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흐름 바꿀 것…회원과 국민의 교감 필요 인지
건보공단 ‘특사경 제도’ 반대, 숨은 의도 의심스러워
내년 ‘총선’ …제40대 집행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다짐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지난해 5월 제40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에서 문재인케어에 반대하는 ‘강력한 투쟁’을 주요 공약으로 삼고 회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당선됐다.

그의 공약대로 2018년에는 제2차 전국의사궐기대회, 온라인 토론회, 국립공공의료대학원 설립 반대, 응급실 의료진 폭행 등 현 의료계의 크고 작은 안건에 대해 개입하며 목소리를 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계의 큰 현안이 변화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또한 의료진 구속, 응급실 의료진 폭행, 대리수술 등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면서 그 문제점들이 세간에 폭넓게 회자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의료계는 2018년을 가장 어려운 한해를 보냈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박종혁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대변인을 만나 2018년에 대한 소회와 2019년 의료계에 대한 기대감을 물었다. 

Q. 지난해 의료계는 多事多難한 한해를 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8년 의료계에 대한 소회를 부탁한다. 
제40대 집행부는 의료의 흐름을 바꿔보자는 욕심을 가지고 시작했다.
그러나 의료의 흐름을 바꾸기 위해서는 회원들과의 소통, 국민과의 교감이 필요하다. 소통과 교감은 단 한 번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생각하기 때문에 2018년은 회원과 국민과의 소통을 준비하는 첫 과정으로 생각하고 있다. 제2차 궐기대회 등 회원과 국민들에게 의료의 근본적인 문제를 설명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했었다.

특히 최대집 회장의 행보가 건강하다고 생각한다. 최대집 회장은 회원 소통을 위해 모든 의·학회를 찾아갔으며, 시도의사장단도 만났다. 회원들과 직접 만나면서 저변을 확대하는 것 자체가 협회가 할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본다. 지난해는 올해 거대한 의료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한 담론에 대해 정리해 나가는 작업들이 이뤄진 셈이다.

Q. 국민과 소통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실제 국민들은 의사단체의 목소리에 많이 공감하지 못하는 눈치다.
국민을 설득하는 작업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 의료인 3인 구속과 대리수술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해당 문제를 두고 협회는 의료인 구속에 대해서는 불합리함을 주장했고, 대리수술에 관해서는 처벌을 요구했다. 일관성 있는 형태로 주장했지만 국민들이 보기에는 정반대의 행동을 보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국민들을 설득하기 위한 수단을 마련했다. 회원 소통과 대국민 홍보를 함께 하는 목적이다. 현재는 시작단계지만 한 단계 한 단계 발전해 나갈 것이며, 오프라인 상으로도 학회와 교류하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Q. 문재인케어를 비롯해 정부와 잦은 마찰로, 지난해 수가 협상 당시, 패널티를 받았다는 의견이 있다. 
수가 자체도 커다란 담론이기는 하지만 수가를 결정짓는 근본적인 구조를 바꿔야한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회원들의 공감, 국민들의 지지가 있어야 하지만, 그 부분을 끌어내기에는 준비가 미흡했다.

의협이 계속 주장하는 것은 수가결정체계를 바꾸는 것이고,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수가결정구조에 관한 토론회도 진행하고 있고, 복지부와 국민조차도 동의가 될 만한 내용을 자꾸 생산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본다. 지난해 토론회가 유독 많았던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의료의 커다란 프레임을 바꾸는 하나의 준비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올해는 제대로 준비할 생각이다.

Q. 국민건강보험공단 특사경 제도에 대해 의협은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사무장병원이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특사경 제도로 사무장병원을 제대로 근절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제도 도입에 다른 숨은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건보공단 특사경 제도는 원론적인 문제에서 공단과 공급자간의 대등한 계약관계에 대한 원칙을 빼는 것이다. 의료기관을 항시 감시한다는 표현도 과한 표현은 아닐 것. 그리고 근본적인 대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사경을 고집하는 것은 조금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또 복지부 스스로도 사무장병원 근절이 제대로 안 된다고 말하고 있는데, 그에 대한 해결로로 공단의 특사경 제도를 이야기하는 것은 상당히 넌센스다. 공단의 특사경제도는 이차적인 다른 불신을 키우는 제도이며, 부작용만 키우는 제도다.

Q. 그렇다면 사무장병원을 근절하기 위한 의협의 대안은 무엇인가.
‘리니언시 제도’만이 근본적인 해결 대안이다.
올해 건보공단에서 사무장 병원의 부당 이득금 환수율은 10%에도 못 미쳤다.
근본적으로 돈을 제공하고 금전적 이득을 취득하는 사무장을 잡아야 하는데 지금 법은 그렇게 되어 있지 않다. 특히 사무장에 소속된 의사들이 고발을 해줘야 하는데 같이 책임을 지거나 본인이 당할 수도 있는 법 구조로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고발했을 경우, 그에 대한 면책을 주거나 책임 한도를 줄여주는 방안들이 외국처럼 마련되면 사무장병원 근절에 효과가 클 것이다.

Q. 법안이 마련된다면 투쟁도 불사할 생각인가.
미래 예측은 하지 않고 있다. 사실은 건보공단 특사경 제도는 국회에서도 동의를 얻기 힘들 것으로 보고, 발의 자체가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런 제도가 통과될 정도로 우리나라가 자유민주주의 원리가 약한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통과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단, 만약의 경우 법안이 통과된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 투쟁에 나설 것이다.

Q. 의협은 여전히 풀어야할 숙제가 많다. 올해 의료계를 예측한다면.
지난해가 소통의 통로를 만드는 집행부였다면, 올해는 신뢰할 수 있는 근간을 마련하고 성과를 내는데 주력할 생각이다. 의료계의 사건을 방어만 하는 것은 근본적인 패러다임 변화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그 이상을 힘을 내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준비가 필요할 생각이다. 올해 집행부는 힘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면서 가시적인 성과가 연이어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2019년에 총선이 있기 때문에 올해는 굉장한 시기다. 속도감 있게 성과를 중심으로 움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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