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건 인천힘찬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現 인천힘찬병원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외래교수前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근무대한 정형외과학회 정회원

곳곳에서 탁한 공기가 말썽인 요즘이다. 날씨가 덜 추워지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 미세먼지 때문이다. 심한 미세먼지는 천식,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과 같은 호흡기 질환에도 악영향을 미치지만, 관절 건강에도 ‘독’이 된다. 건강을 생각해서 한바탕 미세먼지가 휩쓸고 간 자리를 청소하면서 관절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질 수밖에 없는 것.

특히 노화 등의 원인으로 이미 관절이 약해져 있는 중년층 주부들에게 미세먼지는 관절 건강을 위해 피해야 하는 요소 중 하나다.

점액낭염 통증 퇴행성관절염과 통증 相異
점액낭염 통증에 비스테로이드 진통소염제 효과
요즘은 청소기나 자동 걸레 등 청소 도구가 발전했지만, 집안을 더 꼼꼼하게 쓸고 닦아내고자 기어 다니며 청소를 하는 주부들도 여전히 많다. 무릎 건강에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습관적으로 혹은 청결을 위해 바닥에 무릎을 꿇고 걸레질을 하는 것이다.

무릎을 자주 꿇는 사람들은 무릎 앞쪽에 툭 튀어나온 부분인 슬개골이 지속적으로 자극을 받아 슬개골 바로 앞에 있는 점액낭에 출혈이 생기거나 염증이 생기는 점액낭염이 발생하기 쉽다.

점액낭염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은 만성적인 자극이나 외상이다. 특히 점액낭염은 여성에게 흔한데, 이는 여성의 관절이 남성보다 약한 데다 무릎을 꿇거나 쪼그리고 앉아 가사를 하면서 자극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점액낭염을 일명 ‘하녀 무릎병’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점액낭염이 발생하면 우선 무릎 앞 슬개골이 붓고 아프다. 퇴행성관절염일 때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통증 양상이 다르다. 관절염일 경우 뼈가 삐걱거리면서 시큰한 느낌이 드는 통증이라면, 점액낭염은 열이 나는 듯한 느낌이 드는 화끈거리는 통증이다. 무릎 앞쪽에 딱딱한 것이 만져지는 느낌이나 주변부가 빨갛게 달아오르기도 한다.

점액낭염은 초기에 약물치료나 물리치료와 같은 보존적인 치료만으로도 증상이 많이 좋아질 수 있다. 무릎이 붓고 아플 때 처음 3~4일은 냉찜질을 해주면 좋다. 단, 냉찜질을 너무 오래 하면 동상을 입을 우려가 있으므로 한 번 할 때 15~20분을 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어느 정도 부기가 가라앉으면 수시로 온찜질을 해주도록 하자. 통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비스테로이드 진통소염제를 처방하는 것도 도움이 되며, 통증을 유발하는 가사노동을 줄이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어깨서 ‘뚝뚝’ 소리 간과해서는 안돼

미세먼지로 어깨 건강도 해치기 쉬워 주의해야 한다. 손이 잘 닿지 않는 가구의 상단이나 수납장 등은 먼지가 쌓이기 쉬운데, 이때 팔을 높이 들어 먼지를 털어내면서 갑작스럽게 어깨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중년 주부들은 사소한 청소 동작으로도 어깨 관절에 무리가 생기거나 힘줄과 근육이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웬만한 어깨 통증은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으로 치부하는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방치하다 보면 증상을 악화시키거나 이차적인 질환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통증을 참아가면서 청소를 하는 것은 피하고, 어떤 동작에서 통증이 발생하는지 세심하게 체크해 보는 것이 좋다. 만약 어깨 뒤쪽 통증이 나타날 경우, 팔을 올려 앞으로 돌리면 ‘뚝뚝’ 소리가 나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특정 자세를 취할 때 팔에 찌르는 듯한 통증이 2주 이상 나타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진을 받아야 한다.

외측 상과염 40대 주부서 빈도 多

걸레 짜기나 물건을 많이 옮기면서 손과 팔을 지속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팔꿈치에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팔꿈치 바깥쪽이 뻐근하게 아프다면 일명 ‘테니스 엘보’라 불리는 ‘외측 상과염’을 의심해야 한다. 외측 상과염은 주로 40대 이상의 주부에게 흔히 발생하는 질환이자, 대표적인 과사용 증후군이다.

외측 상과염은 사고로 인한 충격으로 파열이 생기기보다는 작은 충격을 반복적으로 받아 스트레스가 축적되며, 팔꿈치 바깥쪽 힘줄에 손상과 염증이 생기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초기 증상은 팔을 쭉 편 상태에서 손가락을 젖히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릴 때 팔꿈치 통증이 나타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젓가락을 집거나 주먹을 쥘 때도 통증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팔꿈치 외에도 어깨, 목 주위 근육에서도 통증이 느껴진다.

팔꿈치 통증을 예방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휴식이다. 통증이 있다면 약 4~6주간 손목과 팔을 사용해야 하는 가사 일을 최대한 줄이고, 쉬도록 해주자. 손목을 자주 스트레칭하고, 밴드나 보호대 등을 착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통증이 심하면 소염 진통제를 비롯한 약물치료와 운동 및 물리치료를 병행할 것을 권한다.

저작권자 © 한국의약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