각각 1.24배·1.17배 높이고, 여학생에선 아버지와만 동거가 비만 위험을 1.49배 높였다. 부모와의 비(非)동거는 비만·과체중 위험을 1.47배·1.31배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교수팀은 논문에서 “우리나라에선 전통적으로 자녀양육에 있어서 동성 부모의 역할을 강조한다.”며 “아들은 아버지의 행동을, 딸은 어머니의 행동을 모방하는 경향이 더 강하다.”고 지적했다.

청소년기엔 이성 부모보다 동성 부모와의 유대가 더 강해지고, 동성 부모로부터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건강습관을 형성하는 데 있어서도 이성의 부모보다 동성의 부모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을 가능성이 있다.

조 교수팀은 논문에서 “한 부모와 살더라도 동성(同性) 부모와 동거하면 자녀의 비만 위험이 특별히 증가하지 않았으나, 이성(異性) 부모와만 동거하는 자녀의 비만 위험은 높아진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연구결과인 '한국 청소년에서 부모와의 동거 형태에 따른 비만율 차이: 동거 부모 성별의 영향' 논문은 대한임상건강증진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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